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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모처럼 맑은 날, 바람도 없다. 흐드러진 살구꽃잎이 눈꽃잎처럼 하나 둘 떨어지고 있다. 꽃이 지기 전에 하나쯤은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뜰앞으로 내려갔다. 살구나무에서 꿀을 빨던 찍박구리는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거닐며 이웃 아파트 정원까지 갔다가 옆산자락에 있는 절에 들렸다. 스님들이 부지런하시기도 했다. 벌써 초파일 연등을 내걸렸다. 멀리서 보는 연등 색깔이 곱기도 했다. 연등 숫자에 따라 절의 빈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 말을 들은 이후부터 연등을 볼 때마다 연등이 세속적인 지폐로 보이니 속세의 눈이 삐뚤어져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이제 따스한 봄기운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오늘처럼 맑고 포근한 날들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살구꽃

 

공원에 핀 명자꽃

 

홍매화

 

벚꽃이 망울져 터지기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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