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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설악산 신흥사

   철 지난 사진, 지난가을 설악산에 갔을 때, 신흥사에 들렸었다. 설악산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입장료 징수에 환장하던 군상들을 보면 정나미가 떨어진다.  신흥사가 오래된 절집도 아니고 고색창연한 건축물도 아니면서 절집과 멀리 떨어진 주차장까지 내려와 진을 치고 신흥사 관람료를 받는 것이다. 절은 보지도 않는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관람료를 받는데 신흥사가 아닌 설악산 관람료를 어찌 신흥사에서 받는단 말인가. 과거 설악산 입구 신흥사 주변 오밀조밀 상업지구였던 설악동이 신흥사 소유란 말을 들었었다. 그곳에서 얻는 이권이 대단해서 설악산 주지 뽑는 날엔 폭력배들을 앞세운 각목 싸움이 꽤나 치열했었다. 지금은 정화되었는지 각목 싸움 이야기는 듣지 못한 것 같다만 설악산 관람을 한다는데 절 관람료를 억지로 내라는 것은 그야말로 어거지이다. 

 

  절구경 하지 않고 케이블카 타고 권금성 오른다는데도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다. 신흥사가 문화재라던가. 참말로 짜증 나는 일이다. 치악산 구룡사나 속리산 법주사도 그렇고... 주왕산 대진사도 그렇다. 속리산 법주사엔 유명한 팔상전이라도 있으나 그나마 명분이 선다.  실랑이하는 것도 지쳐서 몇 푼 던져주고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랐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이날도 박정희 사위가 운영한다는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랐다가 옛날 설악산을 첫등반할 때 들렸었던 기억이 새로워서 신흥사 절집에 들렸는데, 역시 새로운 감흥은 없었다. 다만 절집을 둘러싼 설악산의 웅장한 산세가 참이나 아름다웠다. 내친김에 울산암이라도 올랐으면 더 좋았을 것을, 시원찮은 무릎 핑계로 꾀를 내는 지나온 세월이 그저 애잔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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