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철 이른 폭설 아침부터 하늘에 구멍 뚫린 듯, 눈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엔 쌓일 겨를 없이 녹아 질척거리고, 인적이 닿지 않는 곳엔 수북수북 쌓여갔다. 한낮에 소강상태를 보이며 햇볕이 쨍하길래, 차를 몰고 나들이 나섰다가 낭패를 보았다. 출발 무렵부터 쏟아지던 눈은 세 시간 여를 쉬지 않고 내렸다. 오랜 지기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다 돌아올 무렵엔 차위에 소복하게 내린 눈이 한 뼘 이상은 쌓였나보다. 눈을 걷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리막길에선 모든 차들이 벌벌 기며 내려 가고 있었다. 풋 브레이크를 밟지도 못하고 저단기어 엔진브레이크로 간신히 언덕을 내려와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창밖엔 벌써 별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참으로 양면적인 눈발이었다. 어지럽게 날리는 눈발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