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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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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경고 코로나 여파로 하늘이 맑아졌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지구 스스로의 자구책이라고 한다. 인간들의 끝없는 탐욕으로 황폐화된 지구 환경, 결국 지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바이러스로써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맑은 하늘과 따뜻한 봄 날씨를 맞는다. 너무 화창한 날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잠깐 뒷공원으로 꽃구경 나갔다. 살구꽃은 이미 끝물이라, 그동안 못다 핀 꽃들이 마지막 열정을 피우고 있었다. 이제는 벚꽃이 대세로 여기저기에서 팝콘 터지듯 피기 시작했다. 아파트 뜨락 양지 녘엔 제비꽃이 지천이다. 민들레와 냉이꽃,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고개들을 삐죽삐죽 내밀고 있었다.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봄이다. 어린애들..
화성시 궁평항 평일 오후라 궁평항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으나, 근처에서 제일 큰 어항이라 산책 나온 분들이 더러 있었다. 개중에는 낮술에 취해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팔자걸음으로 어기적거리는 중년 아베크족들이 많았다. 개중에는 담배를 피우다 아무렇지도 않게 가래침을 길바닥에 뱉는 사람도 눈에 띄어 기겁하곤 멀리 돌아서 걸었다.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궁평항 방파제 끝에 낚시터까지 걸어갔다가 되돌아왔다.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찬 바람에도 불구하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조황은 그리 좋지 않은 듯 살림통 안에 잡혀있는 망둥어를 한 마리 보았다. 어항에 온 김에 활어 판매장에 들렸다. 상인들은 대부분 마스크 없이 생활하고 있다가 손님들이 다가가면,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평일에는 손님들이 거의 없어 마지못해..
화성시 매향리 역사 기념관 날씨가 너무 좋아 외출을 감행하였다. 사람들이 많지 않을 매향리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지난번 근처까지 갔다가 보지 못하고 되돌아온 매향리 역사 기념관을 찾았다. 말이 거창해서 역사 기념관이지, 엉성하게 지은 비닐 막사와 찻길 옆 공터 마당에 쿠니 사격장에서 수거한 포탄 더미를 수북하게 쌓아 놓은 곳이 매향리 역사 기념관이었다. 매향리 쿠니 사격장은 1951년 매향리 앞바다 농섬 등 모두 2376 만 9000㎡ 규모로 미 공군 폭격장으로 사용하다가, 2005년 폐쇄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54 년간 미군의 끊임없는 폭격훈련으로 현재 농섬과 그 주변 땅은 파괴되고 허물어져 절반도 남아있지 않다. 한국전쟁과 남북분단의 참담함이 전쟁 이후 근자까지 자행되었던 현실이 한없이 가엽다. 바닷가 평화로운 포구 마을 농..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봄 볕이 따스하지만, 마음대로 밖에 나가지 못하니 답답하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온 세상이 혼돈 상태가 되었다. 잠깐 바람 쐬러 뒷 공원에 나갔더니, 산수유와 홍매화가 만발했다. 살구나무도 꽃망울을 맺어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고... 싸스, 신종 플루, 메르스 때보다 전파력이 강해서 공포감마저 든다. 전염병 때문에 모든 학교까지 휴교시키는 건 처음 겪는 일이다. 그야말로 봄이 왔으나 봄이 아니다. 제발 이 사태가 빨리 끝나길...... 발코니 작은 화분에서 사시사철 꽃을 피우는 제라늄, 십 년은 족히 넘었을 것 같은데, 죽지도 않고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다. 봄의 전령사 산수유 꽃 홍매화 냉이꽃 앞뜰 양지쪽에 제비꽃도 피기 시작했다. 춘래불사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