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220) 썸네일형 리스트형 청양의 명소, 천장호 출렁다리 천장호로 출발하기 직전에 속보로 전해진 무안공항의 여객기 추락 참사 소식을 들었다.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국내 항공기 참사 사고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확률적으로 항공기 사고가 자동차보다 안전하다지만 하늘을 나는 쇳덩이가 추락하면 그야말로 대책이 있을 수 없다. 어쩌다 비행기를 탔을 땐 비좁은 좌석에서 불편을 감내하며 지상에 착륙을 한 뒤에야 비로소 안심이 되곤 했다. 사고소식처럼 날씨가 음산하게 흐려지고 눈발도 조금 비쳤다. 천장호 출렁다리 입구엔 주차장이 여럿이었는데, 대부분 만차여서 어쩔 수 없이 자리가 비어있는 대형 주차장에 차를 댔다. 주말인 탓인지 난장처럼 사람들이 붐볐다. 뛰어난 명승지도 아니건만 사람들이 붐비는 것이 놀랍다. 하기야 생소한 이곳에 내가 구경거리 찾아왔으니 그들과 동류이겠지만.... 새 개의 가마솥탕을 휘돌아 떨어지는 삼부연 폭포 목적지인 한탄강 주성절리길 입구 드르니에 가기 전에 인근에 있는 삼부연 폭포에 들렸다. 정오가 가까웠음에도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온몸이 으스스 떨려왔다. 폭포 위쪽 용화터널 위에 주차장이 새로 마련되어, 그곳에 차를 세워 두고 보행자용 터널로 폭포까지 내려왔다. 터널 안을 지날 때 차갑고 음산한 바람이 불어 한겨울 한기를 고스란히 몸으로 받았다. 폭포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폭포가 있는 골짜기 그늘과 폭포 위 양지의 명암차이가 너무 커서,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늘에 초점을 맞추고 찍으면, 햇빛을 받는 양지쪽 풍경이 하얗게 날아갔다. 반셔터를 이용해 몇 컷 찍었지만 마찬가지였다. 핸드폰을 꺼내 광각으로 찍었더니 양지와 음지가 선명하게 살아나 보기에 좋았다. 그러나 핸드폰 사진엔 깊이가 없고.. 용암이 흘러 만든 협곡,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추워진 날씨덕에 하늘이 쾌청했다. 부지런히 배낭을 챙겨 강원도 철원으로 떠났다. 2021년 개장한 한탄강주상절리길을 비롯해, 주변의 명소를 돌아볼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서울 순환도로에서 차가 엄청 막혔다. 순환도로를 지나 토평 TG를 나갈 무렵 우회전 길에서 승용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앞을 스쳐 지나갔다. 자칫 대형 사고가 날 뻔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난폭 운전자, 음주 운전자들이 늘어간다. 조심 운전을 함에도 점점 운전이 힘들어진다. 내비의 도움을 받으며 포천 고속도로를 타고 신북 톨게이트까지 막힘없이 달려갔다. 신철원에 접어들어 삼부연 폭포를 들려 신철원 읍내로 나오니 어느새 열두 시가 넘었다. 식당을 수소문해서 국.. 나뭇잎은 떨어지고... 가을 국립 세종 수목원 가을 바깥 바람이 찼다. 구름 많은 하늘 탓에 햇빛과 숨바꼭질하듯 명암이 오갔다. 무더웠던 지난여름의 열기 때문인지 나무들의 생육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이파리가 다 떨어진 나무들이 많았다. 넓은 수목원을 산책 삼아 거닐며 모처럼 다양한 수목들을 보고 즐길 수 있었다. 온실 속에서 말로만 듣던 풍란을 보고 놀랐다. 난초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어린 시절에 벌써 멸종되어 간다는 풍란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에 감격했다. 사라져 가는 생물의 종을 지킨다는 것에 감사했다. 다양한 나무와 꽃을 보고 안내문을 읽고 기억하려 했지만 스치고 지나가면 그만이었다. 망가져가는 기억력을 회복하기엔 벌써 늦었다. 사람을 봐도 이름이 깜빡깜빡 떠오르지 않는 괴이한 현상이 이젠 놀랍지도 않다. 유한한 생명력에.. 공주 금강변과 미르섬, 공산성 미디어 아트 축제 공주에서는 공산성 축제가 한창 열리는 중이다. 9월 13일부터 10월 10일까지 공산성을 중심으로 수변 공원, 미르섬, 금강, 공산성 등에서 공주 문화제가 열린다. "2024 공산성 미디어 아트"가 축제의 타이틀이라 곳곳에 LED등과 대형 스크린들을 설치했다. '미디어 아트'축제라 야간에 집중된 탓에 한낮에 들린 나로서는 그저 변죽만 울리고 스쳐 지날 수밖에. 수변공원 넓은 4개의 주차장이 모두 만차일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수변공원에서는 주로 토속 농공산품들을 판매하고 있었고, 야와 대형 공연장과 시름장, 먹거리 장터들이 설치되어 난장을 이루었다. 수변공원을 지나 미르섬으로 가려니 입장료를 받았다. 일반인 7000원, 가격이 비싸다. 작년까지만 해도 무료로 건너 다니던 곳이었는데, 축제 기간임에도 .. 춘향이 일편단심 사랑을 엮은 남원시 광한루 그동안 광한루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으라. 주차장부터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까만 흑룡 주변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분수부터 생소했다. 분수 뒤의 담장에는 일월오봉도가 그려지고 그 앞에 춘향이와 이몽룡의 동상이 서있었다. 흑룡과 일월오봉도 춘향과 몽룡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곰곰 생각해 봐도 쉽게 연상되는 것이 없다. 설치한 사람의 의도는 분명할 텐데... 광한루 안에는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눈 익은 오작교와 광한루, 삼산산을 상징한 연못 안의 섬과 그 주변을 천천히 걸었다. 광한루 주차장의 분수 일월오봉도처럼 그려진 담장 앞에 선 이몽룡과 성춘향, 춘향의 표정이 앵돌아진 듯하다. 혹시 이별할 때 한 장면은 아닐까. 일월오봉도는 궁궐 안 임금이 앉는 용상 뒤에 병풍처럼 쓰이는그림인데 생뚱맞아 어울려 .. 옥천 읍내 풍경 우리나라 시인 중 시어의 정제가 가장 뛰어나고 아름다웠다는 정지용 시인이 태어난 곳이 옥천이다. 시 향수의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 바로 옥천의 옛 풍경이다. 얼룩빼기 황소는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젖소로 오해했으나, 우리나라 토종소인 칡소를 가리키는 말이다. 정지용 시인은 이화 여전 교수로 재직하다가 6 25 전쟁 때 납북되어 어떻게 죽었는지 그 종적을 알 수 없다. 한국전쟁이 예술계에 끼친 비극이다. 아름다운 예술도 정치적 억압 아래에서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는 나약한 존재가 되고 만다. 아름다운 그의 언어들도 해방 이후 불온도서로 묶여있다가 88 올림픽 이후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해금되어, 세상 밖으로 다시 나와 햇볕을 볼 수 .. 옥천 부소담악 추소정 부소담악은 대청댐을 건설하면서 마을이 수몰되고 댐 위에 있는 많은 야산들도 물에 잠기게 되면서 생겨난 곳이다. 이곳은 기암절벽의 700여 m 산줄기가 물에 잠겨 산봉우리 능선들이 호수 위에 떠서 뱀처럼 길게 뻗은 형상이다. 그 모양이 연꽃이 연못에 떠 있고 호수에 바위가 있는 곳이라 하여 부소담악(芙沼潭岳)이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주말 여행지로 선정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이곳을 검색해 보니, 대부분 드론으로 촬영을 한 것들이라 일반 방문자로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이어서 방문이 망설여지기도 했으나, 풍광이 아름답다고 하여 불원천리 머다 않고 찾아 나섰다. 옥천 IC부터는 산길이 험하여 거북이처럼 천천히 굽이를 돌고 돌아 부소담악 입구인 황룡사까지 갔다. 평일임에도 방문객들이 .. 인천 송도 센트럴 파크 1980년대 초반 협궤기차를 타고 수원에서 송도까지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협궤 수인선은 일제 강점기인 1937년에 놓인 사설철도로 수원부터 인천 용현동까지 부설했었다. 주로 경기도 해안지방에서 만든 소금과 더불어 같은 협궤노선이었던 수려선(수원-여주)과 연계하여 경기 동부지방인 여주 이천에서 생산하는 쌀까지 인천항으로 수송해 일본으로 반출하여 식민지를 수탈하는 역할을 했다. 90년대까지 일부 구간이 여객 수송 수단으로 남아 있었던 협궤노선은 그 생명이 끈질기게 이어졌다. 현재 수인선은 수원에서 인천까지 2020년 9월 분당선을 연장하여 완전 개통한 덕에 인천에서 수원을 경유하여 왕십리까지 운행하는 수인분당선으로 경기남부를 가로지르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윗집이 이사 간 후 새로 입주할 사람..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김유정문학촌을 구경하다 춘천 친구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더니, 잠시 후 차를 갖고 찾아 왔다. 예정에도 없었던 돌발여행이라 조용히 춘천역에 가서 시티버스를 타고 투어할 생각이었는데, 고맙게도 친구 덕에 친구차로 호사하며 돌아다녔다. 맛집이라는 곳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막국수 맛은 참으로 종잡을 수 없다. 수년 전 가족여행 와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맛있게 먹었던 곳이어서 주저하지 않고 주문해서 먹었으나, 그때 그 맛이 아니었다. 춘천 사람도 입맛에 맞는 막국수집을 찾기 어렵다. 막국수 맛을 정형화할 수는 없는 것일까. 입맛이 다르니 취향도 각기 다르겠지만, 메밀 막국수의 본고장이라는 춘천에서조차 꾸준한 맛을 보존하지 못한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옛날 중앙국민학교 아래 작고 허름한 막국수집에서부.. 공주 미르섬 공주 공산성 건너편에 있는 미르섬에 가면 많은 꽃들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갔다. 요즘철 계절 꽃이 애매한 시기인가 보다. 화려한 봄꽃들을 심었던 꽃밭이 추수 뒤 밭처럼 그루터기만 남아 허전한 풀밭이 대부분이었다. 베어낸 꽃밭을 가로질러 금강변으로 가는데, 베어내고 남은 꽃줄기 그루터기들이 날카로운 죽창처럼 솟아있어서 제법 위험했다. 꽃이 없는 미르섬에 실망하다가 멀리 철교 아래 꽃밭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아쉬움을 조금 달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꽃들이 혼합된 꽃밭들은 공산성 앞 금강을 가로지르는 철교 너머에 있었다.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이 철교 아래 그늘에 앉아 꽃밭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밀고 있었는데, 내 보기엔 접사할 만한 예쁜 꽃들을 볼 수 없었다. 꽃밭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대전 수운교 도솔천 수운교(水雲敎)는 처음 들어보는 종교이름이었다. "수운교는 동학시조 수운 최제우 천사(水雲 崔濟愚 天師)께서 출룡자(出龍子)로 세상에 다시 나타나시어 수운강생 102년(단기 4256년, 서기 1923년) 10월 15일 개교한 종교이다. 수운교는 불천심일원(佛天心一圓)의 무극대도(無極大道)로서 하늘님을 신앙하며, 유불선(儒佛仙) 합일의 천도와 불천사님을 숭배하여 신성한 도덕 세계인 지상천국 건설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대전시 유성구 추목동 금병산 아래의 용호도량(龍虎道場)에 도솔천을 중심으로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국 각 지방에 지부와 선교소를 두고 있다. 수운교의 교명은 최제우천사의 별호에서 비롯되었다." 수운교는 최제우를 교조로 모시고 유불선을 통합한 동학의 한 교파로 보면 틀림 없겠다. 대전 유성구에 .. 대전 우암사적공원 날씨가 좋아 대전 동구 우암사적공원에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사적공원 안에 동구 아줌마 아저씨들이 집결하여 관광여행을 떠나는 모양이었다.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 난장을 이루었다. 한참 후 구청장과 의원들이 나와서 인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뭔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들이 떠나자 시끄럽던 주변이 고요한 정적 속에 빠져 들었다. 찾는 사람도 거의 없어 호젓하게 나홀로 사적공원 안을 완상할 수 있었다. 우암사적공원은 조선 후기 대유학자인 우암 송시열(1607~1689)이 학문을 닦던 곳으로 대전시에서 1991년부터 1997년까지 1만 6천여 평에 장판각, 유물관, 서원 등의 건물을 재현하여 1998년 4월 17일 사적공원을 개장했다. 우암 송시열은 사계 김장생의 문하생으로 서인을 대표하는.. 논산시 노성 궐리사 작년에 황산성을 찾은데 이어 노성산성을 찾아가기로 했다. 노성산성 들어가는 길목에 궐리사가 있어서 잠시 들렸다. 궐리사는 공자가 태어난 궐리에서 유래하여, 우리나라에는 경기도 오산 궐리사와 충남 논산의 노성 궐리사가 있다. 이곳은 오산 궐리사보다 규모가 작았으나 자물쇠로 문을 걸어 잠궈서 밖에서 볼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문화재 보존 점검팀이란 사람들이 와서 측문을 열고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던 그 직원이 무슨 자격으로 들어왔냐며 따지듯 물었다. 관람하러 들어왔다니까, 이곳은 개인의 소유이기 때문에 자신은 관리인의 허락을 받고 들어왔고 허락을 받지 않은 나는 나가야 된다는 것이었다. 개명된 세상에 무슨 비밀 장소도 아니고 공자를 모셨다는 사당에 일반인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것이 .. 강경 성 김대건 신부 첫 사목 성지 예전에 익산 나바위 성당에 간 적이 있었다. 중국 상해 김가항 성당에서 1845년 8월17일 신부 서품을 받은 성 김대건 신부님이 제주도를 경유하여 서해안을 따라 익산 나바위에 상륙하여 시목활동을 하셔서 그곳을 성지로 삼았다. 그런데, 이곳 강경에서는 성 김대건 신부님이 상륙한 곳이 강경포구 연안이라는 것이다. 1845년 10월 12일 조선교구장 페레올 주교와 다블리 주교, 조선인 교우 11명이 강경에 상륙하여 교우 교우 구순오의 집에 한달여 머물며 고국에서 첫 사목활동을 하셨다고 한다. 내 소견으로는 익산 나바위 착지처와 강경 사목지는 불과 약4km 거리에 있어서 정확한 고증이 어려워 보인다. 성 김대건 신부는 1946년 9월 16일 새남터에서 26세의 젊은 나이에 순교하였다. 성 김대건 신부님의 첫 .. 강경 옥녀봉 주변 사방이 두루 트인 평야의 한가운데 금강변에 자리한 강경은 예로부터 바다와 연결된 내륙의 포구로 천혜의 땅으로 짐작된다. 옥녀봉은 강경포구 옆에 위치한 동산의 봉우리여서 봉우리 정상에 봉수대가 있었다. 옥녀봉을 둘러싸고 옛날 최초 침례교회터와 박범신 문학관,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의 첫 상륙지를 기념하는 라파엘호가 전시되어 있었다. 김대건 신부의 첫 상륙지가 익산 나바위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에선 익산나바위가 아니라 라파엘호를 타고 강경 포구로 상륙하여 첫 시목활동을 했다고 기록하고 이를 기념하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옥녀봉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 침례교회당터 침례교회 위에 있는 정자, 송재정 정자 위에 옥녀봉 표지석과 봉수대 옥녀봉 아래로 흐르는 금강, 강 건너편은 부여땅이다. 해지는 .. 강경 기행, 황산 전망대 주변 돌아 보기 처음 가보는 곳이라 전혀 지리를 몰라 생각나는 대로 쏘다녔다. 작은 시골 동네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볼거리가 많았다. 강경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보려면 황산 전망대에 올라야 된다는 말을 듣고 전망대를 찾았다. 전망대는 강경에서 부여를 건너는 다리 부근에 있었다. 죽림서원 옆 공용주차장에 차를 두고 금강 제방 위로 걸어 전망대로 갔다. 전망대 아래에는 박범신 문학비가 있었다. 박범신이 강경 출신임을 이곳에 와서야 알았다. 선박 모양의 강경젓갈전시장, 모양은 그럴싸했지만 폐업 중이었다. 박범신 문학비 - 유감스럽게 아직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전망대 오르는 계단 전망대 내부 나선형 계단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전망대 창에 구멍을 뚫어 개폐식으로 카메라창을 별도로 만들어 두었다. 덕분에 깨끗한 사진을.. 국립 세종수목원 지난겨울 방문했다가 휴관일이어서 관람하지 못했던 수목원이었다. 구름이 많고 바람이 세게 불어 야외활동하기에는 그리 썩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중춘이라 계절 꽃들이 많았다. 꽃들의 식재 방법이 일반 수목원과 조금 다른 듯했다. 군락지를 이룬 곳이 드물었고 대부분 산책길 주변에 꽃을 식재하고 있었다. 국립 수목원이라 일반 민간 수목원보다 넓고 전통 정자와 크고 작은 한옥 정원들이 많아 스케일이 컸다. 온실도 두 곳에 있어서 아기자기한 맛과 웅장한 멋이 있었고, 부지가 광활하여 볼거리가 많았다. 아쉬운 것은 다소 산만해 보인다는 것. 수목원 입구 인적이 드문 오른쪽부터 시작하여 대온실까지 한 바퀴 돌기로 동선을 정했다. 인도네시아산 아카시아 나무뿌리, 거대한 조형물 같아 보였다. 분재원, 분재에 관심이 없었으.. 세종시 금강보행교 아침에 흐렸던 날씨가 오전 늦게 푸른 하늘을 보였다. 지난겨울에 갔었던 세종 금강보행교에 미련이 남아 차를 달려 그곳에 갔다. 겨울철엔 낙상방지를 위해 전망대를 폐쇄했었기 때문에 원형 다리를 한눈에 보지 못했었다. 하늘은 푸르렀으나 구름이 많았고, 강가여서 바람이 더 차갑게 불었다. 계단으로 올라가 원형다리를 내려다보며 몇 컷 사진을 찍었다. 평일이라 산책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한적하게 보행교를 한 바퀴 돌아 나왔다. 겨울철과 다른 봄 풍경이라지만 다리 위에서 보는 경치라 특별하게 다른 것은 없었다. 다만 막혔던 전망대에 올라 보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아래에서 본 전망대 전망대 오르는 계단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금강 남쪽의 세종시와 보행교 인조 나무 원형 다리 곳곳에 있는 쉼터. 원형다리 동북.. 세종 금강보행교 세종 금강보행교는 세종 호수공원 가까이 있었다. 위치를 몰라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물었다. 호수공원에서 도보로 가기엔 거리가 제법 멀어 차를 타고 보행교 북주차장으로 갔다. 금강 보행교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나뉜 세종시를 잇는 원형 다리이다. 이 다리는 복층구조로 아래층은 자전거 전용도로였고, 위층이 보행자 전용도로였다. 북주차장에서 접근하는 전망대는 동절기에는 폐쇄하여 출입을 막고 있었다. 전망대에 오르면 원형다리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날씨도 춥고 해도 저물고 있어서 원형다리를 한 바퀴를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따뜻한 날 호수공원과 수목원, 그리고 원형다리인 보행교를 다시 봐야 할 것 같다. 북주차장 가까이 있는 전망대 전망대 계단 아래 나무 조형물인 '뿌리 깊은 나무.. 세종 호수공원 잔뜩 찌푸린 설날 오후, 바람까지 차가워 추운 날씨였다. 세종시 호수 공원 한 바퀴 둘레길을 걸었다. 작년보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여기저기 빨간 띠로 금줄을 둘렀다. 행여 비탈에서 미끄러져 호수에 빠질까 염려해서 쳐놓은 금줄인데, 보기에 흉했다. 넓은 호숫가를 한 바퀴 돌며 산책하듯 천천히 걸었다. 겨울은 역시 쓸쓸한 계절이다. 호숫가에 얼어붙은 얼음을 보며 회색빛 하늘과 앙상한 나목들과 누런 들풀들에 머릿속에서나마 푸른 봄날의 색깔들을 입혀 보았다. 봄날, 푸른빛이 감돌 때, 다시 찾아 둘레길을 걷고 싶다. 영동 월류정 모처럼 겨울 햇살이 따가웠다. 며칠 동안 극성부리던 미세먼지가 걷히자 드러난 맑고 파란 하늘이 몹시 고왔다. 하늘빛 따라 찾아간 곳이 충북 영동군 황간에 있는 월류정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던가. 아름다워 보이는 정자에 오르려 했으나 정자 앞을 쇠사슬 금줄과 철책이 막고 있어서 되돌아 내려왔다.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으로 만족할 수밖에... 지자체에서 월류정 앞에 나무 데크를 깔고 조형물을 세우는 등 정성을 들였으나 정작 보고 싶은 정자는 낡아서 올라갈 수 없으니, 주객이 바뀐 격이었다. 이쯤 되면 빛 좋은 개살구란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이겠다. 자고로 한옥은 사람의 손때가 타야 오래가는 법이다. 세트장처럼 낡은 정자에 단청만 곱게 입혀 멀리서만 바라보라니 고장 난 벽시계를 바라보라는 것과 다를 바 .. 주인 없는 청와대 나들이 길 건너 청와대 쪽 도로에서 신무문을 바라보는 것은 난생처음 있는 일이다.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하다 못해 동사무소 직원 한 명도 연줄 없는 내가 그 서슬 퍼렇던 청와대 안을 한가로이 거닌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80년대 잠시 삼청동에 적을 둔 적이 있었는데, 경복궁에서 삼청동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부터 지나다닐 때, 경찰들이 부리부리한 눈으로 째려보고 있어서 노심초사 조심조심 걸어 다녔었다. 그뿐이었던가.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남산 서울타워 전망대에서 청와대 쪽으로 사진도 찍지 못하게 했고, 삼청동에선 집집마다 호구조사까지 시키며 자기 생명을 철저하게 보존했다. 박정희 대통 땐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 부근에서도 청와대 쪽으로는 눈길도 돌리지 못할 정도로 지엄하고.. 해저터널로 가는 꽃지 해변 차박 1박 2일 보령과 원산도 사이 해저터널은 2012년 4월 착공하여 2019년 6월 관통한 후, 작년 12월 1일에 개통했다. 평소 궁금했던 곳이라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이 터널을 통과하여 안면도 꽃지 해변에서 가족과 함께 하룻밤 차박을 하고 돌아왔다. 보령 해저터널은 총길이 6,927m로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며, 도로 해저터널로는 세계에서 5번째로 길다고 한다. 이 터널은 77번 국도의 연장선으로서 최저 수심 80m에 전액 국비로 시공되어 거가 해저터널과 달리 전구간 무료였다. 터널 안에 결로 현상이 생겨 도로가 젖은 상태라고 뉴스에서 들었는데, 보도와는 달리,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터널 안 도로 전체가 바짝 말라 차량 운행에 전혀 이상 없었다. 원산도 가는 보령 해저 터널 입구 해저터널 안 원산도에서 안면도로..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는 2021년 10월에 완공을 했는데, 길이 600m 넓이 2.2m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길단다. 논산의 명물이라는 소문에 건너 보았다. 예전에 갔던 예당호 출렁다리는 높이도 높고 현수교 주탑의 높이도 대단해서 전망대에 올라가 시원한 전망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탑정호 출렁다리 현수교는 높지 않은 두 개의 주탑이 설치되고 가운데 받침 기둥이 있어서 비교적 안정화되어 출렁거리지도 않아 스릴감이 덜 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저수지와 산간 계곡에는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걸어 놓은 출렁다리로 몸살을 앓을 듯하다. 또 산과 바다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관광자원화 한다는데, 후손에게 물려줄 귀중한 자연을 얄팍한 상술로 망가뜨리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는 환경단체에서 극구.. 대전 한밭식물원 날씨가 화창한 탓에 대전 갑천에 있는 한밭 식물원으로 나들이 나갔다. 식물원은 넓은 대지에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동쪽 정원과 서쪽 정원으로 꾸며져 있었다. 식물원 남쪽에는 예술의 전당과 미술관이 있어서 대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고즈넉하고도 다채로웠다. 공휴일 오전이라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좋았다. 중앙 광장에서 가족용 3인승 자전거를 빌려 타고 30분여를 돌아다녔다. 정원을 다닐 수 있는 줄 알고 대여했으나, 중앙광장과 엑스포 다리에서만 탈 수 있었다. 자전거 주행 중 지갑을 분실하는 사고가 났다. 아들 뒷주머니에 넣었던 지갑이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는 바람에 떨어진 모양이었다. 일단 안내소에 신고를 하고, 카드사에 연락해 카드 분실신고를 했다. 그리고 자전거 주행로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바닥을 훑.. 화성시 궁평항 완연한 봄날씨였다. 하늘도 쾌청해서 봄기운에 마음이 들떠서 화성시 매향리 바다로 나갔다. 때마침 만조시간이어서 해안가에 서해 흙탕물이 넘실대며 밀려들고 있었다. 게다가 차가운 해풍이 불어와 오래 서 있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인적도 끊긴 부두 방파제 끝에서 망둥어 낚시하는 사람 서네 명이 웅크리고 앉아 차가운 해풍에도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산책하러 나온 나와 즐거움의 차이가 너무 나서, 자리를 옮겨 인근 궁평항으로 이동하고 말았다. 역시 궁평항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인적이 드문 것이 차라리 나았다. 일일 확진자 20만이 넘는다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에 인적이 뜸한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주변 아는 사람들도 오미크론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중 어떤 이는 보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 세종시 호수공원 코로나로 두문불출하다 대전에 갔다가 모처럼 바람 쐬러 원족 간 곳이 세종시 호수공원이었다. 2013년 세종 정부청사 서편 금강변에 조성한 세종시민을 위한 수변공원이다. 인공 호수 공원답게 갖가지 조형물과 쉼터들이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겨울철 날씨가 쌀쌀한 탓에 나들이객들이 별로 없어 다행이었다. 공원 제1주차장에 차를 두고 천천히 공원 주변을 한 바퀴 걸어서 돌아 나왔다. 총 소요 걸음수가 7000보 정도로 그리 넓은 호수는 아니었다. 노무현 대통령 공약으로 만들어진 세종시, 장차 국회의사당이 이곳으로 옮겨지면 진정한 행정수도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날, 관습헌법 운운하며, 수도 서울을 옮길 수 없다던 헌법재판소 판사의 판결이 눈앞에 오르내린다. 가진 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기가 그리 쉬운 일은..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