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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조선 선비들의 안식처, 소쇄원

 조선 중종 때 개혁 정치를 펼치던 조광조의 급진적인 정책이 반발을 사게 되어 조광조는 화순 능주로 귀향을 가게 되자 그의 제자였던 양산보는 이곳으로 낙향하여 더 이상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10여 년에 걸쳐 소쇄원을 꾸미는데 이곳에 머물며 자연을 감상하고 사람 만나기를 즐겼다고 한다. 이곳을 드나든 사람은 송순, 정철, 송시열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조선 중기 문인들로 가사 문학의 대가들이다.

 

  입구부터 대숲이 시원하게 우거져 있었고, 소쇄원을 가로지르고 있는 작은 천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제월당, 광풍각이 있다. 계곡 옆 정자인 광풍각은 ‘침계문방’이라 하여 머리맡에서 계곡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선비의 방이라 이름 붙은 곳이다.

 

  소쇄원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제월당은 ‘비 갠 뒤 하늘의 맑은 달’을 뜻하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건물로 주인이 거처하며 조용히 독서를 즐기던 곳이다. 한눈에 돋보이는 아름다움이 없어 이름만 듣고 찾아왔다면 실망할 수 있겠다. 하지만 건물 마루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며 잠시라도 계류의 물소리를 들어보니, 자연 위에 편안하게 놓인 건물들과 조경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국의 정원, 우리나라 전통 정원은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궁원과 향원, 민간정원으로 나눌 수 있고, 정원의 성격에 따라 별서정원, 산수정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창덕궁의 후원이 대표적인 궁원이라면 남원 광한루는 지방관리들이 조성한 향원이다. 별서정원은 선비가 낙향을 하여 꾸민 정원을 의미하는데 보길도 윤선도의 세연정, 이곳 소쇄원 등이 대표적이다. 산수정원은 자연을 감상하기 위하여 만든 정자로 관동팔경의 정자를 생각하면 되겠다.

 

 머리맡에서 계곡의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선비의 방이라 이름 지워진 광풍각이다. 목재는 한국산 소나무로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고 나뭇결이 드러나 더욱 아름다운 문양을 나타낸단다. 일본 건축물의 목재는 대부분 참나무라고 문화해설사가 전했다.

 

 

 

 

 

광풍각 위의 제월당. 소쇄원에서 제일 높은 곳이다. 제월당의 의미는 '비 갠 뒤 하늘의 맑은 달’을 뜻하며 주인이 거처하며 조용히 독서를 즐기던 곳이다

 

제월당 아래 광풍각

 

광풍각에서 바라본 계곡

 

 

제월당과 광풍각

 

광풍각

 

소쇄원 입구

 

소쇄원 주차장에 있는 안내판

 

우리나라 선비들의 전통 정원으로 이름이 나서인지 중국 관광객들이 의외로 많았다. 전체적으로 수려하진 않지만 자연을 최대한 이용해서 선비의 소박한 삶을 추구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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