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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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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월화원의 봄 모처럼 수원시청 부근에 일이 있어 겸해서 인근 월화원을 다녀왔다. 봄기운이 완연했다. 목련꽃은 이미 흐드러지고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아직 나뭇잎이 여려서 철책과 부근의 고층 빌딩들이 내비쳐 숲이 우거진 여름보다 운치가 덜 했다. 조성한 지 오래된 탓에 바닥의 블록들이 깨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특례시라며 시장은 언론 플레이는 곧잘 하더만, 시내 보도와 공원 정비는 엉망이다. 특례시가 되어서 전보다 나아진 것은 내 보기에 하나도 없다.     월화원은 2006년 중국 광둥성과 경기도의 우호교류 협력으로 수원 인계동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뒤 효원공원 안에 개장한 중국식 정원이다. 중국 광동식이라 중국 남부의 건축양식과 전통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국 남쪽 건물의 특징인 하늘로 치솟은 지붕의 처마가 이채롭..
칼바람 부는 입춘날, 화성 창룡문(동문)에서 장안문(북문)까지 세월이 하수상하니 가벼운 외출도 버거운 일상이 되었다. 설날 연휴엔 웬 눈이 그리 내리던지, 산책 삼아 걷던 동네길도 눈 쌓여 빙판길이 되어 동네 나들이조차 용이하지 않다. 다행히 며칠간 날씨가 따뜻해 양지녘엔 눈이 녹았는데, 음지엔 여전히 빙판길이다. 날씨가 따뜻하면 스모그가 극성이다. 희뿌연 하늘 아래 왕래하는 자동차 매연가스에 코가 따가웠다.  입춘날 아침 커튼을 제쳤더니, 하늘이 푸르다. 모처럼 외출준비를 하고 현관 밖에 나오자 매서운 칼바람이 큰 소리를 내며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도로 들어가려다가 내친 김에 차를 타고 수원화성에 나갔다.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 소리가 대단하다. 날이 추운 탓에 성곽길을 걷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나 홀로 동일치부터 연무대를 거쳐 방화수류정을 지나 장안문까지 ..
눈 폭탄 맞은 듯, 폭설 내린 수원 화성 115년 만에 폭설이 내렸다는 27일, 다음 날인 28일 오전, 화성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렸는데 광역버스 이외 시내 버스 노선이 결행되었다. 이틀 지나 29일에는 밤새 날씨가 추워져 질척거리던 눈길이 빙판길로 변해 있었다. 등산화를 단단히 조여맨 후, 운행을 재개한 버스를 타고 화성 동문인 창룡문으로 갔다. 애석하게 창룡문 주변은 보수공사하느라고 어수선하게 그물 울타리를 둘러치고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대충 얽어놓은 보수 구조물들이 볼썽 사나웠다. 창룡문을 지나 동장대로 불리는 연무대로 이동했다가 화성 성곽을 따라 팔달산 끝자락까지 걸었다.  곳곳에 육중한 나무들이 폭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폭탄 맞은 듯 쓰러져 있었다. 자연재해라 어쩔 수 없지만 곱게 가꿔온 나무들이라 보기에 안타까웠다. 정강..
수원시의 유래, 팔달산 성신사와 정조대왕상, 화서문 주변 오랜만에 수원 팔달산 순환도로를 걸었다.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라는 시조의  구절은 맞는 말이 아닌 듯싶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란 말엔 수긍이 간다. 십 년은 길고 요즘은 오 년 정도로 시간을 줄여야 할 것 같다. 십 년이면 그야말로 상전벽해이다. 20대 일이 엊그제 같이 생생한데, 세월은 무심하다. 옛날의 모습을 반추하며 그 길을 걸었다. 팔달문에서 성벽을 따라 오를 때 중턱에서 만나던 홍난파 노래비는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그의 친일 행적이 거론된 후, 옛날보다 덜 감동스러웠지만 그런대로 반가웠다.   순환로를 따라가다 행궁 뒤 팔달산 약수터 부근에서 강감찬 장군 동상을 찾았으나 볼 수가 없다. 옆 벤치에서 쉬고 있는 노인께 물으니 모..
수원 화성 갈꽃의 계절 장안문에서 성곽 아래길을 통해 화서문으로 이동했다. 장안 공원은 화성축제 준비관계로 여러 가지 기물들이 쌓여 어수선했다. 내 보기에는 축제 준비도 필요하겠지만 화성 보존을 위해 좀 더 힘써야 할 것 같다. 예를 들면 화서문에 걸린 깃발들이 기의 바탕과 깃발 테두리 천이 떨어져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돈 몇 푼 들지 않을 테지만 무관심하다 보니 담당자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여행자의 눈에는 게으른 공직자의 안일함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화서문에서 성벽 아래 조성한 갈꽃의 무리를 보며 팔달산길을 걸어 화성장대에 올랐다. 화성의 제일 높은 곳에서 화성 전역의 군사들을 지휘할 수 있는 화성장대는 언제 보아도 장쾌했다. 화성장대 주변을 돌아보며, 눈 아래 수원시가부터 멀리 관악산까지 조망했다. 장대 안 마루에 한..
수원 화성, 그리고 눈부신 가을 하늘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이지만 금년 여름처럼 더운 적은 없었다. 7월 말부터 9월 추석 때까지 한낮에는 감히 외출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추석 뒤, 큰 비가 내린 후 비로소 기온이 뚝 떨어지고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가을 하늘이 보였다. 기후가 변화무쌍하다. 무더위 덕분에 태풍이 올라오지 못했다는 뉴스가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서늘한 기온에 모처럼 몇 달 동안 처박아 두었던 카메라를 꺼내서 버스를 타고 수원 화성으로 나들이 나갔다. 한 동안 보지 않았던 풍경들이 궁금하기도 했고...  화성의 남문인 팔달문, 화성 전체 구간 중 유일하게 성벽이 끊어진 곳이다. 외적으로부터 성문을 보호하고자 옹성을 둘렀다. 팔달문의 뒷면, 이른바 성안 지역이다. 행궁으로 가는 골목 안의 한 풍경 행궁 주차장 옆 건물과 벽화...
훼손 119년 만에 완전 복원된 화성 행궁 수원시는 일제가 훼손됐던 수원 화성행궁을 119년 만에 완전하게 제 모습으로 복원하여 며칠 전인 4월 24일 일반에 공개했다. 수원 화성 행궁은 1789년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화산 아래 수원읍치에 모시고 새로운 수원읍치를 팔달산 아래로 옮기면서 신축한 수원 화성의 관청으로 쓰였다.  임금의 행차 시 국왕과 수행원들이 사용했던 궁궐로 사용하여 조선시대 지방에 건립했던 행궁 가운데 그 규모가 제일 컸다. 정조대왕은 1789년부터 1800년까지 13차례나 화성 행궁에 머물렀으며, 특히 즉위 20년째 되던 1795년. 정조대왕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하여 이곳에서 회갑연을 차리기도 했다. 화성 행궁은 크게 행궁권역을 중심으로 좌우에 관아권역을 두고 행궁 앞에 군영권역으로 나누어 건립하여 운영하..
꽃보다 화성(華城) 동네마다 영산홍이 곱게 피었다. 바야흐로 철쭉의 계절이다. 영산홍으로 둘러 싸인 방화수류정을 보러 오랜만에 카메라를 메고 화성으로 나갔다. 장안문부터 화홍문, 방화수류정까지 나들이 삼아 걸었다. 장안문 안에서는 걸그룹의 뮤비촬영이 한창이었다. 드론을 동원해서 촬영하는 모습이 신기해서 어깨너머로 한참동안 구경하기도 했다. 방화수류정 앞 용연 주변에 금줄을 둘러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 그 덕에 용연 주변 잔디들이 곱게 보존되어 아름다웠다. 예전엔 탐방객들이 용연 주변 잔디에 자리를 깔고 음식물을 먹는 등 어수선했으나, 이젠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늦었지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자유롭게 왕래하..
화성의 늦가을 바람이 찼다. 비 내린 다음날이라 날씨가 화창하리라 예상했으나, 세고 찬 바람에 하늘은 변화무쌍했다. 어제 비가 덜 내린 모양이다. 스산한 바람에 방문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모처럼 한산한 화성 풍경이었다. 금년 가을엔 단풍잎들이 제 빛깔을 내지 못하고 시들어 곱은 손가락처럼 쪼그라들어 나무에 붙어 떨어지지 못한 채 말라 간다.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으로 나가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까지 성벽을 따라 걸었다. 성벽 아래 희고 눈부신 갈대꽃무리들을 상상했으나, 기운 없는 햇살 탓에 갈꽃의 현실은 빛나지 않았다. 하늘의 색깔도 시선에 따라 달랐다. 대체로 동북쪽 하늘이 맑고 고왔다. 갈숲길을 걸으며 늦가을 한 때를 쓸쓸해 보이는 고성(古城)의 모퉁이에 머물러 있었다. 개인적으로 11월과 12월이 싫다. 낮길이..
정자가 있는 가을 풍경 가을빛이 완연하다. 불볕더위로 땀 흘리던 날이 엊그제인데, 벌써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차다. 나뭇잎 색깔도 점점 빨갛게 물들어 가을의 흥취를 돋우고 있다. 모처럼 숲 사이를 한적하게 걷고 있는데, 느닷없이 전투기 굉음이 가을 하늘을 찢었다. 깜짝 놀라 하늘을 보니 F-15 편대와 공중 조기경보통제기가 북서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시절이 하수상하다. 푸틴이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티나인 무장단체가 공격을 하며 민간인들을 살상하고 인질로 잡았단다. 아름다운 이 가을날에 문득 전쟁의 공포가 머리를 스친다. 우리나라에서 6 25 같은 참혹한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안 될 텐데, 국제정세가 날로 어지러우니 그 불똥이 우리 발등 위에 떨어질까 염려스럽다.
장마 한가운데 수원 화성 이상 기후로 야기되는 장마전선의 국지성 호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 정부 당국과 지자체가 조금 더 재난 방지에 관심을 갖고 노력했더라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을... 자연재해이지만 인재에 가까운 오송 지하도 침수로 많은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예로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가 국가 경영의 제일이었건만 후진국형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면 정부 당국자나 지자체 공무원들이 모두 정신줄을 놓은 듯하다. 제방뚝이 터지고, 지하차도에 물이 유입된다거나, 댐이 넘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지하차도에 강물이 홍수 져서 들어가는데도 차도를 막는 안전요원 하나 없었다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 지하차도 한가운데 자동차 안에서 밀려오는 흙탕물에 숨져간 사람들의 마..
황사 속 화성 풍경 코로나에서 회복되나 싶으니 중국발 황사가 극성을 부린다. 예년보다 일찍 핀 영산홍에 화성에 나갔으나, 하늘이 뿌옇게 황사로 덮였다. 영산홍이 아름다운 방화수류정 앞 용연주변은 보수중으로 흉측하게 비닐 금줄을 둘러 출입하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화성을 보러 일부러 먼 곳에서 온 사람들도 많을 텐데, 실망이 클 것 같다. 내 경우 일부러 찾아간 먼 곳의 여행지에서, 보고 싶었던 대상이 보수공사하고 있을 때 그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보수 공사도 계획적으로 흉하지 않게 하면 좋으련만... 창룡문(화성의 동문)과 동북 공심돈, 그리고 광교산. 창룡문 내성 동북 공심돈(공심돈은 내부에 대포를 거치하여 성밖 적군을 퇴치하기 위한 포루이다.) 연무대 앞 활터. 연무대 연무대 방향 외성 용연 옆에 있는 동북 포..
수원 영흥수목원 수원시 영통동 소재 영흥숲공원 안에 영흥수목원이 5월 개장에 앞서 4월부터 임시개장을 했다. 임시 개장은 하루 3회 인터넷 예약으로 수목원에 들어갈 수 있다. 현장 등록도 가능하다고 해서 1시 30분 2회차에 방문자 센터에서 등록을 하고 들어 갔다. 공원 안에 수목원으로 조성된 부지가 넓어서 왼쪽부터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인공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정겨웠다. 도심에서 깊은 산골 계곡의 물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놀라웠다. 개울 물을 따라 온실에 들어가 꽃과 열대 식물들을 구경한 후, 오른 편의 조경수들과 만든 담장과 연못으로 꾸민 정자들을 보았다. 정자는 옛날 양반집 정원을 연상케 하여 나름 운치 있었다. 산길을 걷는 코스도 있었지만 수목원 건물 앞을 중심으로 식물원, 정자 주변을 보고 나왔다. (4..
화성의 봄과 행궁동 한옥마을 25도까지 치솟던 날씨가 비 온 뒤, 곤두박질쳐서 바람이 쌀쌀하다. 그 덕에 날씨가 맑아 시계가 시원했다. 모처럼 화성에 나가 서늘한 바람을 쐬며, 동쪽 성문인 창룡문에서 북문인 장안문으로 들어가 행궁동 한옥촌을 지나 서문인 화서문까지 걸었다. 바람은 쌀쌀했으나 봄기운이 완연하다. 방화수류정과 수원천변의 수양버들 실가지에 푸른빛이 감돌았다. 오랜만에 들린 행궁동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었다. 장안문 근처에 한옥들이 한두 채 들어서더니, 그 사이 상당히 늘어났다. 주로 시에서 주관하여 한옥들을 지었는데, 점차로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주택을 한옥으로 개축하고 있었다. 과거 심재덕 시장 재임시절, 화성 안의 모든 주택들을 한옥으로 바꾸겠다는 옹골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었다. 예산 문제로 실행되지 못했는데..
수원 영흥 숲 공원 몇 해전부터 산 아래 울타리를 치고 조경 작업을 하더니, 2022년 10월 26일 개장했댄다. 우연히 지나가다 4차선 차도가 뚫려 있어 주변을 산책 삼아 한 바퀴 돌아보았다. 4차선 차도는 공원 안에 짓고 있는 아파트 진입도로였다. 영흥 공원을 조성한다고 야단을 떨더니, 공원 안 중심지와 주변 야산에 산책로를 만들고 민자사업으로 수목원과 아파트 단지를 만들었다. 어찌 보면 시민을 위한 공원이 민간 사업자 배만 불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공원 부지 안에 민간 아파트를 짓게 했는데, 그 아파트 부지 판매한 돈으로 시민의 숲을 만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공원의 절반, 그 중심지에 민자 수목원을 만들고 주차장도 두 군데 만들어 유료화했다. 수목원은 아직 개장을 하지 않았다. 5월에 정식 개장을 한다는..
겨울 광교 호수공원 아침엔 하늘이 뿌옇더니 오후가 되자 맑아졌다. 한파가 조금 물러가자 미세 먼지가 극성인가 보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광교 호수 공원으로 나갔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호수 둘레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 같은 백수야 할 일이 없어 운동삼아 호숫길을 걷는다지만, 젊은이들은 할 일도 많을 텐데... 하늘이 맑아 호숫길을 한 바퀴 돌았다. 카메라를 들고 자연을 담아야 할 것을, 저수지 주변에 세워진 빌딩들만 찍어대곤 말았다. 이따금 드라마 배경으로 이곳 야경이 비치던데, 얼음이 녹으면, 해진 뒤, 호수를 물들이며 더욱 반짝이는 인공의 야경들을 다시 담아봐야 하겠다. 옛날 원천 저수지에 유원지를 만들어 선상 식당들과 아이들 놀이동산이 있던 때와 사뭇 달라진 풍경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얼음이 꽁꽁 얼어붙..
눈내린 수원 화성 한 둘레 어제 오후부터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밤사이 기온이 급강하하여 얼어붙은 눈 때문에 교통대란이 예상됐는데, 아침에 창밖을 보니 자동차들이 제법 속도를 내며 달리고 있었다. 햇빛이 쨍하여 하늘도 푸르렀고, 나뭇가지에 붙은 눈도 추위 탓으로 아직 붙어 있었다. 모처럼 쌓인 눈 풍경을 보려고 카메라를 챙겨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으로 갔다. 큰길은 제설작업으로 눈이 없었지만 이면도로는 얼어붙어 미끄러웠다. 창룡문에서 출발해서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눈 내리는 풍경이라면 더 좋았겠지만 쌓인 눈을 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었다. 성 밖으로 나가 눈 쌓인 성벽 아래를 걸었다. 부지런한 사람들 덕에 이미 대부분 성곽 아래로 길이 나 있었다. 간혹 눈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등산화를 신은 덕에 어렵지 않게 지나갈..
영산홍의 계절, 방화수류정 바야흐로 영산홍의 계절이다. 화사했던 벚꽃들은 변덕스런 봄바람에 꽃보라 지며 눈처럼 떨어져 길모퉁이마다 수북이 쌓이고, 동네 곳곳에 빠알간 영산홍이 피어났다. 영산홍의 계절에 더욱 빛나는 곳, 화성 방화수류정으로 한 걸음에 갔다. 그런데, 방화수류정의 영산홍은 화려한 빛깔을 잃고 있었다. 방문객들이 워낙 많아 시달리고 밟혀서 용연 주위의 꽃나무들이 앓고 있었다. 동네 공원이나 아파트 뜨락의 영산홍보다도 그 화려함이 떨어진다. 시에서 적극적으로 망가지고 훼손된 개체수를 대대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 같다. 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화수류정을 찾아오는 나그네들이 무수한데, 연못가에 듬성듬성 웅덩이가 파이고, 용연 연못에 코로나 방역 마스크가 둥둥 떠다니는 것은 관리가 그만큼 소홀하다는 것일 것이다. 동북포루에서..
걸어서 창룡문에서 화서문까지 일교차가 심한 나날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비염이 극성을 부린다. 알러지가 심해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줄줄 흐른다. 전에는 새벽에 운동을 나갔는데 기온이 떨어진 요즘 아침엔 밖에 나갈 생각도 못한다.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기온이 오르면 비로소 나간다. 병원 처방약도 약 먹을 때, 그때뿐이다. 약을 먹지 않으면 다시 재발되니까 봄가을과 겨울철이 고통스럽다. 나잇살 먹으면서 이목구비가 하나 둘 망가지면서 먹는 약봉지가 늘어가니, 좋아하는 여행할 날도 그리 많이 남지 않은 듯하다. 그나마 코로나 때문에 마음대로 떠나지도 못하지만... 햇살이 중천에 오르자 기온도 올랐다. 섭씨 15 도면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하루 만 보 이상 걷기 시작한 것이 일 년이 되었다. 덕분에 체중이 10kg 정도 빠지고 중성지방..
방화수류정의 봄 동네마다 영산홍이 만발했다. 방화수류정 영산홍은 시기가 좀 늦은 편이다. 이 즈음, 방화수류정이 제일 예쁠 때다. 붉은 영산홍과 주렴처럼 늘어진 수양버들의 연두색 줄기가 축축 늘어져, 이름 그대로 꽃을 찾고 물가에 휘늘어진 버드나무를 따르는 방화수류정이 된다. 붉은 꽃은 만발했는데 아쉽게 사람들에 밟혀 영산홍 관리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다. 특히 요즘 들어 젊은이들이 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는 유행 때문에 용연 주변 영산홍과 잔디가 많이 상했다. 방화수류정에 올라 용연을 내려다보니, 밑에서 올려보는 수류정만큼이나 예쁘고 아름답다. 아쉬운 것은 주변에 들쭉날쭉 세워지는 고층 아파트 때문에 스카이 라인이 엉망이라는 것이었다. 중국 자금성의 경우 그 주변에는 고층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한다는데, 자..
화성 어차 날씨가 화창해서 철원 한탄강을 가려다가, 갑자기 일이 생겨 오전 시간을 놓친 탓에 오후 화성 동문인 창룡문으로 갔다. 연무대 앞에 대기하고 있는 화성 어차를 보곤 엉겁결에 타고 말았다. 화성 어차는 예전 코스와 달리 팔달산에 오르지 않고, 왕복코스로 연무대로 다시 돌아온단다. 객차 네 량을 끌고 다니는 화성열차는 승차감이 좋지 않으나, 수원 화성의 주요 부분을 지나기 때문에 눈요기 관광거리로 제법 인기가 있어 휴일에는 매표하기조차 어렵다. 코로나 탓인지 승객들이 별로 없어 대기시간 없이 즉시 탑승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안내방송에도 불구하고 대상물을 놓치기 일쑤였다. 팔달산에 오르지 않고 화서문에서 U턴해서 장안문부터는 일반도로를 버스처럼 달렸다. 달라진 코스 때문에 볼거리가 변변치 않아 시..
광교호수공원 토요일 내내 내리던 비가 그치고 북쪽에서부터 하늘이 맑아 왔다. 비 내린 탓에 모처럼 미세먼지가 사라져 상쾌했다. 코로나만 없었더면 금상첨화일 것을... 겨우내 먼지를 뒤집어쓴 자전거를 정비해서 나 홀로 광교호수공원으로 향했다. 호수공원 안쪽 길은 자전거 통행을 금지해서,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호숫가를 걸었다. 예전에 원천 저수지로 유흥 식당과 술집, 놀이 시설로 북적이던 곳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천지개벽되고 말았다. 옛 시절엔 저수지 물이 생활하수로 오염되어 등 굽은 물고기들이 떼 지어 다니곤 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저수지 상류엔 새로 건설된 신도시 생활하수가 더 많이 유입될 텐데... 아직 날씨가 덥지 않아 물 냄새는 나지 않았다.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떼 지어 ..
광교 호수 공원
방화수류정 개나리꽃이 한창이었다. 버드나무엔 벌써 꽃가루가 날렸다. 미세먼지 기운이 아직 남아 하늘이 맑지 않았다. 코로나 와중에도 상춘객들이 북적거렸다. 특히 젊은 커플들이 많았다. 코로나도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평범한 일상이 돼가는지도...
겨울 방화수류정 너무 무료해서 잠깐 짬을 내서 화성 방화수류정에 다녀왔다. 코로나 탓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동네 노인네들만 양지쪽에 삼삼오오 앉아 시국 얘기로 잡담하고 있을 뿐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사진가들이나 탐방객들로 붐비고 있었을 텐데... 너무 분위기가 쓸쓸해져서 몇 컷 사진을 찍고는 되돌아왔다. 엊그제와 달리 날씨가 포근했다. 겨울 날씨 변덕이 보통이 아니다. 곳곳에 눈이 쌓여 있는데 밤부터 비가 내린단다. 생활하는 데는 눈보다 비가 낫겠지만 겨울임을 고려하면 눈이 내리는 것이 맞을 성싶다. 방화 수류정 곁에 있는 동북포루, 작년에는 보수차 거푸집을 뒤집어쓰고 있더니, 말끔한 모습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다. 동북각루로 불리기도 하는 방화수류정이 나목 사이에 반쯤 가려 있다. 주변 재단장이 작년 초에 끝나 ..
오산 죽미령 평화공원 오후 다섯 시 넘어, 시원한 바람 따라 길을 나섰다. 기운 햇살 탓에 햇볕이 뜨겁지 않았고, 비 내린 후라 날씨도 선선했다. 유엔군 참전 초전비를 참관하고 기념관 뒤쪽에 조성된 평화 공원을 찾았다. 작년에 조성된 탓으로 주변이 조금은 어수선했으나, 이곳에서 최초로 북한군을 맞아 산화한 미국 스미스 부대원들을 기리는 의미가 더 깊어 보였다. 대기가 맑고 깨끗하여 시계가 거의 무한대로 열려, 공원 전망대에서는 과천 관악산까지 보였다. 가볍게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나왔다. 코로나 때문에 닫았던 기념관을 개방하고 있었다. 사간이 늦어 들어가지 못해 다음을 기약했다. 주차장 앞 기념관 앞 기념비 앞 참전국 국기 유엔군 초전 기념비, 북한군의 남침을 지연시킨 스미스 부대원을 기리고 있다. 평화공원으로 내려가는 길 ..
광교 호수 공원 2 비 온 다음 날, 날씨가 흐렸지만 광교 호수로 산책을 나섰다. 공용 주차장에 주차하고, 신대 저수지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았다. 코로나가 다시 극성을 부린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마주치면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덕에 지루한 줄 모르고 둘레를 힘들이지 않고 걸었다. 자전거 산책도 좋을 듯하다. 호숫가로 새로 옮긴 검찰청과 법원, 예전 건물도 쓸만한데, 새 청사를 지은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특징도 없이 그저 밋밋한 건물이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신대 저수지 제방 제방 건너 언덕 위에 있는 하늘 공원
광교 호수 공원 1 구름 한 점 없는 오월의 하늘이었다. 누가 오월은 계절이 여왕이라 했던가. 청자색 푸른 하늘에 아카시아 달콤한 꽃향기가 바람에 날려왔다. 바람이 세게 불어 두꺼운 봄점퍼를 입었는데, 5월의 날씨답게 이내 땀이 나기 시작했다. 광교 호수공원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개중엔 마스크 없이 큰 소리로 떠들며 다니는 사람들도 많아서 조심스러웠다. 집콕에서 벗어난 해방감도 좋지만, 타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한국인들의 시민의식이 코로나를 막았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내 보기엔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며 가래침을 함부로 뱉는 행위, 코로나 사태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치고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 전철역에서 에스칼레이터로 움직일 때 걷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