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강영당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여 부소산성의 가을 부여만큼 슬픈 도시가 있을까? 백제는 고구려의 남진 정책에 밀려 한성에서 웅진으로, 63년간의 도읍지 웅진에서 다시 부여로 도읍을 옮기는 등 국력이 쇠할 때마다 쫓겨 다녔다. 종내 122년을 버티던 사비성에서 신라와 연합한 당나라 군대에게 패망한 후, 왕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당나라까지 끌려가는 치욕을 당했으니 그 비통함을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역사의 부끄러움이라 해도 헛된 말은 아니다. 부여는 여러 번 가본 곳이라 그곳의 지리가 눈을 감아도 떠오를 정도로 친숙한 곳이지만 이번 방문은 계룡시와 논산을 경유하여 갔다. 이른바 황산벌을 가로질러 부여로 갔으니 신라군이 백제로 진격할 때 서진했던 방향과 같은 셈이었다. 논산벌은 들이 넓어, 그야말로 천혜의 땅이다. 농사가 주업이었던 옛날에는 그야말..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