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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

  금년 오월에 막내가 친구에게서 얻어온 열댓 마리 구피,  이젠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개체수가 늘었다. 제 새끼를 잡아먹는 탓에 새끼가 보이면 재빠르게 작은 어항에 옮겨서 따로 끼운 후, 몸집이 커지면 다시 합류시키곤 했다. 개체수가 많아지니까 물을 자주 갈아줘야 한다. 게다가 날씨까지 더워 물이 탁해지는 속도가 빨라졌다. 어항의 물 갈아주는 정성도 보통이 아니다. 무미건조한 거실 풍경에 살아 움직이는 구피들이 무료함을 달래주긴 하지만 웬만한 정성이 아니면 기를 수 없겠다. 수시로 들여다보며 대견해하는 막내의 정성이 놀랍기도 하지만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얼마전 가족여행을 떠났었는데, 구피들이 문제였다.  녀석들을 어항채로 들고 다닐 수 없는 노릇이어서 결국 외가에 맡기고 갔었는데, 보통 민폐가 아니었다. 장시간 집을 비울 때면 이 녀석들이 걱정이다. 법정 스님은 난초를 키우며 무소유의 가치를 깨우치셨다는데, 구피를 보며 무소유의 깨달음을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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