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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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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순례 어제 오후 내내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맑은 날씨에 봄볕이 따습다. 오후 한때 기온이 무려 20도로 치솟았다. 오후 햇살이 좋아 현관문을 열고 나가자 아파트 뜰앞 살구나무 꽃이 만발하여 눈이 부셨다. 집에 되돌아와 카메라를 챙겨 들고 다시 나가 동네 주변을 거닐며 봄꽃 순례길에 나섰다. 살구꽃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그제까지 보이지 않던 제비꽃이 양지바른 언덕에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집 뒤 공원의 산수유꽃과 홍매화는 절정기를 맞아 건드리면 원색물이 물감처럼 주루루 흘러내릴 것만 같다. 명자나무는 아직 망울진 모습으로 때를 기다리는 중이고, 양지쪽 목련은 팝콘처럼 터지며 피고 있었다. 길가 개나리는 이제 작은 꽃잎들을 피어내기 시작했다. 동네 뒷산 등산길엔 진달래가 탐스럽게 피어 봄빛을 알렸다. ..
봄꽃 공원 안에 봄꽃들을 심어놨다. 밤 날씨가 추워 얼어 죽을까 염려했지만 저녁마다 덮어주는 비닐때문에 선명한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대부분 꽃이름도 알 수 없지만, 꽃들을 보면 생동감이 넘친다. 어느새 아파트 뜰 앞에 제비꽃이 활짝 피어 지천으로 깔렸다. 드디어 몽우리졌던 살구꽃도 활짝 피었다. 장미 만큼이나 예쁜 명자 꽃몽우리도 한껏 부풀어 올랐다. 이따금 키낮은 노란 민들레도 보이고... 이젠 벚꽃차례인가, 꽃망울이 제법 달렸던데... 공원 안에 심어서 보호하는 예쁜 꽃보다, 마른 풀 사이를 헤집고 솟아난 제비꽃이 대견하다. 야생이 제일이다.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낸 겨울의 승리자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봄 나들이 사나운 바람이 몰아쳤다. 유달리 춥던 겨울이 가기 전에 삼월에 여름이 왔다 싶을 정도로 덥더니, 사월에도 찬바람이 불고 눈발마저 날린다. 철 이른 더위에 일찍 핀 봄꽃들이 낭패이겠다. 더운 날씨 탓에 일찍 꽃을 피웠으나 강풍과 추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염려스럽다. 스모그로 뿌옇던 하늘이 걷히고 보기 드문 맑은 하늘이 열렸으나, 바람이 찼다. 찬바람에 대비 없이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밖에 나갔다가 추위에 떨었다. 흐르는 콧물과 멈추지 않는 재채기 때문에 화사한 꽃들을 보고도 즐기지 못하고 종종걸음을 걸어 되돌아왔다. 아산 현충사 주차장 주변에 활짝 핀 야생 벚꽃 현충사 경내-입구에서 현충사로 들어가는 길 숙종대왕이 내린 사약현판이 걸려있는 옛 현충사 충무공 기념관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
봄꽃 흐린 날씨 때문에 날이 좋으면 앞뜨락의 살구꽃을 찍으려고 했는데, 맑은 날 카메라를 들고 밖에 나갔더니, 아뿔싸 벌써 꽃이 거의 다 지고 말았다. 앞뜨락 풀밭엔 제비꽃과 서양 민들레만 지천으로 널려 있고, 울밖엔 벚꽃과 개나리가 흐드러지고 있었다. 모처럼 미세먼지도 없어 화창한 봄날, 창밖엔 봄이 무르익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에선 때를 놓치면 만사를 그르치고 만다. 모든 것이 때가 있어 그때를 맞춰야만 낙오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성정을 냄비 같다고 폄하하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팔팔 끓다가 불만 끄면 어느새 식어버리는 냄비, 그 냄비처럼 철 따라 살아가는 방식도 자연과 함께한다. 벚꽃놀이, 철쭉구경, 모내기, 여름휴가, 단풍구경, 어느 것 하나 계절을 빼곤 생각할 수 없다. 하다 못해 어렸을 ..
봄봄 기다리던 봄 꽃들이 드디어 여기저기 망울들을 터트렸다. 그동안 생강나무와 산수유만 유심히 살펴봤는데, 어느 사이 민들레도 오랑캐 꽃도 양지 녘에서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계절은 변함없이 찾아들었건만 정작 내 마음 속에만 봄이 들지 않았나 보다. 발코니 창문을 활짝 열고 집안에 가득한 겨울 때를 봄바람으로 벗겨내야겠다.
봄꽃 몇 점 전쟁 위협 때문인지 날씨까지 얼어버렸다. 봄이라 해도 눈발까지 날리는 걸 보면 금년에는 5월이 되어서나 봄기운을 느껴볼 것 같다. 4계절이 뚜렷하다는 우리나라가 이제는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의 나라가 되어버린 것 같다. 날씨가 추우니 몸까지 움츠려든다. 나무에서 올라오던 새 순도 잔뜩 움츠려 들었나 보다. 양지녘 따스한 곳에서 나름대로의 봄기운을 살짝 느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