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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선유도 공원

  영등포 양평동에 들렀다가 인근 선유도 공원으로 산책 나갔다. 양평동에서 올림픽 대로를 건너는 육교를 통해서 선유도에 들어섰는데 가을빛이 완연해서 좋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소풍객들과, 젊은 연인들, 웨딩촬영하러 나온 예비부부들, 동호회 활동하는 젊은이들 등 사람들이 많았다. 그동안 바쁘게 살아와서 그런 것일까. 한강 변, 작은 섬안에서 만난 사람들을 보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다. 틀에 박힌 생활을 해온 나로서 자유분방하게 휴일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세월이 나만 빼고 지난 듯싶었다.    

  선유도는 선유봉이라는 작은 봉우리가 있던 한강의 작은 섬이었다.  일제 때 한강의 홍수를 막고 길을 포장하기 위해 선유봉에서 돌을 채취하면서 봉우리가 훼손되기 시작했는데, 광복 후, 1962년 제2한강교(양화대교)가 선유도를 경유하면서 선유봉은 자취를 감추고 선유도란 이름만 남게 되었다. 그 후, 1978년부터 서울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을 건설하여 사용하다가  2000년 12월 정수장을 폐쇄하고, 그 정수설비를 리폼하여 물을 주제로 공원을 만들어,  2002년 4월 26일 시민공원인 선유도공원으로 개장하였다.

 

  멀리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올림픽대로 위의 육교를 건넜다.

 

  한강공원 양화지구

 

  육교와 이어져서, 한강을 건너 선유도로 가는 다리

 

  선유도 초입, 정수장 시절의 물탱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녹슬고 망가진 물탱크와 수로들을 배경으로 다양하게 숲을 가꿔서, 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정수장 시설을 활용한 야외무대, 마술공연이 한창이었다.

 

  과거 정수장 기계실로 쓰였을 듯한 건물 안에 들어 섰다. 건물 외벽에 '선유도 이야기'라고 씌여져 있어 선유도 역사관쯤으로 생각했는데, 그저 썰렁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일본 옷을 입고 코스프레하는 젊은이들을 보았다. 건물 안 곳곳에서 염색한 머리, 왜색 복장, 고양이 머리 스타일 등 인터넷에서나 보았던 모습들을 눈앞에서 보았다.  취미생활도 가지가지......  민주국가에서 개인들이 즐기는 취미생활이니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꿈 많을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일본 청소년 코스프레하는 것이 내가 보기엔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 

 

  곳곳에서 웨딩 화보 촬영 중인 커플들...

 

  정수 시설을 활용한 연밭

 

 

  정수 시설들을 변행해서 만든 공간

 

  강북 쪽을 바보는 정자 선유정, 옛날엔 신선들이 놀았을 법했다. 양반들의 풍류놀이 장소로 적격이었을 법하다.

 

  선유도에서 양평동으로 나가는 다리인 선유교, 반달형 아치교가 예뻐 보였다.

 

  성산대교 너머로 난지도와 상암동 월드컵 축구 경기장이 보였다. 쓰레기를 쏟아붓던 쓰레기 동산에 나무를 심어 캠핑장과 골프장, 공원을 만들었다. 젊은이들은 알랑가 모르겠다. 저 푸른 숲 바로 아랜 엄청난 쓰레기들의 동산이라는 것을......

 

  화창하지만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에 연을 날리고 있다. 가느다란 실에 매달려 창공에 솟아오른 연은, 유한한 인간의 운명처럼 푸른 하늘 속에 가냘프게 나풀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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