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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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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풍의 낭만 도시 샌디애이고 LA에서 아침을 먹고 샌디에이고로 이동했다. 캘리포니아 지역 대부분이 과거 멕시코 땅이어서인지 스페인풍의 건축물들이 많이 보였다. 구름 낀 날씨였지만 공기가 맑아 깨끗하고 상쾌했다. 박물관, 미술관들이 모여있는 발보아 공원과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물이 있는 투나 하버, 샌디아고 구시가들을 돌아보았다. 본디 스페인 점령지였고 멕시코와 국경이 가까운 탓인지 건물들이 스페인식으로 매우 아름다웠다. 하늘로 치솟은 열대 야자수들이 주는 풍경과 푸르고 맑은 하늘, 맑고 깨끗한 가시거리로 더욱 예쁜 모습으로 보였다. 바깥 기온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낮아서 긴팔 점퍼를 입었음에도 덥지 않았다. 오히려 바닷바람에 쌀쌀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열대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은 겨울이 춥지 않은 까닭이다. 일 년 중 겨울철 2..
LA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헐리우드 샌프란시스코에서 LA로 가는 길, 높은 산맥을 넘자 드넓은 호수가 나타났는데 인공저수지였다. 이 저수지의 물은 평야를 가로지르는 수로를 따라 캘리포니아 농경지로 스며든다. 지평선만 이어지는 평원지대에 목초지, 또는 포도, 아몬드 농장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 고속도로 휴게소, 휴게소엔 화장실 건물 하나만 달랑 서 있다. 그것도 임시로 세워놓은 가건물처럼 그 구조도 매우 간단했다. LA 유니버셜 스튜디오 드디어 LA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나는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놀이동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가족 연간회원권을 사서 수시로 다녔었지만, 애들이 중학생이 된 이후로 흥미조차 두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달리며 회전하고 수직강하 하는 롤러코스트는 어지러워 감히 타지도..
태평양의 관문 샌프란시스코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역시 다섯 시간 정도 소요되는 여정이었다. 별 변화 없이 지평선 한가운데 곧게 일직선으로 뻗은 프리웨이, 시차 덕이겠지만 단조로운 풍경 때문에 더 많이 졸았을 것 같다. 미서부의 대표적 도시 LA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유명한 MLB 야구 라이벌인데, 도시의 규모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서부에 시애틀과 샌디에이고도 있지만, SD는 전력이 약해서 LA나 SF의 라이벌은 못된다. 해마다 강력한 파워의 다저스와 자이언트가 용호상박처럼 자웅을 겨루니, 두 도시의 재력과 후원이 그만큼 대단하기도 하겠다. 내가 재미있게 보았던 70년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 그리고 90년대 니콜라스 케이지의 '더 록', 얼마 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화려한 액션..
켈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 요세미티 공원에 가기 위해서 새벽 4시 15분에 호텔에서 출발했다. 깜깜한 새벽길을 달리면서 가이드는 한국식 패키지여행의 무리한 스케줄에 대해 많은 비판을 했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둘러보는 것이 여행이고 힐링인데, 한국 여행사들은 경쟁적으로 살인적 스케줄의 상품들을 내놓기 때문에 이를 소화하기 위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한국 여행사들의 타이트한 스케줄은 중국 여행사들조차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벌써 자유여행으로 돌아섰고, 버스를 애용하는 유럽인들은 넉넉하게 일조시간에 맞춰 여유 있는 여행을 하고 있단다. 금년 하반기부터 버스에 운행기록 저장장치(타코메타)가 장착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자연 안전운행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어 현재처럼 별 보며 다니는 여행 프로그..
캘리포니아 농경마을 베이커스필드 모하비 사막 가운데 작은 마을 한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곳에선 캘리포냐 특산물도 팔고 있었는데 값이 대체로 싸지 않았다. 외국 어딜 가나 현지에 사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한국인 사회는 단합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지만 같은 동포들끼리는 견제와 차별이 심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삶의 방식이 외국에 나가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일 게다. 단적으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것"이다. 측근이 잘 되면 축하보다 시샘이 앞선다는 것인데, 한국인의 심성이 대부분 그렇다. 반대로 남이 잘못되었을 때, 측은지심은 대단한 편이어서 누가 앞장서지 않아도 십시일반 발 벗고 도우려 나선다. 운동경기를 관람할 때도 대부분 한국인들은 강팀을 응원하지 않는다. 강팀을 야..
캘리포니아 폐광촌 캘리코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캘리포니아 베이커스 필드로 가는 중간에 서부개척시대 은광산이 있었다는 캘리코 폐광촌에 들렸다. 이런 곳도 관광지가 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보잘 것 없어 보였다. 사람들이 황금과 은을 찾아 서부로 몰려들 때 형성되었다는 작은 마을이 이제는 서부개척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관광지가 되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사막 한가운데, 이런 마을도 충분한 볼거리가 될 듯하다.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관광하며 장시간 자동차 운행의 피로감도 풀면 일석이조의 효과도 얻을 듯하다. 낮엔 사람들로 붐비다 밤이 되면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이 되어 유령마을이라 부른다. 모하비 사막 캘리포니아 차량 검사장 마을 입구 주차장에서 바라본 사막지대 마을 뒤, 폐쇄된 은광산과 전망대가 있는 언덕 언덕 위에..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마피아 부두목 벅시가 사막 한가운데 만들었다는 도박과 환락도시 라스베이거스(Las Vegas). 애리조나 그랜드 캐년에서 대략 5시간 모하비 사막을 달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카지노가 많아 관광과 도박 도시의 대명사로 결혼과 이혼 수속이 초간단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길가에 시골 간이역처럼 조촐하게 지어 신혼부부 공장 같은 웨딩하우스들이 늘어서 있었다. 관광업과 카지노의 발달로 도박업이 주류이고, 컨벤션의 장소이기도 하다. 3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라스베이거스로 컨벤션에 참석한단다. 세계의 유명 건물을 모방한 건축물들이 많아 건축가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드림시티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내 보기에는 족보 없는 집안의 화려한 겉치레처럼, 속 빈 강정처럼 보이긴 했지만, 거대한 자본..
아리조나 그랜드케년 그랜드 캐년을 보기 위해 새벽 어둠 속에 길을 나섰다. 한 코스를 보기 위해 보통 다섯 시간 주행이 다반사니, 우리나라로서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서울 부산 거리 정도는 여행에 있어서 일상사에 가깝다. 호텔을 떠나 콜로라도강을 건너 애리조나주로 들어갔다. 서부영화의 주 배경인 애리조나, 그리고 콜로라도강, 해발 2000m가 넘는 고원지대이다. 산맥을 넘고 모래 없는 사막을 가로질러 그랜드캐년으로 향했다. 중국 장가계 대협곡을 중국사람들이 그랜드 케년이라고 불러서 그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내 상상력이 퍽이나 부족했다. 터어키 '으 흘라라' 대협곡을 보고 그 웅대한 자연에 감동을 받았었는데, 여기 애리조나 대협곡은 감히 비할 수 없는 규모로 넓고 장엄했다. 우리나라에선 강원도 철원 한탄강 유역이 평원지대..
LA에서 라플린까지 급작스레 떠난 미서부 여행이었다. 20여 년 전에 시애틀에 들린 적이 있었는데. LA 지역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미국행은 비자발급이 귀찮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작년 전자여권으로 바꾸면서 비로소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사와 계약을 하고, 이스타 비자 신청까지 마쳤다. 인터넷 트래픽 때문에 저녁엔 이스타 연결이 자주 끊어져 아침 일찍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비행기 출발시간이 오후 두 시 너머라서 집에서 조반 식사 후 여유 있게 출발했다. 공항 무인발급기에서 티켓을 뽑았는데, 그 절차도 쉽진 않았다. 하고 나면 별 것 아닌데 사람보다 기계를 대하는 것에 익숙지 않다. 세상이 사람보다 기계를 점점 선호하니 세상살이가 삭막해지고 인정이 메말라가며 사람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비행기가 A380인데 다행히 2층..
무봉사와 아랑각 舞鳳寺- 한자를 보고서야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강물을 바라보는 가파른 산허리를 깎아내어 절을 지었는데, 가히 춤추는 봉황새가 날아오를 법한다. 설이 들어선 자리가 길고 좁아 위태로워 보이지만 그 덕분에 전망하나는 기막히게 좋았다. 남한강을 바라보던 제천의 "정방사"처럼 풍경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도심 곁에 있는 절로서 이만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절은 흔치 않다. 영남루 곁에 붙어서, 영남루보다 높은 위치에서 하회마을처럼 한 바퀴 돌아서 흐르는 밀양강과 시가지를 바라보고 앉아, 전망이 시원했다. 무봉사 일주문 오층석탑과 대웅전 초파일 행사준비가 한창이었다. 놀랍게도 대웅전 안에 모신 부처님은 돌부처님이었다. 종각, 초파일 준비에 여보살님들의 손길이 바빠 보였다. 영남루 옆에 붙은 듯이 있는 아랑각..
영남 제일누각 밀양 영남루 부산에서 올라오며 들린 곳이 밀양,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그 유명한 밀양 아리랑의 본고장이기에 호기심도 많았고, 수년 전 전도연이 열연했던 영화 "밀양"의 고장이기도 해서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남밀양 IC부터 조반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는데, 쉽지 않았다. 결국 영남루 아래 주차장에 차를 대고 그 옆에 있는 밀양 전통시장 안에서 아침을 먹었다. 상냥하고 친절한 식당 주인은 반찬솜씨도 좋아서 한 순간에 아침 한 끼를 후딱 해치웠다. 식당 주인의 말에 의하면, 영화를 촬영했던 밀양 시가를 전도연 거리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전도연의 명품연기에 전율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영화가 전달하려는 밀양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감독이 주는 메시지는 "密..
하룻밤 부산여행 김해에서 해운대까지는 매우 길고 지루한 길이었다. 평일 낮임에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 차량들이 어찌나 붐비고 밀리는지, 가다 서고 가다 서기를 반복하기만 했다. 택시와 버스들의 운전매너는 서울만큼이나 좋지 않았다. 양보는 없고 머리 먼저 들이미는 식이어서 익숙지 않은 길이 더 어렵고 힘들었다. 더욱이 내비게이션에 의존하고 가는 길이라 중간에 폐쇄된 길이 나타나면 속수무책이었다. 지루한 운전 끝에 해운대 공영주차장에 차를 두고 곧장 해변으로 나섰다. 바닷가는 벌써 여름이었다. 부모들과 함께 나온 어린이들이 물가로 뛰어들었다. 남쪽으로 탁 터진 바다. 도심 속의 바다임에도 바닷물은 맑고 깨끗했다. 백만 인파가 몰린다는 여름바다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겠고, 어린애들이 뛰노는 봄 해운대의 여유로운 풍경을 한..
금관가야의 발상지 김해 십여 년 전 겨울에 김수로왕릉에 들렸었다. 그땐 김해김씨 시조로서 수로왕릉이 보고싶어서였는데, 가야역사나 문화엔 관심이 별로 없었다. 구지봉이나 수로왕비 허왕후 능이 이웃에 있다는 것도 몰라서 달랑 왕릉만 보고선 자리를 떴었다, 그 후, 수로왕릉에서 구지봉과 허왕후능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내 무지를 몹시 탓했다. 벌써 이곳엔 이팝꽃과 아카시아꽃이 만발했다. 송화가루도 먼지처럼 바람에 날려 차창에 내려 앉았다. 그리고, 햇살이 퍼지면서 한여름 더위가 찾아들었다. 위성지도에서 탐색한대로 허왕후능, 구지봉 공원, 김해가야박물관, 대성동 고분군, 김수로왕릉을 차례대로 찾았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월요일이었다. 김해박물관과 대성동 고분 박물관은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왜 월요일엔 박물관이..
잊혀진 왕국 대가야 잊혀진 나라, 가야. 562년 대가야가 신라에 멸망하면서 우리 역사에서 사라진 왕국이 되었다. '가야국' 는 수없이 우리나라사람들에게 회자되지만 백제 신라 고구려처럼, 우리는 상세한 그 역사를 알지 못한다. 신라에 망하면서 신라에 의해 기록들이 모두 지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반도 남부에서 수백년간 융성했던 조상들의 나라였지만 후손들에게 잊혀진 나라가 되었다. 그런 까닭에 그 유적들을 보기 위해 나와 특별한 연고도 없는 불원천리 고령으로 향했다. 처음 방문한 곳이 대가야박물관, 그리고 대가야왕릉전시관이었는데, 미지의 가야 역사와 문화들을 경이롭게 접할 수 있었다. 때마침 박물관 로비에서 대가야왕릉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어서 기꺼이 동참하였다. 대가야 수도였던 고령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