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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강릉시 강문 솟대다리

  송강 정철은 선조로부터 강원도 관찰사직을 제수받고 경내를 순시하며 여정에 따라 아름다운 강원도 풍경들을 기행문을 써 내려가듯 "관동별곡"을 노래했다.  강원도 철원에서 금강산을 넘어 통천으로, 통천 총석정에서 해변을 따라 울진까지 내려가며 강원도지방을 일주했다. 그는 뛰어난 명승지를 보면서 목민관으로서 좋은 정치를 펼치려는 자신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 영동지방의 중심지인 강릉에 와서는 아름다운 경포호수와 동해바다, 그리고 훈훈한 미풍양속을 찬양했다.  

 

 "기우는 햇살 속 양양고을, 흐드러진 철쭉꽃을 잇달아 밟으며

 깃털 지붕의 신선 마차를 타고 경포로 내려가니

 십리 비단을 다리고 또 다린 듯한 경포호수

 큰 소나무들 울창한 숲 속에 마냥 펼쳐 있으니,

 물결도 잔잔하기도 잔잔하구나 모래까지 헤아릴 수 있겠구나. 

 빈 배의 닻줄 풀고 정자 위에 올라가니, 

 강문교 넘어서 그 곁에 넓은 바다 거기에 있구나. 

 조용하기도 하다, 강문교 안쪽 경포호의 정경. 

 넓고도 멀구나 강문교 너머 푸른 동해바다.

 이곳보다 더 갖춘 곳 또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고려시대 유명한 기생 홍장 이야기가 야단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구나.

 강릉 대호부 풍속이 좋기도 좋구나.

 효자와 절개있는 이들을 기리는 홍살문이 고을고을마다 벌이어 있으니 

 집집마다 표창했다던 요순시대 풍속들이 지금 이곳 강릉에 있다고 하겠구나. "     

 

  송강이 바라본 강릉은 강문교를 경계로 아름답고 조용한 경치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안쪽의 경포호와 강문교 너머 넓고 푸른 동해의 경치가 선명하게 대비되는 공간이었다. 게다가 예부터 충신들과 열녀들이 많아 풍속도 아름다운 고장이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충성되고 절개 있는 사람들이 사는 곳, 그곳이 바로 강릉이었다. 지금도 강릉의 산수는 아름답고 넓고 푸른 동해는 사람들의 포부를 마음껏 펼치게 한다.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아름답지만 나는 송강가사에 나오는 강문교가 더 친숙하다.  송강이 노래한 강문교는 철근콘크리트 다리로 바뀌어 볼 품이 아주 없고, 강문교 건너는 횟집마을로 상전벽해가 되었지만, 대관령에서 흘러내린 물이 경포호수를 거쳐 동해바다로 흘러나가는 자연은 변함이 없다.

 

  강문교 너머는 강문마을이다. 그 강문에 반원 모양의 현대적인 솟대다리가 있다.  마을 입구에는 솟대들이 즐비하게 서 있고...  이곳에선 솟대를 진또배기라 부른다. 그래서 강문은 진또배기 마을이다. 솟대를 통해 하늘과 소통을 도모하며 거친 바다에서 생업을 위해 파도와 싸우는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했을 터이다.  

 

 옛 동료들과 함께했던 강릉 여행길에 잠시 시간을 내서 나 홀로 강문해변에 나가 바다와 동해에 떠오른 보름달과 솟대바위를 바라보며 한참을 거닐었다.  머릿속에서 맴도는 송강가사의 구절들을 떠올리며 동해 바다와 휘영청 밝게 떠오른 보름달과 서늘한 가을바람과 함께, 한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대관령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강릉시가.  오른쪽 산 능선의 시꺼먼 부분은 작년 강릉지방에 크게 번졌던 산불의 상흔이다.

 

  강릉시를 관통하여 동해로 흐르는 남대천과 동해. 남대천의 끝은 강릉항(안목항)이다.

 

  평창 올림픽 빙상경기장

 

  왼쪽의 경포호수와 오른쪽의 강문 솟대 다리

 

  강문 해안

 

  솟대 다리

 

  솟대다리 건너 경포해변

 

  경포해변에서 바라보는 솟대다리

 

  경포천 너머 강문 마을

 

  강문 해안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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