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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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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꽃 영산홍 해마다 4월말이면 거리와 동내를 화려하게 물들이는 대표적 봄꽃이다. 야산에 띄엄띄엄 흩어져 빨갛게 마음까지 물들이는 진달래가 수수한 시골처녀라면, 군락을 이루어 조경수로 쓰이는 영산홍은 화려한 도시처녀의 성장(盛裝)과도 같다고 하겠다. 본디 영산홍은 일본에서 자라는 철쭉의 한 종류인 사쓰끼철쭉을 기본종으로 하여 개량한 철쭉의 원예품종이란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영산홍(映山紅)’이라고 한다. 이 꽃은 세종 23년(1441) 봄, 일본에서 일본철쭉 두어 분을 조공으로 보내왔는데, 이를 본 사람들이 "이 꽃은 마치 서시(西施)와 같이 아름답고, 다른 철쭉꽃들은 못생긴 모모(嫫母)와 같다”라고 하여 극찬을 했다고 한다. 이 영산홍을 가장 좋아한 임금은 연산군이었단다. 연산 11년(1505)에 영산홍 ..
봄꽃 흐린 날씨 때문에 날이 좋으면 앞뜨락의 살구꽃을 찍으려고 했는데, 맑은 날 카메라를 들고 밖에 나갔더니, 아뿔싸 벌써 꽃이 거의 다 지고 말았다. 앞뜨락 풀밭엔 제비꽃과 서양 민들레만 지천으로 널려 있고, 울밖엔 벚꽃과 개나리가 흐드러지고 있었다. 모처럼 미세먼지도 없어 화창한 봄날, 창밖엔 봄이 무르익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에선 때를 놓치면 만사를 그르치고 만다. 모든 것이 때가 있어 그때를 맞춰야만 낙오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성정을 냄비 같다고 폄하하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팔팔 끓다가 불만 끄면 어느새 식어버리는 냄비, 그 냄비처럼 철 따라 살아가는 방식도 자연과 함께한다. 벚꽃놀이, 철쭉구경, 모내기, 여름휴가, 단풍구경, 어느 것 하나 계절을 빼곤 생각할 수 없다. 하다 못해 어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