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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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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현산 칠장사 경주 불국사보다도 더 오래전에 지었다는 칠장사였다. 칠장사는 칠현산을 배후로 두고 전개된 고찰이지만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칠현산은 고려 문종 시대 혜소국사가 이곳에 살며 도적질을 일삼던 일곱 도적을 개화시켜 선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당시 혜소국사는 이 절을 크게 중건하였으며, 칠장사 역시 당시 가장 번성했다고 한다. 그 이전 신라 말에는 왕권 다툼에서 희생되어 쫓겨난 궁예의 어린 시절 피난처로, 궁예는 이곳에서 열 살까지 무예를 닦았다고 전한다. 이곳 죽산 지방은 미륵신앙이 크게 일어난 곳으로 궁예가 세력을 형성한 근거지여서 궁예와 관련한 유적과 이야기들이 많이 전한다. 또한, 예전 임꺽정 드라마를 sbs에서 방영할 때 그 무대로 나온 적이 있었다. 실제로 이곳에 갖바치 출신..
수도산 봉은사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 갔다가 여유가 있어서 봉은사에 들렸다. 모처럼 미세먼지에서 벗어난 듯, 날씨가 쾌청해서 하늘이 푸르렀다. 조석으로 쌀쌀한데 한낮엔 4월임에도 26도를 넘는 더위가 몰려왔다. 봄철 점퍼 차림으로 나갔는데, 더위를 주체 못 해 쩔쩔매었다. 행인들의 옷차림이 모두 각양각색이었다. 벌써 여름옷을 입었거나, 아직도 겨울 패딩조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까지 다양한 차림새였는데, 봄옷을 입고 나간 나로서는 너무 더웠다. 봉은사는 벌써 초파일 준비에 바쁜 모습이었다. 봉은사 현판이 달린 큰 문을 지나자마자 법당으로 가는 길은 하늘에 붉은 연등들이 가득 차있었다. 그 덕에 그늘져서 나 같은 방문자들은 제법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다. 예전 입구에서 봤던 보우대사 동상은 자취를 감추고, 내가 제..
방화수류정과 영산홍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더니, 봄은 왔건만 푸른 하늘을 볼 수 없고 하루하루가 먼지로 뒤덮인 날들의 연속이다. 동네마다 영산홍이 빨갛게 피어 화성 출사를 벼르던 참에, 모처럼 하늘이 파랗길래 반가운 마음으로 나갔는데, 아뿔싸, 화성에 활짝 피어 있어야 할 영산홍이 웬일인지 시원치 않았다. 이때가 제 철인데, 때를 잊은 듯 화려한 옛 모습을 잃고 있었다. 그나마 그 혜택도 잠시였다. 햇살이 퍼질수록 하늘이 잿빛으로 바뀌는 탓에 이내 철수하고 말았다. 화성 연무대 부근에선 학생들이 관광버스에서 줄지어 내리고 있었다. 아마도 화성 체험차 단체로 들렸을 텐데, 하늘이 뿌옇게 변해 낭패를 볼 성싶다. 건강에도 좋지 않은 미세 먼지 속에 체험 학습으로 걸어 다닐 것을 생각하니 걱정된다. 내 어렸을 적에, 우리나라..
봄 나들이 사나운 바람이 몰아쳤다. 유달리 춥던 겨울이 가기 전에 삼월에 여름이 왔다 싶을 정도로 덥더니, 사월에도 찬바람이 불고 눈발마저 날린다. 철 이른 더위에 일찍 핀 봄꽃들이 낭패이겠다. 더운 날씨 탓에 일찍 꽃을 피웠으나 강풍과 추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염려스럽다. 스모그로 뿌옇던 하늘이 걷히고 보기 드문 맑은 하늘이 열렸으나, 바람이 찼다. 찬바람에 대비 없이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밖에 나갔다가 추위에 떨었다. 흐르는 콧물과 멈추지 않는 재채기 때문에 화사한 꽃들을 보고도 즐기지 못하고 종종걸음을 걸어 되돌아왔다. 아산 현충사 주차장 주변에 활짝 핀 야생 벚꽃 현충사 경내-입구에서 현충사로 들어가는 길 숙종대왕이 내린 사약현판이 걸려있는 옛 현충사 충무공 기념관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