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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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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밤 트로이를 마지막으로 이번 여정이 끝이었다. 그 길고 멀었던 28,000km의 행군도 끝나는 것이다. 이제 다시 열몇 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아부다비를 거쳐 돌아가야 한다. 이스탄불의 마지막 밤을, 가장 번화하다는 탁심 거리에서 한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오이김치, 깍두기, 닭볶음탕, 그리고 배추국과, 흰밥이 메뉴였다. 불과 며칠 만에 맛보는 한식이었건만 매콤한 낙지볶음이 추가되자 탄성을 질렀다. 반찬류야 우리나라보다 못했지만, 에페소에서 먹었던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날이 저물어 탁심 거리 관광을 나섰다. 갑자기 밤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져 돌아다니는 동안 오들오들 떨었다. 배낭이 실려 있는 버스는 멀리 있고 대책 없었다. 너무 추우니까 관광이고 뭐고 만사가 귀찮아졌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갔던 동료는 ..
에페소 파묵칼레 히에라 폴리스를 떠나 에페소로 가는 도중 흐렸던 하늘이 활짝 개었다. 에페소까지 대략 3 시간여 걸렸다. 에페소에서 한식당에 들려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기름장이 참기름 아닌 올리브유였다. 뭐 꿩 대신 닭이라고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 씹으라 했다. 밀려드는 손님들은 모두 한국 손님뿐, 가족들로 운영하는 듯한 이 식당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손님들 치다꺼리에 정신없었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이 비빔밥 위에 얹어주는 계란 프라이가 없다고 말을 하자, 정색을 하며 계란 프라이 만들다간 하루 종일 부쳐도 감당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른바 독점의 배짱이라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왔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생하며 장사하는 것이 안쓰럽긴 하지만, 계란 하나 부쳐줄 정성이 없다면 서비스 정신은..
카파도키아에서 파묵칼레까지 노정 쾌적한 카파도키아 호텔에서 모처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다. 저녁 식사 후 일행들의 대부분은 벨리댄스 관람을 가고, 아침 식사 때는 열기구 투어를 떠나서 남아있는 사람은 모처럼 제 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느긋하게 일어나 6 층 호텔의 창문 커튼을 젖히니, 아침 햇살 속에 풍선이 날아오르듯 열기구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잠시 창 밖 풍경에 취하다가 식당에 내려가 8시에 아침을 먹었는데, 그동안 터키 투어에서 일찍 먹던 습관이 몸에 밴 탓인지 우리가 선착이었다. 9시에 기구 투어 갔던 일행들을 만나 카파도키아를 떠났다. 왔던 길을 되돌아 전날 점심을 먹었던 우치 히사르 인근의 상점에 들렸다가, 산업도시인 Konya를 거쳐 장장 9시간을 버스를 타고 달려 어둠이 내린 파묵칼레 리조트에 도착했다. 식사 후 리..
괴레메 계곡-카파도키아 우치 히사르를 오른편에 두고 작은 언덕을 돌아나가자 광활한 대지에 움푹 꺼진 큰 골짜기가 나타났다. 골짜기 사이에 풍화된 무수한 바위들이 솟아 있었는데, 그 장대함은 이루 비할 데 없었다. 내 비록 너른 세상을 두루 섭렵하진 못했으나 이렇게 기묘하고 아름다운 자연은 아직 보지 못했었다.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천하의 명산인 황산보다도 대만의 해양공원 야류의 버섯돌들도 이보다 감동을 주진 못했다. 한 눈으로 보는 괴레메 계곡 전경 지나온 우치 히사르 뒷모습 괴레메 좌측으로부터 1 괴레메 좌측으로부터 2 괴레메 좌측으로부터 3 괴레메 좌측으로부터 4, 우측 끝 지점까지 자리를 옮겨서 70mm 줌 24mm 버스로 잠깐 이동 중 차창 밖 풍경,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른바 스머프 마을이라는 버섯 바위,..
우치 히사르-카파도키아 데린쿠우에서 나와 점심을 먹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치 히사르로 갔다. 우치 히사르는 날카로운 바위라는 의미로 거대한 바위 하나에 입구를 뚫어서 집의 형태를 이루었다. 이 모양이 비둘기 집과 비슷하다고 해서 비둘기집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단다. 바위 꼭대기에는 빨간색의 터키 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초승달과 별이 그려진 빨간 터키 국기가 날리고 있었다. 렌즈를 광각으로 바꾸어 모래 언덕에 올라가 멀리 전경을 찍었다. 우치 히사르 전경 후경
지하도시 데린쿠우-카파도키아 으 흘라라 협곡으로부터 40여분 달려 지하도시인 데린쿠우에 도착했다. 데린쿠우는 초기 크리스트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살던 지하 동굴 도시로서 안쪽에는 부엌, 마구간, 창고, 저장고, 학교, 교회 등이 있다고 한다. 얽히고 설킨 지하동굴에 한 때 약 5만 여명의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한단다. 그만큼 광대한 지하의 땅굴 도시로 1983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데린쿠우는 '깊은 우물'이라는 의미로 지하 8층까지 내려갈 수 있는데, 환기 갱도를 설치하여 연기를 배출시키고 지상 위의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켜 생활하였다고 한다. 적들의 침략에 대비하여 입구마다 연자방아 돌 같은 시설물을 설치하여 막을 수 있게 하였고, 연기 구멍을 사방에 뚫어 살고 있는 위치를 감추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으 흘라라 협곡-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로 가는 도중에 들린 으 흘라라(Ihlara) 협곡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평원 지대에서 화성암이 침식되어 생긴 협곡으로 그 생긴 모양이 우리나라 강원도 철원에 있는 한탄강 유역과 흡사했다. 다만, 그 규모가 매우 커서 장엄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카파도키아 남쪽의 엘지에스 산(Erciyes)이 수차례 분화한 화성암이 침식되어 생긴 이 협곡은 길이 16km 골짜기에 이른다고 한다. 이곳은 고대 비잔틴 시대에 벌집 모양으로 뚫린 동굴들이 지하 거주지로 사용되어, 이 때문에 현재 중부 터키의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협곡을 따라 멜렌디즈(Melendiz) 개울이 흐르고 있어서, 쉽게 물을 구할 수 있고, 협곡 안에 동굴을 만들면 겉에서 잘 눈에 띄지 않아 초기 기독교인들은 로마의 탄압을 피해 이..
이스탄불에서 샤프란 볼루까지 톱 카프 궁전 투어를 마치고 10시 30분경 수도인 앙카라를 향해 이스탄불에서 출발했다. 날씨는 흐려 이따금 가랑비가 내렸으나 옷을 적실 정도는 아니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가랑비의 영향은 조금도 받지 않았다. 터키는 지금이 우기란다. 행여 우산을 준비하기는 했으나, 빗속을 여행한다는 것이 즐거운 일은 아니어서 내심 걱정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이후 날씨는 조금 흐렸거나 매우 화창해서 관광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덥지도 않고 선선한 날씨여서 걷기에도 좋았다. 다만, 아침과 저녁은 좀 쌀쌀하다가, 낮이 되면 더웠다. 또, 해가 일찍 저물어 투어하는 시간이 짧았다. 버스 안에서 시간에 따라 난방과 냉방을 교대로 해서인지 건조한 탓으로 예민한 내 코가 자주 빡빡해졌다. 샤프란 볼루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성 소피아 사원 점심식사후 몇 걸음 걸어서 블루모스크 주차장을 지나 도착한 곳이 그 유명한 성 소피아 사원이었다. 사진에서 익히 보아왔기에 눈에 익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성 소피아 사원은 건물의 중심 돔 지붕 아래 지지대를 세우고 보수하는 중이었다. 이탈리아 곳곳의 웅장한 듀우모 성당이나 파리의 노틀담 성당 앞에서는 절로 탄성이 나왔었는데, 이곳에서는 이상하게도 놀라움이 없었다. 입장 후 X선 검색대까지 통과하여 내부로 들어가서야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대리석 경사로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 그 유명한 성모자상 등 모자이크 그림들을 보았다. 성모자상은 얼굴부분 이외의 부분이 대부분 훼손되어 있었다. 아래층으로 내려와 돔의 내부로 들어가니 사원의 웅장함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다만 왼쪽으로부..
터키 이스탄불까지 엉겁결에 다녀온 터키 여행이었다. 직항 편이었다면 수월했을 것을, 경제성을 고려해서 선택한 것이 ETIHAD(UAE) 항공 여행상품이었다. 아부다비에서 환승하는 것이었는데, 비행기 타는 시간만 총 15시간 정도였다. 환승 대기 시간 3시간을 고려하면 18시간, 인천공항 대기시간까지 합산하면, 결국 이스탄불까지 하루 종일 달려간 셈이었다. 싼 값으로 비행기를 탄다고 환승했는데, 피곤함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랍에미리트 항공기라 영화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국영화는 달랑 두 편, 그것도 아부다비행 비행기는 내 좌석의 오디오가 망가져 보지도 못하고, 10시간여를 버스보다도 좁은 기내 좌석에서 에서 뒤척거리며 갔다. UAE와 시차는 5시간, 그곳에서 이스탄불과는 또 2시간의 시차, 도합 우리와는 7시간의 시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