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북공심돈

(11)
화성의 늦가을 바람이 찼다. 비 내린 다음날이라 날씨가 화창하리라 예상했으나, 세고 찬 바람에 하늘은 변화무쌍했다. 어제 비가 덜 내린 모양이다. 스산한 바람에 방문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모처럼 한산한 화성 풍경이었다. 금년 가을엔 단풍잎들이 제 빛깔을 내지 못하고 시들어 곱은 손가락처럼 쪼그라들어 나무에 붙어 떨어지지 못한 채 말라 간다.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으로 나가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까지 성벽을 따라 걸었다. 성벽 아래 희고 눈부신 갈대꽃무리들을 상상했으나, 기운 없는 햇살 탓에 갈꽃의 현실은 빛나지 않았다. 하늘의 색깔도 시선에 따라 달랐다. 대체로 동북쪽 하늘이 맑고 고왔다. 갈숲길을 걸으며 늦가을 한 때를 쓸쓸해 보이는 고성(古城)의 모퉁이에 머물러 있었다. 개인적으로 11월과 12월이 싫다. 낮길이..
황사 속 화성 풍경 코로나에서 회복되나 싶으니 중국발 황사가 극성을 부린다. 예년보다 일찍 핀 영산홍에 화성에 나갔으나, 하늘이 뿌옇게 황사로 덮였다. 영산홍이 아름다운 방화수류정 앞 용연주변은 보수중으로 흉측하게 비닐 금줄을 둘러 출입하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화성을 보러 일부러 먼 곳에서 온 사람들도 많을 텐데, 실망이 클 것 같다. 내 경우 일부러 찾아간 먼 곳의 여행지에서, 보고 싶었던 대상이 보수공사하고 있을 때 그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보수 공사도 계획적으로 흉하지 않게 하면 좋으련만... 창룡문(화성의 동문)과 동북 공심돈, 그리고 광교산. 창룡문 내성 동북 공심돈(공심돈은 내부에 대포를 거치하여 성밖 적군을 퇴치하기 위한 포루이다.) 연무대 앞 활터. 연무대 연무대 방향 외성 용연 옆에 있는 동북 포..
걸어서 창룡문에서 화서문까지 일교차가 심한 나날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비염이 극성을 부린다. 알러지가 심해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줄줄 흐른다. 전에는 새벽에 운동을 나갔는데 기온이 떨어진 요즘 아침엔 밖에 나갈 생각도 못한다.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기온이 오르면 비로소 나간다. 병원 처방약도 약 먹을 때, 그때뿐이다. 약을 먹지 않으면 다시 재발되니까 봄가을과 겨울철이 고통스럽다. 나잇살 먹으면서 이목구비가 하나 둘 망가지면서 먹는 약봉지가 늘어가니, 좋아하는 여행할 날도 그리 많이 남지 않은 듯하다. 그나마 코로나 때문에 마음대로 떠나지도 못하지만... 햇살이 중천에 오르자 기온도 올랐다. 섭씨 15 도면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하루 만 보 이상 걷기 시작한 것이 일 년이 되었다. 덕분에 체중이 10kg 정도 빠지고 중성지방..
가을이 흐르는 동북 공심돈 네 계절이 분명하다는데 벌써 영하의 날씨라니. 가을은 어디에 있는가. 아직 초목들도 겨울을 맞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여름내 뙤약볕 아래서 품었던 정열을 쏟아내기에 바쁘다. 성미 급한 녀석들은 벌써 부지런히 이파리들을 떨구고 있었다. 정오 무렵이 되자 따사로운 햇살 덕에 한기는 제법 가셨으나 여전히 쌀쌀했다. 틈틈이 핸드폰을 살피니 미국에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속보들이 이어졌다. 제길 수만리 떨어진 일개 범부가 미국 대선을 생각하며 걱정을 하다니... 작은 나라에 살면서 지나가는 미풍에도 가슴 졸이며 사는 새가슴이 원망스럽다. 국정을 말아먹는 위정자들의 작태에 분개하면서 시국이 속히 안정되기를 기대해보지만, 꼴에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 연민조차 생기지 않는다. 지나고..
유월화성 창룡문(화성 동문)에서 본 연무대(동장대) 팔달산 위의 화성장대(서장대) 보수 중인 동북공심돈 창룡문(화성동문) 동일포루 용연과 동북각루(방화수류정) 동북포루 보수공사가 끝난 화홍문(북수문)
창룡문 야경 수원 화성 동문인 창룡문 주변 야경- 성밖에서
화성 설경 다행스럽게도 폭설이 내린다는 예보와는 달리 눈은 살짝 뿌리고 지나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카메라와 담쌓고 지내다가 눈 내린 풍경을 보고서야 밖으로 나섰다. 큰길은 녹은 눈으로 질척거려 지나는 자동차마다 눈 녹은 포말들을 뿌리면서 달려갔다. 눈 녹은 차도로 강풍에 낙엽들이 휩쓸려 나뒹굴고 있었다. 모처럼 햇빛이 좋았다. 구름도 적당하고... 겨울의 찬 바람만 없다면 겨울기분이 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주변의 눈은 이미 다 녹아버렸고... 겨울화성에는 아침 일찍부터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지나치면서 억양 다른 이방의 말소리에 내국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 일본사람들이었다. 여름에는 중국사람들이 많더니... 흩뿌린 눈이라 깊이가 없었다. 푸근한 맛도 없고 그저 눈 내린 기분만 조금 맛볼 수 ..
가을 화성 가을이 농익는다. 가을의 늦은 오후 색깔은 더욱 노랗게 윤이 난다. 성곽 주변의 억새숲이 가을바람에 흰머리결을 흩날리고 있었다. 화사한 봄풍경 못지않은 가을의 향연이, 때로는 붉게, 혹은 노랗게, 화성(華城)을 물들이고 있었다. 동북포루 방화수류정(동북각루) 동북포루와 용연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 동북포루와 방화수류정 동북포루 동북공심돈 서장대 원경 동북포루 동북포루 동북포루 동북포루에서 방화수류정과 용연, 장안문 일대 방화수류정에서 동북포루
겨울 화성 눈 내린 화성의 풍경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섰으나,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서인지 눈들이 질퍽하게 녹고 있었다. 눈 내릴 때 갔어야 하는 건데, 게으름 때문에 진풍경을 놓친 것 같았다. 아직 녹지 않은 눈들도 이미 밟히고 눌려서 순백의 아름다움을 잃은지 오래였다. 화성의 동문 안에 차를 세우고, 방화수류정까지 갔다가 성벽을 끼고 되돌아왔다. 길이 미끄럽고 날씨가 추워서인지 내국인보다는 외국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단체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일본인들 아니면 중국인들이었는데, 겉으로 보는 인물로는 구분할 수 없었다. 가까이 지나가며 그들이 사용하는 말씨를 들어야 비로소 한 중 일이 구별되었다. 동아시아 3국이 서로 견제하며 아웅다웅하는데, 서민들이야 서로 미워할 게 뭐 있을까 싶다. 그러고 보면, 민족감정이네, ..
수원 화성 저물 무렵 방화수류정에 갔으나, 무더위는 여전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노인들과 사진 찍는 사람들 몇 뿐, 매우 조용하고 한가했다. 오랜만에 보는 푸른 하늘의 구름도 여유 있어 보였다. 방화수류정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포인트를 골똘히 생각해 보았으나 딱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우측의 수문인 화홍문과 오른쪽의 포루까지 한 컷에 넣었다. 그나마 광각이니까 이 정도의 화각이 나오지 않겠나 싶다. 좌우 끝부분은 왜곡이 심하긴 하지만... 방화수류정을 찍고는 동북공심돈으로 걸어가서 나무 그늘에 앉아 쉬며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나 북적이던 동북 공심돈 아래 서울 가는 1번 국도엔 지하차도가 올봄에 개통되어 차들의 소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판으로 지저분하던 거리도 말끔하게..
수원 화성 창룡문 모처럼의 푸른 하늘이었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자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방화수류정에서 하늘을 바라보다가 동문인 창룡문으로 이동했다. 북수문인 화홍문을 촬영하려 했으나, 수원천 위에 가설무대를 세우고 밴드연습이 한창이었다. 냇물 위에 스탠드까지 설치한 것으로 보아 야간 음악회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귀가하려다 말고 차를 창룡문 앞에 주차하고 그리로 올라갔다. 촬영하기 딱 좋은 시각이었으나 불행하게도 삼각대를 준비하지 못했다. 감도를 높이면 화면이 거칠어지지만, 하는 수 없었다. 20-30분의 1초로 조정해서 몇 장 촬영했다. 동문을 통과하여 성안에 들어서니 더위를 피해 나온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쉬고 있었다. 다행히 날씨가 어두워 시야가 가로막히지 않았다. 삼각대를 이용해서 촬영하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