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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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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늦가을 바람이 찼다. 비 내린 다음날이라 날씨가 화창하리라 예상했으나, 세고 찬 바람에 하늘은 변화무쌍했다. 어제 비가 덜 내린 모양이다. 스산한 바람에 방문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모처럼 한산한 화성 풍경이었다. 금년 가을엔 단풍잎들이 제 빛깔을 내지 못하고 시들어 곱은 손가락처럼 쪼그라들어 나무에 붙어 떨어지지 못한 채 말라 간다.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으로 나가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까지 성벽을 따라 걸었다. 성벽 아래 희고 눈부신 갈대꽃무리들을 상상했으나, 기운 없는 햇살 탓에 갈꽃의 현실은 빛나지 않았다. 하늘의 색깔도 시선에 따라 달랐다. 대체로 동북쪽 하늘이 맑고 고왔다. 갈숲길을 걸으며 늦가을 한 때를 쓸쓸해 보이는 고성(古城)의 모퉁이에 머물러 있었다. 개인적으로 11월과 12월이 싫다. 낮길이..
황사 속 화성 풍경 코로나에서 회복되나 싶으니 중국발 황사가 극성을 부린다. 예년보다 일찍 핀 영산홍에 화성에 나갔으나, 하늘이 뿌옇게 황사로 덮였다. 영산홍이 아름다운 방화수류정 앞 용연주변은 보수중으로 흉측하게 비닐 금줄을 둘러 출입하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화성을 보러 일부러 먼 곳에서 온 사람들도 많을 텐데, 실망이 클 것 같다. 내 경우 일부러 찾아간 먼 곳의 여행지에서, 보고 싶었던 대상이 보수공사하고 있을 때 그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보수 공사도 계획적으로 흉하지 않게 하면 좋으련만... 창룡문(화성의 동문)과 동북 공심돈, 그리고 광교산. 창룡문 내성 동북 공심돈(공심돈은 내부에 대포를 거치하여 성밖 적군을 퇴치하기 위한 포루이다.) 연무대 앞 활터. 연무대 연무대 방향 외성 용연 옆에 있는 동북 포..
눈내린 수원 화성 한 둘레 어제 오후부터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밤사이 기온이 급강하하여 얼어붙은 눈 때문에 교통대란이 예상됐는데, 아침에 창밖을 보니 자동차들이 제법 속도를 내며 달리고 있었다. 햇빛이 쨍하여 하늘도 푸르렀고, 나뭇가지에 붙은 눈도 추위 탓으로 아직 붙어 있었다. 모처럼 쌓인 눈 풍경을 보려고 카메라를 챙겨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으로 갔다. 큰길은 제설작업으로 눈이 없었지만 이면도로는 얼어붙어 미끄러웠다. 창룡문에서 출발해서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눈 내리는 풍경이라면 더 좋았겠지만 쌓인 눈을 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었다. 성 밖으로 나가 눈 쌓인 성벽 아래를 걸었다. 부지런한 사람들 덕에 이미 대부분 성곽 아래로 길이 나 있었다. 간혹 눈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등산화를 신은 덕에 어렵지 않게 지나갈..
걸어서 창룡문에서 화서문까지 일교차가 심한 나날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비염이 극성을 부린다. 알러지가 심해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줄줄 흐른다. 전에는 새벽에 운동을 나갔는데 기온이 떨어진 요즘 아침엔 밖에 나갈 생각도 못한다.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기온이 오르면 비로소 나간다. 병원 처방약도 약 먹을 때, 그때뿐이다. 약을 먹지 않으면 다시 재발되니까 봄가을과 겨울철이 고통스럽다. 나잇살 먹으면서 이목구비가 하나 둘 망가지면서 먹는 약봉지가 늘어가니, 좋아하는 여행할 날도 그리 많이 남지 않은 듯하다. 그나마 코로나 때문에 마음대로 떠나지도 못하지만... 햇살이 중천에 오르자 기온도 올랐다. 섭씨 15 도면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하루 만 보 이상 걷기 시작한 것이 일 년이 되었다. 덕분에 체중이 10kg 정도 빠지고 중성지방..
하늘 맑은 날 모처럼 하늘 맑은 날 화성을 반 바퀴나 걸었다. 햇볕이 따가웠으나 날씨가 화창하고 공기도 맑아 기분이 상쾌했다. 서편 하늘에 흰구름이 몰려 있었으나 한참 걷는 사이 짙은 구름들이 동편으로 사라지며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이 드문드문 남아 운치 있는 풍경이 되었다. 장마철이라는데 봄 날씨보다도 더 화창했다. 화성행궁 행궁 앞에 새로 세워진 미술관 서북각루 서북공심돈과 서북각루 화성의 북문인 장안문 장안문을 지키는 불랑기포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 화성 동문인 창룡문에서 바라보는 화성장대 창룡문과 동북공심돈 창룡문루위에서 바라보는 동북공심돈 군사를 훈련하던 지휘소로 쓰였던 연무대(일명 '동장대', 팔달산 정상에 있는 화성장대는 '서장대') 창룡문 외성
유월화성 창룡문(화성 동문)에서 본 연무대(동장대) 팔달산 위의 화성장대(서장대) 보수 중인 동북공심돈 창룡문(화성동문) 동일포루 용연과 동북각루(방화수류정) 동북포루 보수공사가 끝난 화홍문(북수문)
겨울 화성 수원시는 2016년을 '화성방문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이에 수원시는 경기도에 수원화성을 관광특구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관광특구는 화성 행궁과 팔달산 등 성곽 안팎과 주변 9개 전통시장을 포함한 2.3㎢지역이다. 이 지역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내부 특급 호텔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설 수 있고 기업이나 개인이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또 관광객을 태우고 화성 일대를 도는 '화성 관광 열차'가 일반 도로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특례 승인을 받아 수원 화성 외부에서도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관광특구가 서민들의 삶에 어떤 질적 향상을 줄지는 알 수 없어도 화성 유적지에 대한 관심은 보다 높아질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지금 화성보수와 주변 정화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사 ..
창룡문 야경 수원 화성 동문인 창룡문 주변 야경- 성밖에서
여름 화성 장마 후, 무더위가 절정이다. 햇볕에 나가면 모든 것이 익을 것만 같다. 뭉게구름이 하늘에 그득하다. 콧바람이라도 넣어야할 텐데, 더위때문에 꼼짝을 못하니 답담하기만 하다. 폭염때문에 여행도 못하고 집안에 있다가 구름에 취해 모처럼 출타를 했다. 평상시 같으면 탐방객들로 북적일텐데, 더위 때문인지 걷는 사람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그야말로 폭양이 내리쬐는 폭염이다. 1.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2.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
겨울 화성 눈 내린 화성의 풍경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섰으나,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서인지 눈들이 질퍽하게 녹고 있었다. 눈 내릴 때 갔어야 하는 건데, 게으름 때문에 진풍경을 놓친 것 같았다. 아직 녹지 않은 눈들도 이미 밟히고 눌려서 순백의 아름다움을 잃은지 오래였다. 화성의 동문 안에 차를 세우고, 방화수류정까지 갔다가 성벽을 끼고 되돌아왔다. 길이 미끄럽고 날씨가 추워서인지 내국인보다는 외국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단체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일본인들 아니면 중국인들이었는데, 겉으로 보는 인물로는 구분할 수 없었다. 가까이 지나가며 그들이 사용하는 말씨를 들어야 비로소 한 중 일이 구별되었다. 동아시아 3국이 서로 견제하며 아웅다웅하는데, 서민들이야 서로 미워할 게 뭐 있을까 싶다. 그러고 보면, 민족감정이네, ..
정조의 꿈 모처럼 화성문화제 야간 행사 구경을 나갔다. 화성 행궁마당과 방화수류정 용연, 창룡문 앞뜰에서 각각 행사가 진행된다고 해서, 창룡문 앞 연무대로 나갔다. 차량통행을 제한해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 창룡문 앞에서 내려걸어 들어갔다. 행사 한 시간 전임에도 행사장 앞자리는 이미 다 차버려 사진 찍을 자리 찾기가 어려웠다. 하는 수없이 가장자리 셋째 줄에 앉아서 시작을 기다렸다. 앞으로 두 줄은 일반인들이 앉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었다. 시작시간이 임박해지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앞자리에 앉았는데, 그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잠시 후 시장이 나와서 질서정리하는 경찰들을 격려하며 악수를 건넨 후, 앞자리 앉은 사람들과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는 휑하니 사라져 버렸다. 민주화된 세상임에도 늦게와서 선택받은 앞자리에 미안..
수원 화성 창룡문 모처럼의 푸른 하늘이었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자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방화수류정에서 하늘을 바라보다가 동문인 창룡문으로 이동했다. 북수문인 화홍문을 촬영하려 했으나, 수원천 위에 가설무대를 세우고 밴드연습이 한창이었다. 냇물 위에 스탠드까지 설치한 것으로 보아 야간 음악회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귀가하려다 말고 차를 창룡문 앞에 주차하고 그리로 올라갔다. 촬영하기 딱 좋은 시각이었으나 불행하게도 삼각대를 준비하지 못했다. 감도를 높이면 화면이 거칠어지지만, 하는 수 없었다. 20-30분의 1초로 조정해서 몇 장 촬영했다. 동문을 통과하여 성안에 들어서니 더위를 피해 나온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쉬고 있었다. 다행히 날씨가 어두워 시야가 가로막히지 않았다. 삼각대를 이용해서 촬영하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