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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백제 군사박물관 탑정호 출렁다리의 아쉬움에 저수지 인근에 있는 백제군사박물관을 찾아갔다. 박물관 진입로 벚나무 가로수에 벚꽃이 만발하여 꽃잎이 눈처럼 날려 장관이었다. 박물관은 몇 번 가본 적이 있어서 박물관 내부와 말을 타고 전투에 임하는 용맹한 계백장군 동상을 세운 산등성에 올랐다. 코로나가 한창이었을 때, 박물관 내부를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내부 전시물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오히려 예전보다 전시물이 빈약해져, 과연 백제 군사박물관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공을 들여 알찬 전시물을 갖추는 것이 급한 일이겠다. 백제군사박물관 외부 1층에 있는 백제군의 기병과 보병의 무장 2층의 전시물, 의자왕과 계백장군 등 백제 장군들. 백제장군들과 신라 김유신(좌로부터 3번째), 화랑 관창(좌로부터 4번째 키 작은 소년), ..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 지자체마다 출렁다리 설치가 유행이더니, 그간 시간이 흐르자 그 유행도 한물갔나 보다. 모처럼 찾아간 출렁다리에 인적이 뜸하다. 지난번 방문 때는 코로나가 극성이었음에도 출렁다리 통행료를 3000원씩 징수했었는데, 그 통행료가 없어져 무료로 개방하고 있었다. 국내 최장이라는 이 출렁다리를 위해 엄청난 건설비가 투입되었을 텐데, 그 비용을 어디서 회수할는지 걱정스럽다. 주변에 관광 인프라가 잘 조성되었다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아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주민들을 위해 보다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 건축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높은 산 계곡을 잇는 출렁다리는 산행을 돕는 편의 시설이지만, 고인 물 위 저수지의 출렁다리는 실용성이 없어 보인다. 휑하게 출렁다리를 건너갔다가 이내 되돌아왔다. 볼거리가..
계룡산 신원사 벚꽃 벌써 벚꽃이 지기 시작한다. 아쉬움에 모처럼 화창한 날씨를 핑계 삼아 벚꽃구경에 나섰다. 계룡산 신원사 벚꽃 사진이 기억에 남아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고 돌아 신원사로 갔다. 신원사 대웅전 마당 앞에 있는 벚꽃이 탐스럽긴 했지만 고목인데다 마당 가득 연등이 달리고 천막까지 쳐있어서 기대만큼 화려하진 않았다. 경내를 한 바퀴 산책 삼아 거닐며 오전 한 때를 보냈다. 중악단 산신각
벚꽃의 계절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웃돌았다. 매화꽃 옆에 있는 벚나무 꽃망울이 드디어 터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내 들고 봄꽃맞이 산책을 나갔다. 팝콘처럼 터졌던 목련은 시들어 축 늘어져 버렸다. 개나리꽃이 만발한 산책로를 걸으며 바라보는 산등성이에 산벚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있었다. 활짝 핀 벚꽃에 감개무량해졌다. 매화와 살구꽃 벚꽃은 생김새가 너무 비슷해서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벚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비로소 매화와 구별이 되었다. 매화는 꽃수술이 많으나, 벚꽃은 그 수술이 매화보다 얌전하고 단정하다. 바야흐로 이제부터 며칠은 벚꽃의 계절이다. 금년엔 흐드러진 벚꽃구경을 어디로 가야 할까. 잔뜩 궁리를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봄꽃 순례 어제 오후 내내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맑은 날씨에 봄볕이 따습다. 오후 한때 기온이 무려 20도로 치솟았다. 오후 햇살이 좋아 현관문을 열고 나가자 아파트 뜰앞 살구나무 꽃이 만발하여 눈이 부셨다. 집에 되돌아와 카메라를 챙겨 들고 다시 나가 동네 주변을 거닐며 봄꽃 순례길에 나섰다. 살구꽃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그제까지 보이지 않던 제비꽃이 양지바른 언덕에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집 뒤 공원의 산수유꽃과 홍매화는 절정기를 맞아 건드리면 원색물이 물감처럼 주루루 흘러내릴 것만 같다. 명자나무는 아직 망울진 모습으로 때를 기다리는 중이고, 양지쪽 목련은 팝콘처럼 터지며 피고 있었다. 길가 개나리는 이제 작은 꽃잎들을 피어내기 시작했다. 동네 뒷산 등산길엔 진달래가 탐스럽게 피어 봄빛을 알렸다. ..
산수유와 홍매화 낮이 길어졌다. 태양의 고도도 높아지고... 한낮엔 벌써 초여름처럼 햇살이 따갑다. 뒷공원엔 산수유가 활짝 꽃을 피웠고 홍매화엔 꽃망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길가의 개나리도 망울져 곧 터질 기세다. 지나는 길에 살며시 다가오는 새봄의 길목이 나도 모르게 주머니속 휴대폰을 꺼내게 했다.
춘설(春雪) 며칠 전, 밤새 비가 내리더니 아침에 커튼을 열고 무심코 바라본 건넛산의 등성이와 머리에 하얗게 눈이 쌓였다. 해발 573m 봉우리부터 아래로 2~300여 m 눈으로 흰 띠를 두른 것이 사뭇 이국적 풍경이었다.
가을 세종 호수 공원 가을빛이 그저 고운 날이었다. 햇빛 따라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노랗게 또는 빨갛게 변해가는 나뭇잎들이 햇볕아래 빛나고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답다. 점점 짧아지는 낮길이 때문에 서러워지기도 하지만, 동지가 지나면, 또 새봄이 다가서니 감상에만 빠질 이유는 없다. 내게 주어진 아름다운 오늘 하루가 빛날 뿐이다. 멀리 구름 아래로 계룡산 능선들이 아득히 가물거리고 있었다.
여주 남한강 영월루(迎月樓) 영월루는 신륵사에서 여주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날 수 있는 커다란 누각으로 남한강을 굽어보고 있어 누각 위에서 바라보는 남한강 풍경이 그윽하다. 신륵사 방향에서 봐도 벼랑 위 숲 사이에 우뚝 솟은 그림 같은 누각이 남한강의 운치를 한층 더 북돋운다. 여주박물관 신관 카페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며, 카페 안 인공수조에 비친 영월루 풍경은 선경에 가깝다. 이름 그대로라면 달맞이하는 누대인데, 달이 더오른 달밤에 맞이하는 풍경은 더욱 운치 있을 것 같다. 남한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황포돛배는 마치 과거로 거슬러 가는 착각을 느낄 만큼 한적하고 여유롭다.
수퍼 블루문 수퍼문은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지점에 위치할 때 뜨는 보름달로,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보름달인 미니문에 비해 14% 더 크고 30% 더 밝다고 한다. 블루문은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뜰 때, 나중에 뜨는 달을 말한다. 수퍼문과 블루문이 동시에 뜨는 경우는 드문 현상으로, 다음 수퍼 블루문은 약 14년 후인 2037년 1월 31일에나 볼 수 있단다. 모처럼 삼각대에 500mm를 얹어 공터에 거치하고 구름을 피해 몇 컷 촬영해 보았다. 내 보기에는 별로 달리 보일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태풍 카눈 전야 오키나와를 덮친 태풍 '카눈'이 갈 '之'자 행보를 거듭하다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하여 한반도를 훑으면서 북진한다. 기존 태풍들과 달리 이번 것은 속도가 느리면서도 강풍과 엄청난 비를 동반한다니 걱정이다. 7월의 호우피해가 아직 복구되지도 않았는데, 강력한 태풍이 들이닥치니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예전의 여름은 휴가철이어서 바닷가에서 피서를 즐기는 낭만적이었었다. 그러나, 요즘 여름은 갑자기 쏟아지는 홍수와 주체하기 어려운 폭염, 거기에 태풍까지 몰아치니 인간이 감내하기 어려운 계절이 되어버렸다. 저녁 산책을 나가려다 창밖을 보니 태풍의 전조로 보이는 기다란 타원형 구름 띠가 석양빛에 붉게 물들고 있었다.
아침산책 장마가 그치면서 연일 35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방콕하면서 창문을 닫고 블라인드로 햇빛을 가리고 커튼까지 쳤어도 뜨거운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가만히 누워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속옷을 적신다. 지구 온난화로 인류의 종말이라도 오려는 것일까. 참고 견디다 할 수없이 에어컨으로 방안의 열기를 식혀보지만 오랫동안 켜둘 수도 없다. 비염 탓인지 에어컨 바람에 흐르는 콧물을 주체할 수 없으니 그것도 어려운 일이다. 한낮엔 더위 때문에 외출하지 못하니까 해 없는 새벽과 저녁시간에 공원길을 산책하는 것으로 하루운동을 대신한다.
호우가 그칠 무렵 예년보다 긴 장마이다. 내 기억으론 작년 이맘 때엔 서울 강남역 부근이 침수되어 길 가던 중년의 남매가 맨홀에 빨려 들어가 유명을 달리했다. 하수도가 역류한 탓에 맨홀 뚜껑이 열려 그곳으로 급류가 소용돌이쳐 흘러들어 간 탓이었다. 길 가다가 비명횡사한 평범하고 일상적 생활을 하던 시민이 뜻밖의 변고를 당한 것이었다. 금년엔 지하도에 진입했던 차량들이 제방이 터지며 흘러든 흙탕물 때문에 열두 분이나 목숨을 잃었다. 하느님도 무심하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는 하염없이 내리더니 오늘은 소강상태를 보이려나 보다. 아침에 눈뜨자 커튼을 여니, 앞산에 자욱했던 구름들이 빠르게 산 위로 올라간다. 창문을 연 후, 동네 한 바퀴를 걸었다. 냇물이 밤사이 빗물에 불어 거센소리를 내며 흐르고, 내를 ..
비 오는 날의 수목원 유난히 여름 장마가 길다. 요사이엔 국지성 호우가 시도 때도 없이 내린다. 마치 동남아의 스콜처럼 2-30분 정도 폭우를 쏟아붓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침을 떼고 뚝 멈춘다. 하루에 몇 번씩 그렇게 간헐적으로 폭우가 지나간다. 잠시 시내에 나갔다 10 여분 동안 장우산을 쓰고 걸었는데 바지와 신발이 흠뻑 젖었다. 연일 찌푸린 날씨에 맑은 하늘이 그립다. 산책 삼아 수목원에 들렸다. 오월부터 유료화 한다더니 아직 무료입장이라며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발급해 주었다. 언제 폭우가 내릴지 몰라 조심스레 수목원 안을 걸었다. 장맛비에 꽃들이 많이 상했다. 요즘 피는 꽃들이 비에 물러 뭉그러지고 있었다. 비 때문에 수목원 안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 잠시나마 한적한 장소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정조대왕(正祖, 17..
꽃은 피고 지고 며칠 사이로 활짝 피었던 장미꽃이 시들어 간다. 화사하던 모란과 작약은 시든 지 오래되었고, 밤꽃이 제법 한창이다. 계절이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더위 때문에 한낮 외출이 망설여진다. 추웠던 겨울엔 여름이 좋은 것 같더니, 아직 본격적인 더위는 찾아들지 않았음에도 이젠 겨울이 그리워진다. 사람 마음만큼 간사한 것이 또 있으랴 싶다. 그래도 해가 길고 활동량이 많은 여름철이 겨울보다 좋긴 하다. 없는 서민들에겐 여러 가지로 겨울은 고통이 많은 계절이다. 모처럼 꽃구경을 나섰으나, 봄꽃은 떨어지고 여름꽃들은 아직 필 준비가 덜 되었나 보다. 꽃은 피고 지고 계절은 순환한다. 꽃잎이 말라 떨어진 꽃봉오리들을 보며 또 한 해가 흐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코로나 덕분에 활동적이지 못했던 지난 몇 년을 생각하면 문..
봄꽃 공원 안에 봄꽃들을 심어놨다. 밤 날씨가 추워 얼어 죽을까 염려했지만 저녁마다 덮어주는 비닐때문에 선명한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대부분 꽃이름도 알 수 없지만, 꽃들을 보면 생동감이 넘친다. 어느새 아파트 뜰 앞에 제비꽃이 활짝 피어 지천으로 깔렸다. 드디어 몽우리졌던 살구꽃도 활짝 피었다. 장미 만큼이나 예쁜 명자 꽃몽우리도 한껏 부풀어 올랐다. 이따금 키낮은 노란 민들레도 보이고... 이젠 벚꽃차례인가, 꽃망울이 제법 달렸던데... 공원 안에 심어서 보호하는 예쁜 꽃보다, 마른 풀 사이를 헤집고 솟아난 제비꽃이 대견하다. 야생이 제일이다.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낸 겨울의 승리자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겨울 대전 현충원 두 풍경 한파가 몰아쳐 바람이 찼으나, 하늘빛이 너무 고와, 밖에 나갔다가 산책할 요량으로 현충원에 들렀었다. 날씨가 추운 탓으로 인적마저 끊긴 듯, 걷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준비 없이 나갔던 탓에 휴대폰으로 몇 장 찍어 보았다. 청명한 하늘이었다. 구름 하나 없이 파랗던 하늘이 밤사이 구름으로 덮였다. 아침부터 눈이 내린다. 날씨가 어제보다 조금 풀렸다. 산책나왔던 차에 현충원에 들렀다. 인적은 끊어지고 까마귀 소리만이 감돌았다. 어쩌다 승용차들이 바퀴자국을 남기며 넓은 현충로를 지나갔다. 유일하게 삼각대까지 준비하고 나온 아저씨를 만난 게 전부였다.
오월의 꽃 집 가까운 숲 속에 들어서자 달콤한 아카시아 향이 코를 찔렀다. 꽃향기를 따라 숲 사이를 해쳐 주위를 바라보니 곳곳에 탐스럽게 핀 하얀 아카시아꽃이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달렸다. 어린 시절 국민학교 저학년 때, 할아버지 도움으로 아카시아 씨를 채취해서 학교로 가져갔던 기억이 아스라이 떠올랐다. 5월이 되면 우리나라 산을 하얗게 물들이는 아카시아꽃, 본디 번식력이 강하기도하지만 산림녹화에 급했던 1960년대 초엔 어린애들 노동력까지 동원해서 씨앗을 채취하여 전국에 뿌렸다. 그덕에 벌거숭이 붉은 산들이 몇 십년만에 푸른 산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요즘엔 아파트를 짓느라고 푸른 산을 파헤쳐 위험천만한 벼랑을 만들고 그옆에 주택들이 들어서는 난개발이 한창이니 격세지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땐 학교 숙제가 파리 ..
봄동네 산책 처음 파란에서 블로그를 시작할 때가 좋았던 것 같다. 이따금 파란 우체부가 방문해주기도 해서 나름 비슷한 취향의 블로거들과 교류할 수도 있었으나, 파란이 폐쇄되어 닉네임도 쓰지못해 개명까지 하면서 티스토리로 갈아탄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처음 이곳으로 옮겨왔을 때는 사진을 크게 게재할 수 있어서 나름 만족했으나, 파란의 운영 방식과 달라 실망도 컸다. 그러던 중 금년 3월 말일에 느닷없이 운영자 멋대로 제한적인 스킨을 적용시켰다. 고작 적용할 수 있는 스킨도 달랑 몇 개뿐이어서 원망스럽다.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으면, 폼나게 만들어 쓰련만 겨우 사진과 글을 업로드하는 정도인 대중들에게 전문가적 수준을 요구하는 횡포가 대단하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던 티 에디션도 일방적으로 없애버리고... ..
봄소식 주변 지인들이 하나 둘 확진되어 자가격리 중이라는 소식들을 전해 왔다. 점점 코로나 포위망이 옥죄어 들고 있다. 하루하루 세계 최고의 확진자 수를 기록한다며 언론들은 언제나 하나같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 미국에선 오미크론의 하위 종인 새로운 변이가 나타났단다. 이 시국에 평화로운 남의 나라 쳐들어가 민가를 폭격하여 죄 없는 시민들을 살상하는 정신병자 독재자까지 납시었다. 어제는 눈과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안개가 끼고 날이 흐렸다. 한적한 길을 걷는 도중에 바람이 차가워 마스크 속 코끝에 콧물이 맺혔다. 문득 뒷 공원에서 노랗게 핀 산수유를 바라보곤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음을 느꼈다. 앞뜰 양지 녘엔 보랏빛 제비꽃들이 언 땅을 비집고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홍매화도 피기 시작하고, 명자나무도 꽃망울이..
기흥 호수 둘레길 이따금 기흥호수 둘레길을 걷는다. 금년초에 서쪽 둘레길을 완공하고, 들어가는 초입에 작은 주차장까지 만들어 놓았다. 걷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여러 상념에 잠기며 호젓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지난 시월에 갔을 땐 남쪽 제방으로 가는 끝자락 부근에 나무다리 공사를 하더니, 그것도 완공이 되었다. 덕분에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덜었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제방 끝까지 걸어갔다 되돌아왔다. 빠른 걸음으로 약 8000보 정도... 가을의 끝자락에 떨어져 내리는 참나무 잎새들을 바라보며 코로나 시대에 시들어 가는 무상감을 느꼈다. 남쪽 제방 끝에서 바라보는 풍경 본디 농업용수를 쓰기 위한 저수지였으나, 논들이 사라져 버린 지금, 저수지 물든 기흥 반도체 공장의 공업용수로 사용되는 것 같다. 정면..
가을 산책 금년 가을은 유달리 짧게 지나는 것 같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들이 흩날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져 뒹굴며 날아간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길이 미끄럽다. 행여 넘어질까 조심스레 걸음을 옮긴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동네를 한 바퀴 걸으며 시간이 지나가는 소리를 바라본다. 모든 것이 어설프게 지나간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삶의 여정도 뒤죽박죽 굴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이터에선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놀이터가 코로나 이전처럼 붐비진 않아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하다. 문득 외국인이 다가온다. 피부색과 상관없이 나도 모르게 긴장하며 한 발짝 떨어져 걷는다. 이런 것이 이른바 인종차별일까. 동네를 한 바퀴 돌아 집에 들어와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며 별 의미도 없는 하루..
벚꽃 시대 동네 곳곳에 벚꽃이 만개했다.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인적 뜸한 길가에서 몇 장면으로 본격적인 봄날을 기념했다. 명자나무 꽃도 따라 활짝 피었다.
봄꽃 어느 사이 봄이 왔다. 코로나가 극성을 떨어도 계절은 어김없이 순환한다. 발코니의 동백은 꽃피운지 이미 오래다. 매화꽃도 산수유도 활짝 피었다. 인간들만 바이러스 때문에 움추려 산다. 내년 봄에는 마음껏 호흡하며 봄꽃들을 마주할 수 있을런지...
눈오는 밤 오후부터 날씨가 흐려지는 듯싶더니 어둠이 내려앉자 함박눈이 평평 쏟아졌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창문을 커튼으로 꽁꽁 싸 막은 탓에 아무 기척도 몰랐었다. 뉴스를 보고서야 뒷발코니로 나가 창문을 열었더니, 눈발이 사정없이 몰아치고 지상엔 벌써 흰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눈 쌓인 도로엔 자동차들이 엉금엉금 기어 다니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도 나가지 못하던 차에 모처럼 보는 진풍경에 별다른 세상을 보는 듯했지만, 빙판이 돼버린 도로를 보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은 뻔한 일이었다. 찬 바람을 타고 날리는 눈발이 발코니 안으로 들어왔으나, 한동안 눈 내리는 진풍경을 넋 잃고 바라보았다. 하얗게 순백색으로 변해가는 대지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다 외출할 때, 길가에서 마주치는 ..
비오는 가을 풍경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물먹은 가을 이파리들이 선홍색 빛깔을 토해내고 있었다.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한 이파리들은 힘없이 떨어져 길바닥에 뒹굴었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세월이 어찌 지났는지 모를 정도인데 계절은 무심하게 가을을 지나가고 있었다. 한 해가 지나가고, 그만큼 세월의 무게를 짊어진다. 내년에는 바이러스 없는 세상에서 마음껏 숨 쉴 수 있을는지...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봄 볕이 따스하지만, 마음대로 밖에 나가지 못하니 답답하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온 세상이 혼돈 상태가 되었다. 잠깐 바람 쐬러 뒷 공원에 나갔더니, 산수유와 홍매화가 만발했다. 살구나무도 꽃망울을 맺어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고... 싸스, 신종 플루, 메르스 때보다 전파력이 강해서 공포감마저 든다. 전염병 때문에 모든 학교까지 휴교시키는 건 처음 겪는 일이다. 그야말로 봄이 왔으나 봄이 아니다. 제발 이 사태가 빨리 끝나길...... 발코니 작은 화분에서 사시사철 꽃을 피우는 제라늄, 십 년은 족히 넘었을 것 같은데, 죽지도 않고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다. 봄의 전령사 산수유 꽃 홍매화 냉이꽃 앞뜰 양지쪽에 제비꽃도 피기 시작했다. 춘래불사춘(
가을 현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