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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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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해금강 거제 해금강 일대는 내가 보기엔 북녘의 고성 해금강보다 더 뛰어난 절경이었다. 수년 전 유람선을 타고 외도와 바다쪽에서 해금강을 보았던 적이 있었다. 엄청난 관람객으로 호들갑스럽던 외도는 작위적인 냄새가 너무 나서 이내 싫증이 나버렸고, 해금강 주변과 소매물도 주변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배 위에서 바라본 경치도 수려하고 좋았지만, 동백숲 사이로 우제봉에 올라 동서남북을 조망하며 바라보는 경관은 더없이 향기롭고 아름다웠다. 거제 해금강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한반도의 끝자락에서 사시사철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때로는 거센 태풍과 사나운 바람을 한 몸으로 부딪히며 지나온 무수한 세월에 갈리고 닦여 만들어진 세월의 아름다움이었다. 1. 우제봉에서 2. 유람선 선착장에서
거제 해금강(1) 도장포 "바람의 언덕"에서 기상 후 부랴부랴 섬안의 삐죽한 반도를 따라 동쪽으로 길을 떠났다. 바다의 끝자락 해금강이 바라보이는 만(灣)에는 별장 같은 주택들이 남쪽을 향해 그림같이 앉아 있었다. 안내도를 보니 해금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우제봉까지 산책로가 있어서 동백 숲 사이를 걸어서 산으로 올라갔다. 1월 중순부터 3월까지 핀다는 동백꽃인데 철이른 녀석들이 벌써 꽃망울을 터트렸다. 철 이른 꽃이라 탐스럽진 않았지만, 엄동설한 속 야생에서 꽃을 피웠다는 것이 대견해 보였다. 이곳은 삼면이 산으로 막혀 있어서 바람도 없고 사시사철 햇볕이 드는 곳이여서 제주도보다 더 따스하다고 한다. 눈구덩이 속의 집을 떠나 왔지만 이곳에선 눈덩이 하나 발견할 수 없었다. 우제봉을 지척에 둔 전망대에 오르니 사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