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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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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낙화암과 고란사 궁남지의 연꽃에 미련이 남아 인근 부소산성에 올랐다. 여름 더위가 시작되어 더운 날씨였으나, 부소산 숲길은 울창한 나무 그늘길이어서 시원하고 상큼했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사자루 가는 삼거리 광장에 밴드 공연을 하는 것이었다. 아마추어 밴드에 사람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하는 것이었는데, 노래라기보다 소음에 가까웠다. 귀청을 찢는 듯한 밴드와 노랫소리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숲길을 걸어 밴드 소리가 들리지 않는 낙화암이 있는 백화정에서 산 아래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을 굽어보며, 한 때를 보냈다. 그리고 그 아래, 백마강변에 있는 고란사에 들렸다. 옛날 70년대 고란사 옆에 백마산장이 있어서 그곳에서 하룻밤을 자며, 깜깜한 밤에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별무리들을 보곤 너무 아름다워 밤..
부여 궁남지 행여 연꽃은 피었을까? 작년엔 양평 세미원에서 연꽃을 봤었는데, 금년엔 어디 연꽃이 보기 좋을까 궁리하다 부여 궁남지를 떠올렸다. 궁남지 주차장을 목적지로 무작정 내달렸으나, 아직 연꽃철은 아닌가 보았다. 넓은 연밭에 듬성듬성 철 이른 연꽃들이 꽃을 피우긴 했는데, 그 꽃이 성글어서인지 탐스럽지 않았다. 하릴없이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며 잠시 망중한에 빠져 들었다. 점심 시간에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고 일부러 식당 밖 식탁이 있는 곳을 찾았다. 밖에서 밥을 먹겠다며 식사를 주문하자, 왠일인지 식당주인은 한사코 안된다는 것이었다. 코로나가 염려되어 밀폐된 곳이 꺼려지기 때문이라는데도 막무가내였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밖에 식탁이 있는 식당도 별로 없어서, 결국 간단한 간식거리로 점심을 대신..
철원 한탄강 고석정 이곳은 내 어렸을 때 추억이 서린 곳이다. 국민학교 때 단골 소풍장소였고, 무료할 때, 친구들과 고석정 바위 위를 오르내리곤 했다. 고석정 바위 위에 옛날 임꺽정이 숨어 지냈다는 조그만 바위굴을 다람쥐처럼 드나들던 곳이었다. 그땐, 주변의 야산은 모두 헐벗은 민둥산이었고, 고석정 위 평원은 거친 서부의 황야 같아서, 마카로니 서부영화가 유행하던 60년대 초에 만주 벌판 배경의 마적 영화 무숙자 시리즈 영화 촬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 외팔이 왕우가 하늘을 날면서 칼을 휘두르며 한 시절을 풍미할 때, 고석정 아래에선 홍콩 영화를 모방한 우리나라 배우들의 칼싸움도 꽤나 많이 구경했었다. 영화나 TV 드라마 배경으로 고석정 주변이 나올 땐 마치 고향을 본 듯 반갑기도 한 곳이다. 지금은 고석정 위..
한탄강 화적연(禾積淵) 화적연은 한탄강 비둘기낭 폭포에서 북쪽 8km 정도 상류에 있다. 한탄강 구비에 우뚝 솟은 벼낟가리 모양의 화강암 바위를 화적이라 하고 그 앞의 강 굽이를 연못이라 하여 총칭 화적연이라 부른다. 강가에서 뻗어 나온 화적 바위는 포천시 영북면에 있고, 화적연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곳은 포천시 관인면에 있다. 화적연을 보기 위해서는 바위 건너편인 포천시 관인면 화적연 캠핑장으로 가야 한다. 비둘기낭 하늘다리를 체험한 뒤, 그 상류에 있는 다리를 건너 화적연으로 이동했다. 화적연을 감상할 수 있는 캠핑장 입구 부근 도로는 차량 두 대가 교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도로였다. 캠핑장 한 구석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강가로 나가 화적연 상류에서 하류까지 거닐며 두루 돌아보았다. 화적연은 겸재 정선이 금강산에 가..
포천 한탄강 지질공원과 비둘기낭 폭포 코로나 백신을 맞고 약간의 미열과 두통을 겪었다. 백신을 맞는다는 것은 목숨을 담보로 한 모험이다. 연일 뉴스에 보도되는 백신 사망 사고 소식에 어쩌면 내가 포함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에 주저하다가, 인명재천이라 생각하며 사생결단하고, 접종 개시 첫날 동네 병원에서 주사를 맞았다. 접종을 했어도 활보할 수 없는 현실에 집콕하다 너무나 답답해서 모처럼 한탄강으로 멀리 원족을 나갔다. 날씨가 며칠 사이 갑자기 더워져, 뜨거운 뙤약볕 아래 걷기가 힘들었다. 목적지를 비둘기낭 폭포로 정하고 갔는데, 목적지 근처에 지질공원 센터가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려 이곳저곳을 관람했다. 다행히 다른 관람객이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전시물들을 둘러보았다. 한탄강(漢灘江)은 북한의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하여 하류에서 임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