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봄바람 속에 온 산이 진달래 붉은 꽃으로 물들면, 마을 담장 사이로 드문드문 솜사탕 피어오르듯 목련꽃이 부풀어 오른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꽃처럼 목련꽃도 봄의 전령사이다. 금년은 예년보다 봄이 일찍 찾아든 줄 알았는데, 시샘하는 꽃샘바람이 보통이 아니다. 봄꽃들이 피려다가 시들고 시들다가 다시 피어난다. 목련 역시 밀려드는 봄기운을 피할 수는 없었는지 활짝 피지는 못했지만, 터지기 직전 팝콘처럼 망울 망울 부풀어 올랐다. 군복무 시절, 민간인 구경하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봄낮이면 산꼭대기 대공초소에서 머언 민가에서 솜사탕처럼 피어오른 목련들을 바라보노라면, 고향의 집이 생각났었다. 하루종일 산꼭대기에서 보초를 서며, 서울서 부산까지 왕복하고도 족히 남을 시간들을 목련꽃을 바라보며 국방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