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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향기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 삼존상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불상이다. 석굴암의 크고 근엄한 불상보다 사람크기로 작고 아담하고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같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마애 삼존불이다. 더욱이 서산 궁벽한 마을 냇가 낀 골짜기 한 귀퉁이에 누군가가 새겨놓은 삼존불이기에 더욱 사랑스럽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서산 운산면은 구름 '雲'  뫼 '山'으로 그야말로 구름이 모여 있는 산골짜기 마을이다. 아직도 곳곳이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이 산골짜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단지 이런 청정 지역 산능선에 거미줄처럼 고압선들이 얽혀 있는 것이 안쓰럽게 생각된다. 

 예전엔 시골길을 구불구불 돌아서 찾아갔는데 이제는 서산 IC에서 곧장 뻗은 길을 따라 운산면 소재지를 지나 10여분 달려가면 산 아래 저수지 옆, 작은 터널을 지나면 용현리 골짜기였다. 마애삼존불에 오르는 입구에 주차장도 넓게 만들어 여유 있게 차를 대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애삼존불을 찾아볼 수 있었다.      

 

골짜기를 건너는 입구에 있는 장승. 우락부락한 표정대신 온정이 가득 담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갑자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골짜기 맑은 물에 작은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빗방울 때문에 마음이 공연히 급해졌다. 

 

 계곡 건너, 밑에서 올려다본 돌계단

 

 계단 위쪽에서 10시 방향쯤 벼랑, 축대 위로 마애불의 측면이 보였다.

 

 이전에 한창 공사 중이더니 사무실 앞에 축대를 쌓고 마당을 넓혔다. 그냥 자연 그대로가 더 운치 있고 멋스러웠을 것이라 나름 생각해 보았다. 지나치게 인위적인 것은 오히려 아름다움을 해친다.

 

 관리사무실

 

 관리 사무실에서 마애불 골짜기로 들어가는 불이문, 불이문 왼쪽의 담장 넓이만큼 마당이 넓어졌다. 

 

 문 안쪽에서 돌아본 불이문과 관리 사무실

 

 불이문 안쪽 구비에서 바라보는 마애불 입상

 

 드디어 정면으로 바라보는 마애 삼존불, 돌이 안쪽으로 80도 정도 기울어져서 천년이상의 풍화에도 견딘 것 같다. 지난 시절엔 여기에 전각의 추녀를 씌워 보호했었는데, 전각 안이 어둡고 그림자가 없어서 삼존불의 미소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과유불급이고 무식이 병이다. 전각의 추녀와 기둥을 없애자, 불상의 은은한 미소를 자연스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불상의 미소는 오후시간이 가장 선명하다. 왼쪽 측광의 그림자가 가장 선명한 그림자를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방문한 시간은 오후 3시를 막 지나서였다.

 

 왼쪽으로부터 보주를 감싸고 서서 터지기 직전의 웃음을 머금고 있는 과거 부처님인 제화갈라보살, 가운데가 석가여래 입상, 오른쪽에 작은 미소를 머금고 앉은 좌상이 미래불인 반가사유미륵상이다.

 

http://fallsfog.tistory.com/69

 

http://fallsfogs.tistory.com/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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