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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동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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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학사 모처럼 청명한 날씨였다. 날씨도 제법 푸근해서 동학사를 찾아 걸었다. 동학사 아래 웬 모텔과 펜션, 음식점들이 그리 많은지 깊은 계곡 법당에서 중생들을 구제하실 부처님도 놀라시겠다. 산중 깊은 절을 찾는 것은 아름다운 산수를 벗하며 그윽한 향연 앞에서 부처님 상호를 뵙는 것이 목적일진대, 절 아래에선 세속의 본능들을 굽고 탐하는 난장판이니, 평범한 범생이 중생으로서 불계와 속계의 공존이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더구나 동학사는 신라 충신 박제상을 추모하는 동계사가 있고, 고려말 충신 포은 야은 목은을 추모하는 삼은각과 조선초 삼촌 수양에게 시해당한 단종임금과 그를 위해 목숨 바친 사육신 생육신 등 351 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한데...   시류가 이럴진대 감히 오지랖..
계룡산 동학사 일 있어 대전에 내려갔던 길에 동학사를 찾았다. 70년대 후반 겨울에 갑사에서 산을 넘어 이곳을 지났던 적이 있었다. 가랑비를 맞으며 배낭 하나 달랑 메고 홀로 산을 넘을 때, 어찌나 외롭고 쓸쓸하던지 다시는 홀로 여행을 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었다. 그러나 나이 들어 카메라를 친구 삼다 보니, 오히려 혼자 돌아다니는 것이 여행의 진수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홀로 생각할 시간이 많고,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표현하려고 궁리하면서, 제법 자연의 풍광을 음미할 줄도 알게 되었다. 계룡산 남쪽 계곡을 따라 길게 가람을 배치한 동학사는 신라 때 창건된 절로 현재는 마곡사의 말사이다. 동학사가 유명하게 된 것은 예로부터 충신들의 충절을 기린 사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려 태조 때 신라 충신 박제상을 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