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 연꽃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여 궁남지 날씨가 흐려 덥지는 않았지만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백제왕조의 마지막 도읍지 부여. 사회 초년병 시절 나홀로 배낭 하나 메고, 고속버스를 타고 부여를 찾은 적이 있었다. 어둠이 내린 밤, 백마강을 건너던 버스에서 '추억의 백마강'이 흘러 나왔다. 학교 다닐 때 막걸리잔에 젓가락 장단으로 즐겨 부르던 '추억의 백마강'이었는데, 그 노래가 구성지게 들려왔다. 차창밖에는 어둠밖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음에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 내렸다. 당나라 군대에게 쫓긴 삼천 궁녀들이 두려움에 치마를 뒤집어 쓰고 낙화암에서 꽃잎처럼 떨어져서도 아니었고, 한양에서부터 공주로 부여 사비로 밀려나 망해버린 오백 년 백제 역사 때문도 결코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그저 울컥 솟았던 슬픈 감정이어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