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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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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 금선정과 금양정사 햇살이 좋아 햇살 때문에 금선정을 찾아갔다. 친구들과 안동 가는 길이었는데, 햇살이 좋지 않았다면 들리지 않았을 것이었다. 친구들에게 아름다운 명승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살짝 있었지만, 이름 없는 시골 마을 작은 골짜기 정자가 마음에 들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몇 년 전 가을에 왔을 때, 금선정은 풍상에 씻긴 그대로 고색창연한 모습이었는데, 아뿔사 그 사이 전면 보수를 해서 낯선 모습으로 서있었다. 정자를 에워싼 담과 축대도 새 돌로 쌓았고, 정자 지붕에 기와도 새것으로 바꿔 덮었다. 마치 세월의 때가 잔뜩 묻은 고택을 찾아왔는데, 켜켜이 쌓인 세월의 흔적들을 벗겨내고 새로 지은 신축건물을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모처럼 마음 크게 먹은 방문이었는데 그동안의 ..
풍기 금선정 신문쪼가리에서 본 사진 하나가 나를 이곳으로 불러내었다. 지금까지 듣도보도 못했던 금선정이었다. 공돈 얹어준다는 말에 집에 들인 쓰레기 신문은 대부분 읽지도 않고 폐기물로 바뀌는데, 우연스레 펼쳐본 지면에 금선정 사진 하나가 떠억 올라와 있었다. 이름도 생소해서 잘 외워지지 않아 폰 메모장에 적었다. 깜깜한 밤길을 더듬어 풍기까지 내려왔는데, 야밤중에 금선계곡을 찾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결국 숙소가 있을만한 풍기온천을 목적지로 전환하여 풍기읍내를 지나다가, 작은 사거리에 파출소가 보여서 차를 몰고 그리로 들어갔다. 야간 순찰을 준비하던 경찰들이 불쑥 들어온 불청객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맞았다. 하룻밤 묵을 숙박업소를 물으니 친절하게 모텔촌을 일러 주었다. 풍기가 작은 고을임에도 도시정비를 잘한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