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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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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읍내 풍경 우리나라 시인 중 시어의 정제가 가장 뛰어나고 아름다웠다는 정지용 시인이 태어난 곳이 옥천이다. 시 향수의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 바로 옥천의 옛 풍경이다. 얼룩빼기 황소는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젖소로 오해했으나, 우리나라 토종소인 칡소를 가리키는 말이다. 정지용 시인은 이화 여전 교수로 재직하다가 6 25 전쟁 때 납북되어 어떻게 죽었는지 그 종적을 알 수 없다. 한국전전쟁이 예술계에 끼친 비극이다. 아름다운 예술도 정치적 억압 아래에서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는 나약한 존재가 되고 만다. 아름다운 그의 언어들도 88 올림픽 이후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해금되어, 세상 밖으로 다시 나와 햇볕을 볼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
옥천 부소담악 추소정 부소담악은 대청댐을 건설하면서 마을이 수몰되고 댐 위에 있는 많은 야산들도 물에 잠기게 되면서 생겨난 곳이다. 이곳은 기암절벽의 700여 m 산줄기가 물에 잠겨 산봉우리 능선들이 호수 위에 떠서 뱀처럼 길게 뻗은 형상이다. 그 모양이 연꽃이 연못에 떠 있고 호수에 바위가 있는 곳이라 하여 부소담악(芙沼潭岳)이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주말 여행지로 선정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이곳을 검색해보니, 대부분 드론으로 촬영을 한 것들이라 일반 방문자로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이어서 방문이 망설여지기도 했으나, 풍광이 아름답다고 하여 불원천리 머다 않고 찾아 나섰다. 산길이 험하기로 유명한 지역이라 옥천 IC부터는 거북이 운행으로 굽이굽이 돌아 황룡사 주차장까지 갔으나, 평일임에도 방문객들이 몰..
인천 송도 센트럴 파크 1980년대 초반 협궤기차를 타고 수원에서 송도까지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협궤 수인선은 일제 강점기인 1937년에 놓인 사설철도로 수원부터 인천 용현동까지 부설했었다. 주로 경기도 해안지방에서 만든 소금과 더불어 같은 협궤노선이었던 수려선(수원-여주)과 연계하여 경기 동부지방인 여주 이천에서 생산하는 쌀까지 인천항으로 수송해 일본으로 반출하여 식민지를 수탈하는 역할을 했다. 90년대까지 일부 구간이 여객 수송 수단으로 남아 있었던 협궤노선은 그 생명이 끈질기게 이어졌다. 현재 수인선은 수원에서 인천까지 2020년 9월 분당선을 연장하여 완전 개통한 덕에 인천에서 수원을 경유하여 왕십리까지 운행하는 수인분당선으로 경기남부를 가로지르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윗집이 이사 간 후 새로 입주할 사람이 리..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김유정문학촌을 구경하다 춘천 친구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더니, 잠시 후 차를 갖고 찾아 왔다. 예정에도 없었던 돌발여행이라 조용히 춘천역에 가서 시티버스를 타고 투어할 생각이었는데, 고맙게도 친구 덕에 친구차로 호사하며 돌아다녔다. 맛집이라는 곳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막국수 맛은 참으로 종잡을 수 없다. 수년 전 가족여행 와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맛있게 먹었던 곳이어서 주저하지 않고 주문해서 먹었으나, 그때 그 맛이 아니었다. 춘천 사람도 입맛에 맞는 막국수집을 찾기 어렵다. 막국수 맛을 정형화할 수는 없는 것일까. 입맛이 다르니 취향도 각기 다르겠지만, 메밀 막국수의 본고장이라는 춘천에서조차 꾸준한 맛을 보존하지 못한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옛날 중앙국민학교 아래 작고 허름한 막국수집에서부터..
공주 미르섬 공주 공산성 건너편에 있는 미르섬에 가면 많은 꽃들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갔다. 요즘철 계절 꽃이 애매한 시기인가 보다. 화려한 봄꽃들을 심었던 꽃밭이 추수 뒤 밭처럼 그루터기만 남아 허전한 풀밭이 대부분이었다. 베어낸 꽃밭을 가로질러 금강변으로 가는데, 베어내고 남은 꽃줄기 그루터기들이 날카로운 죽창처럼 솟아있어서 제법 위험했다. 꽃이 없는 미르섬에 실망하다가 멀리 철교 아래 꽃밭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아쉬움을 조금 달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꽃들이 혼합된 꽃밭들은 공산성 앞 금강을 가로지르는 철교 너머에 있었다.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이 철교 아래 그늘에 앉아 꽃밭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밀고 있었는데, 내 보기엔 접사할 만한 예쁜 꽃들을 볼 수 없었다. 꽃밭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대전 수운교 도솔천 수운교(水雲敎)는 처음 들어보는 종교이름이었다. "수운교는 동학시조 수운 최제우 천사(水雲 崔濟愚 天師)께서 출룡자(出龍子)로 세상에 다시 나타나시어 수운강생 102년(단기 4256년, 서기 1923년) 10월 15일 개교한 종교이다. 수운교는 불천심일원(佛天心一圓)의 무극대도(無極大道)로서 하늘님을 신앙하며, 유불선(儒佛仙) 합일의 천도와 불천사님을 숭배하여 신성한 도덕 세계인 지상천국 건설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대전시 유성구 추목동 금병산 아래의 용호도량(龍虎道場)에 도솔천을 중심으로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국 각 지방에 지부와 선교소를 두고 있다. 수운교의 교명은 최제우천사의 별호에서 비롯되었다." 수운교는 최제우를 교조로 모시고 유불선을 통합한 동학의 한 교파로 보면 틀림 없겠다. 대전 유성구에 ..
대전 우암사적공원 날씨가 좋아 대전 동구 우암사적공원에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사적공원 안에 동구 아줌마 아저씨들이 집결하여 관광여행을 떠나는 모양이었다.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 난장을 이루었다. 한참 후 구청장과 의원들이 나와서 인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뭔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들이 떠나자 시끄럽던 주변이 고요한 정적 속에 빠져 들었다. 찾는 사람도 거의 없어 호젓하게 나홀로 사적공원 안을 완상할 수 있었다. 우암사적공원은 조선 후기 대유학자인 우암 송시열(1607~1689)이 학문을 닦던 곳으로 대전시에서 1991년부터 1997년까지 1만 6천여 평에 장판각, 유물관, 서원 등의 건물을 재현하여 1998년 4월 17일 사적공원을 개장했다. 우암 송시열은 사계 김장생의 문하생으로 서인을 대표하는..
논산시 노성 궐리사 작년에 황산성을 찾은데 이어 노성산성을 찾아가기로 했다. 노성산성 들어가는 길목에 궐리사가 있어서 잠시 들렸다. 궐리사는 공자가 태어난 궐리에서 유래하여, 우리나라에는 경기도 오산 궐리사와 충남 논산의 노성 궐리사가 있다. 이곳은 오산 궐리사보다 규모가 작았으나 자물쇠로 문을 걸어 잠궈서 밖에서 볼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문화재 보존 점검팀이란 사람들이 와서 측문을 열고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던 그 직원이 무슨 자격으로 들어왔냐며 따지듯 물었다. 관람하러 들어왔다니까, 이곳은 개인의 소유이기 때문에 자신은 관리인의 허락을 받고 들어왔고 허락을 받지 않은 나는 나가야 된다는 것이었다. 개명된 세상에 무슨 비밀 장소도 아니고 공자를 모셨다는 사당에 일반인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것이 이..
강경 성 김대건 신부 첫 사목 성지 예전에 익산 나바위 성당에 간 적이 있었다. 중국 상해 김가항 성당에서 1845년 8월17일 신부 서품을 받은 성 김대건 신부님이 제주도를 경유하여 서해안을 따라 익산 나바위에 상륙하여 시목활동을 하셔서 그곳을 성지로 삼았다. 그런데, 이곳 강경에서는 성 김대건 신부님이 상륙한 곳이 강경포구 연안이라는 것이다. 1845년 10월 12일 조선교구장 페레올 주교와 다블리 주교, 조선인 교우 11명이 강경에 상륙하여 교우 교우 구순오의 집에 한달여 머물며 고국에서 첫 사목활동을 하셨다고 한다. 내 소견으로는 익산 나바위 착지처와 강경 사목지는 불과 약4km 거리에 있어서 정확한 고증이 어려워 보인다. 성 김대건 신부는 1946년 9월 16일 새남터에서 26세의 젊은 나이에 순교하였다. 성 김대건 신부님의 첫 ..
강경 옥녀봉 주변 사방이 두루 트인 평야의 한가운데 금강변에 자리한 강경은 예로부터 바다와 연결된 내륙의 포구로 천혜의 땅으로 짐작된다. 옥녀봉은 강경포구 옆에 위치한 동산의 봉우리여서 봉우리 정상에 봉수대가 있었다. 옥녀봉을 둘러싸고 옛날 최초 침례교회터와 박범신 문학관,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의 첫 상륙지를 기념하는 라파엘호가 전시되어 있었다. 김대건 신부의 첫 상륙지가 익산 나바위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에선 익산나바위가 아니라 라파엘호를 타고 강경 포구로 상륙하여 첫 시목활동을 했다고 기록하고 이를 기념하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옥녀봉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 침례교회당터 침례교회 위에 있는 정자, 송재정 정자 위에 옥녀봉 표지석과 봉수대 옥녀봉 아래로 흐르는 금강, 강 건너편은 부여땅이다. 해지는 ..
강경 기행, 황산 전망대 주변 돌아 보기 처음 가보는 곳이라 전혀 지리를 몰라 생각나는 대로 쏘다녔다. 작은 시골 동네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볼거리가 많았다. 강경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보려면 황산 전망대에 올라야 된다는 말을 듣고 전망대를 찾았다. 전망대는 강경에서 부여를 건너는 다리 부근에 있었다. 죽림서원 옆 공용주차장에 차를 두고 금강 제방 위로 걸어 전망대로 갔다. 전망대 아래에는 박범신 문학비가 있었다. 박범신이 강경 출신임을 이곳에 와서야 알았다. 선박 모양의 강경젓갈전시장, 모양은 그럴싸했지만 폐업 중이었다. 박범신 문학비 - 유감스럽게 아직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전망대 오르는 계단 전망대 내부 나선형 계단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전망대 창에 구멍을 뚫어 개폐식으로 카메라창을 별도로 만들어 두었다. 덕분에 깨끗한 사진을..
국립 세종수목원 지난겨울 방문했다가 휴관일이어서 관람하지 못했던 수목원이었다. 구름이 많고 바람이 세게 불어 야외활동하기에는 그리 썩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중춘이라 계절 꽃들이 많았다. 꽃들의 식재 방법이 일반 수목원과 조금 다른 듯했다. 군락지를 이룬 곳이 드물었고 대부분 산책길 주변에 꽃을 식재하고 있었다. 국립 수목원이라 일반 민간 수목원보다 넓고 전통 정자와 크고 작은 한옥 정원들이 많아 스케일이 컸다. 온실도 두 곳에 있어서 아기자기한 맛과 웅장한 멋이 있었고, 부지가 광활하여 볼거리가 많았다. 아쉬운 것은 다소 산만해 보인다는 것. 수목원 입구 인적이 드문 오른쪽부터 시작하여 대온실까지 한 바퀴 돌기로 동선을 정했다. 인도네시아산 아카시아 나무뿌리, 거대한 조형물 같아 보였다. 분재원, 분재에 관심이 없었으..
세종시 금강보행교 아침에 흐렸던 날씨가 오전 늦게 푸른 하늘을 보였다. 지난겨울에 갔었던 세종 금강보행교에 미련이 남아 차를 달려 그곳에 갔다. 겨울철엔 낙상방지를 위해 전망대를 폐쇄했었기 때문에 원형 다리를 한눈에 보지 못했었다. 하늘은 푸르렀으나 구름이 많았고, 강가여서 바람이 더 차갑게 불었다. 계단으로 올라가 원형다리를 내려다보며 몇 컷 사진을 찍었다. 평일이라 산책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한적하게 보행교를 한 바퀴 돌아 나왔다. 겨울철과 다른 봄 풍경이라지만 다리 위에서 보는 경치라 특별하게 다른 것은 없었다. 다만 막혔던 전망대에 올라 보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아래에서 본 전망대 전망대 오르는 계단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금강 남쪽의 세종시와 보행교 인조 나무 원형 다리 곳곳에 있는 쉼터. 원형다리 동북..
세종 금강보행교 세종 금강보행교는 세종 호수공원 가까이 있었다. 위치를 몰라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물었다. 호수공원에서 도보로 가기엔 거리가 제법 멀어 차를 타고 보행교 북주차장으로 갔다. 금강 보행교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나뉜 세종시를 잇는 원형 다리이다. 이 다리는 복층구조로 아래층은 자전거 전용도로였고, 위층이 보행자 전용도로였다. 북주차장에서 접근하는 전망대는 동절기에는 폐쇄하여 출입을 막고 있었다. 전망대에 오르면 원형다리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날씨도 춥고 해도 저물고 있어서 원형다리를 한 바퀴를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따뜻한 날 호수공원과 수목원, 그리고 원형다리인 보행교를 다시 봐야 할 것 같다. 북주차장 가까이 있는 전망대 전망대 계단 아래 나무 조형물인 '뿌리 깊은 나무..
세종 호수공원 잔뜩 찌푸린 설날 오후, 바람까지 차가워 추운 날씨였다. 세종시 호수 공원 한 바퀴 둘레길을 걸었다. 작년보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여기저기 빨간 띠로 금줄을 둘렀다. 행여 비탈에서 미끄러져 호수에 빠질까 염려해서 쳐놓은 금줄인데, 보기에 흉했다. 넓은 호숫가를 한 바퀴 돌며 산책하듯 천천히 걸었다. 겨울은 역시 쓸쓸한 계절이다. 호숫가에 얼어붙은 얼음을 보며 회색빛 하늘과 앙상한 나목들과 누런 들풀들에 머릿속에서나마 푸른 봄날의 색깔들을 입혀 보았다. 봄날, 푸른빛이 감돌 때, 다시 찾아 둘레길을 걷고 싶다.
영동 월류정 모처럼 겨울 햇살이 따가웠다. 며칠 동안 극성부리던 미세먼지가 걷히자 드러난 맑고 파란 하늘이 몹시 고왔다. 하늘빛 따라 찾아간 곳이 충북 영동군 황간에 있는 월류정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던가. 아름다워 보이는 정자에 오르려 했으나 정자 앞을 쇠사슬 금줄과 철책이 막고 있어서 되돌아 내려왔다.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으로 만족할 수밖에... 지자체에서 월류정 앞에 나무 데크를 깔고 조형물을 세우는 등 정성을 들였으나 정작 보고 싶은 정자는 낡아서 올라갈 수 없으니, 주객이 바뀐 격이었다. 이쯤 되면 빛 좋은 개살구란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이겠다. 자고로 한옥은 사람의 손때가 타야 오래가는 법이다. 세트장처럼 낡은 정자에 단청만 곱게 입혀 멀리서만 바라보라니 고장 난 벽시계를 바라보라는 것과 다를 바 ..
주인 없는 청와대 나들이 길 건너 청와대 쪽 도로에서 신무문을 바라보는 것은 난생처음 있는 일이다.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하다 못해 동사무소 직원 한 명도 연줄 없는 내가 그 서슬 퍼렇던 청와대 안을 한가로이 거닌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80년대 잠시 삼청동에 적을 둔 적이 있었는데, 경복궁에서 삼청동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부터 지나다닐 때, 경찰들이 부리부리한 눈으로 째려보고 있어서 노심초사 조심조심 걸어 다녔었다. 그뿐이었던가.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남산 서울타워 전망대에서 청와대 쪽으로 사진도 찍지 못하게 했고, 삼청동에선 집집마다 호구조사까지 시키며 자기 생명을 철저하게 보존했다. 박정희 대통 땐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 부근에서도 청와대 쪽으로는 눈길도 돌리지 못할 정도로 지엄하고..
해저터널로 가는 꽃지 해변 차박 1박 2일 보령과 원산도 사이 해저터널은 2012년 4월 착공하여 2019년 6월 관통한 후, 작년 12월 1일에 개통했다. 평소 궁금했던 곳이라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이 터널을 통과하여 안면도 꽃지 해변에서 가족과 함께 하룻밤 차박을 하고 돌아왔다. 보령 해저터널은 총길이 6,927m로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며, 도로 해저터널로는 세계에서 5번째로 길다고 한다. 이 터널은 77번 국도의 연장선으로서 최저 수심 80m에 전액 국비로 시공되어 거가 해저터널과 달리 전구간 무료였다. 터널 안에 결로 현상이 생겨 도로가 젖은 상태라고 뉴스에서 들었는데, 보도와는 달리,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터널 안 도로 전체가 바짝 말라 차량 운행에 전혀 이상 없었다. 원산도 가는 보령 해저 터널 입구 해저터널 안 원산도에서 안면도로..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는 2021년 10월에 완공을 했는데, 길이 600m 넓이 2.2m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길단다. 논산의 명물이라는 소문에 건너 보았다. 예전에 갔던 예당호 출렁다리는 높이도 높고 현수교 주탑의 높이도 대단해서 전망대에 올라가 시원한 전망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탑정호 출렁다리 현수교는 높지 않은 두 개의 주탑이 설치되고 가운데 받침 기둥이 있어서 비교적 안정화되어 출렁거리지도 않아 스릴감이 덜 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저수지와 산간 계곡에는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걸어 놓은 출렁다리로 몸살을 앓을 듯하다. 또 산과 바다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관광자원화 한다는데, 후손에게 물려줄 귀중한 자연을 얄팍한 상술로 망가뜨리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는 환경단체에서 극구..
대전 한밭식물원 날씨가 화창한 탓에 대전 갑천에 있는 한밭 식물원으로 나들이 나갔다. 식물원은 넓은 대지에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동쪽 정원과 서쪽 정원으로 꾸며져 있었다. 식물원 남쪽에는 예술의 전당과 미술관이 있어서 대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고즈넉하고도 다채로웠다. 공휴일 오전이라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좋았다. 중앙 광장에서 가족용 3인승 자전거를 빌려 타고 30분여를 돌아다녔다. 정원을 다닐 수 있는 줄 알고 대여했으나, 중앙광장과 엑스포 다리에서만 탈 수 있었다. 자전거 주행 중 지갑을 분실하는 사고가 났다. 아들 뒷주머니에 넣었던 지갑이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는 바람에 떨어진 모양이었다. 일단 안내소에 신고를 하고, 카드사에 연락해 카드 분실신고를 했다. 그리고 자전거 주행로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바닥을 훑..
화성시 궁평항 완연한 봄날씨였다. 하늘도 쾌청해서 봄기운에 마음이 들떠서 화성시 매향리 바다로 나갔다. 때마침 만조시간이어서 해안가에 서해 흙탕물이 넘실대며 밀려들고 있었다. 게다가 차가운 해풍이 불어와 오래 서 있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인적도 끊긴 부두 방파제 끝에서 망둥어 낚시하는 사람 서네 명이 웅크리고 앉아 차가운 해풍에도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산책하러 나온 나와 즐거움의 차이가 너무 나서, 자리를 옮겨 인근 궁평항으로 이동하고 말았다. 역시 궁평항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인적이 드문 것이 차라리 나았다. 일일 확진자 20만이 넘는다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에 인적이 뜸한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주변 아는 사람들도 오미크론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중 어떤 이는 보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
세종시 호수공원 코로나로 두문불출하다 대전에 갔다가 모처럼 바람 쐬러 원족 간 곳이 세종시 호수공원이었다. 2013년 세종 정부청사 서편 금강변에 조성한 세종시민을 위한 수변공원이다. 인공 호수 공원답게 갖가지 조형물과 쉼터들이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겨울철 날씨가 쌀쌀한 탓에 나들이객들이 별로 없어 다행이었다. 공원 제1주차장에 차를 두고 천천히 공원 주변을 한 바퀴 걸어서 돌아 나왔다. 총 소요 걸음수가 7000보 정도로 그리 넓은 호수는 아니었다. 노무현 대통령 공약으로 만들어진 세종시, 장차 국회의사당이 이곳으로 옮겨지면 진정한 행정수도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날, 관습헌법 운운하며, 수도 서울을 옮길 수 없다던 헌법재판소 판사의 판결이 눈앞에 오르내린다. 가진 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기가 그리 쉬운 일은..
남해 독일마을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웠던 1960년대 노동 인력이 부족했던 독일에 한국 남자들과 여자들이 광부와 간호사로 취업했었다. 그 당시 광부나 간호사로 독일에 간 사람들은 노동자 출신이 아니었다. 고등학력을 이수한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독일에 취업하여 독일인들이 기피했던 노동을 대신했었다. 그들의 일부가 고국에 돌아와 2001년부터 정착한 곳이 남해 독일마을이다. 독일 각지의 주택들을 자기 취향에 맞춰 포구가 내려다 보이는 비탈에 지어 독일 분위기가 이국적 풍취를 자아낸다. 수년 전 이곳에 왔을 때 역시 안개 때문에 뿌연 그림자만 보고 갔었다. 안내소 건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다니면서 이국적 정서를 느껴 보았다. 모두 지중해풍으로 빨간 지붕을 한 것이 이채로웠다. 상업적 목적인 위락시설로 개발한 경기도..
남해 상주 은모래 해변 25-6년 전 여름, 가족과 함께 먼 거리를 달려 이곳에 왔다가 주차를 할 수 없어 되돌아간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았는지 골목까지 쑤셔 넣은 듯 수많은 차량들 때문에 어린애들 콧바람도 쐬어주지 못하고 허망하게 되돌아가고 말았다. 다행히 인근 작은 포구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지냈었다. 옆자리에 야영온 중학생들이 밤새도록 떠드는 수다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었었다. 철 지난 해수욕장에는 인적이 끊긴 듯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주차장도 텅 비어 있어 속 태울 일도 없었다. 해수욕장 뒷길을 한 바퀴 탐색한 후, 주차장으로 되돌아와 여유 있게 자리를 잡고 차를 세웠다. 그리고 해변으로 나가 은모래를 밟으며 남해바다의 풍미를 감상했다. 완만한 경사와 고운 모래로..
고군산군도 1박2일 차박여행 아들과 함께한 고군산군도 1박 2일 차박 여행이었다. 추석 연휴가 길었던 탓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그동안 벼뤘던 고군산군도 차박 여행을 결행했다. 이미 고군산군도 방문은 몇 번 있었지만, 다리가 놓인 후 장자도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것은 처음이었다. 차박지 정보가 부족해서 이곳저곳 검색을 해봤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서 일단 장자도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고 대장도로 건너가 전망 좋은 대장봉에 오르기로 했다. 1. 대장봉 등정 날씨가 쾌청해서 고군산군도 도서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웠으나, 몰려든 차량들과 난장같이 어수선한 주차장 주변 상가의 혼란스러움 때문에 예전 한적했던 어촌 마을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햇살은 왜 그리 따가운지, 대장도의 가파른 대장봉 계단을 오르는데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수..
부여 낙화암과 고란사 궁남지의 연꽃에 미련이 남아 인근 부소산성에 올랐다. 여름 더위가 시작되어 더운 날씨였으나, 부소산 숲길은 울창한 나무 그늘길이어서 시원하고 상큼했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사자루 가는 삼거리 광장에 밴드 공연을 하는 것이었다. 아마추어 밴드에 사람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하는 것이었는데, 노래라기보다 소음에 가까웠다. 귀청을 찢는 듯한 밴드와 노랫소리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숲길을 걸어 밴드 소리가 들리지 않는 낙화암이 있는 백화정에서 산 아래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을 굽어보며, 한 때를 보냈다. 그리고 그 아래, 백마강변에 있는 고란사에 들렸다. 옛날 70년대 고란사 옆에 백마산장이 있어서 그곳에서 하룻밤을 자며, 깜깜한 밤에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별무리들을 보곤 너무 아름다워 밤..
부여 궁남지 행여 연꽃은 피었을까? 작년엔 양평 세미원에서 연꽃을 봤었는데, 금년엔 어디 연꽃이 보기 좋을까 궁리하다 부여 궁남지를 떠올렸다. 궁남지 주차장을 목적지로 무작정 내달렸으나, 아직 연꽃철은 아닌가 보았다. 넓은 연밭에 듬성듬성 철 이른 연꽃들이 꽃을 피우긴 했는데, 그 꽃이 성글어서인지 탐스럽지 않았다. 하릴없이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며 잠시 망중한에 빠져 들었다. 점심 시간에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고 일부러 식당 밖 식탁이 있는 곳을 찾았다. 밖에서 밥을 먹겠다며 식사를 주문하자, 왠일인지 식당주인은 한사코 안된다는 것이었다. 코로나가 염려되어 밀폐된 곳이 꺼려지기 때문이라는데도 막무가내였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밖에 식탁이 있는 식당도 별로 없어서, 결국 간단한 간식거리로 점심을 대신..
철원 한탄강 고석정 이곳은 내 어렸을 때 추억이 서린 곳이다. 국민학교 때 단골 소풍장소였고, 무료할 때, 친구들과 고석정 바위 위를 오르내리곤 했다. 고석정 바위 위에 옛날 임꺽정이 숨어 지냈다는 조그만 바위굴을 다람쥐처럼 드나들던 곳이었다. 그땐, 주변의 야산은 모두 헐벗은 민둥산이었고, 고석정 위 평원은 거친 서부의 황야 같아서, 마카로니 서부영화가 유행하던 60년대 초에 만주 벌판 배경의 마적 영화 무숙자 시리즈 영화 촬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 외팔이 왕우가 하늘을 날면서 칼을 휘두르며 한 시절을 풍미할 때, 고석정 아래에선 홍콩 영화를 모방한 우리나라 배우들의 칼싸움도 꽤나 많이 구경했었다. 영화나 TV 드라마 배경으로 고석정 주변이 나올 땐 마치 고향을 본 듯 반갑기도 한 곳이다. 지금은 고석정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