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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크로아티아 라스토게

  로빈 관광 후, 자그레브를 조금 지나 카를로바츠에서 하룻밤을 잤다. 이른 아침에 숙소를 떠났는데, 안개가 자욱했다. 이 지역은 신통하게도 날씨가 조석으로 선선했다. 열대야가 기승부리는 우리나라 폭염과 차이가 많았다. 한낮에 무더울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생각보다 그리 덥지 않았다. 9시에 개장한다는 인형 마을은 아직 열지 않았다. 입구에서 조금 기다렸다가 정각 9시 개장 후 마을에 들어갔다. 마을 입구에 플리체비체의 축소판처럼 작고 아기자기한 폭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예전에 작은 폭포에서 물을 끌어들여 물레방아를 만들고 방앗간에서 밀을 빻았었단다. 지금은 쓰지 않는 물레방아만 한 구석에 뎅그랗게 놓여 있고, 널찍한 잔디 마당 주변으로 작은 폭포들이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있었다. 예전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아무개 배우가 차를 마신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한국인들에게 명소가 된 모양인데, 내 보기엔 그저 유치했다.    

 

  "누가 이곳에서 광고를 찍었다네", "어느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키스를 한 곳이라네", 혹은 "춤을 추거나 차를 마신 곳이네."라는 말로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그 여행지에서 그 연예인처럼 폼을 잡는다고 내가 연예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오드리 햅번이 스페인 계단에서 젤라토를 먹은 이후, 스페인 계단은 명소가 되었고, 로마에 가면 젤라토를 꼭 먹어야 하는 것처럼 되었지만, 친절하지도 않은 로마의 상점에서 젤라토를 사 먹는다고 오드리 헵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상품 자체가 좋아야 하는 것을 매스미디어에 언급된 것이니까 좋은 것으로 착각할 때가 많다. 마치 장사꾼이 말하는 양심을 철학적 양심에 대한 논증 근거로 삼는 경우와 같다. 물건을 많이 팔기 위해 미디어를 이용하여 광고하는 것을, 우리는 광고에 나왔으니까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상품을 구매하려 한다. 본말이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착각하는 것 또한 어리석은 현대 대중의 한계가 아닐 수 없다.

 

 

  이 마을은 예전에 물레방아 돌리던 작은 방앗간을 중심으로 작고 예쁜 폭포들과 어울리는 인형들을 만들어 관광 명소로 꾸민 곳이었다. 우리나라 석회암 지대에서 보기 어려운 아기자기한 폭포들이 많아 폴리트비체 맛보기로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연예인 아무개가 차를 마신 곳이어서 가보는 곳이 아니라 이곳 지형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곳이었다. 시간 관계로 마을 입구 방앗간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이내 폴리트비체로 떠났다.  

 

   일교차가 커서인지 가는 길에 아침 안개가 자욱했다.

 

 주차장에 있는 마을 안내도.

 

 라스토게 입구, 9시 이전이라 문이 열리지 않았다.

 

입구에서 들어서자마자 물가에 작은 휴게소가 있고, 곧 물레방앗간이 나타난다. 

 

 방앗간을 지나 흐르는 물줄기

 

  방앗간 아래 물가에서 바라보는 애기 폭포들...  천변에 작은 무궁화나무에서 꽃이 예쁘게 피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방앗간 아래 소소한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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