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죽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거차도 가을 4 가을은 참으로 쓸쓸한 계절이다. 날마다 뚜렷이 줄어드는 낮 길이에 비례하여 날씨도 조금씩 쌀쌀해진다. 한반도 서남쪽 먼바다 섬인 이곳의 가을은 더욱 외롭고 쓸쓸해 보인다. 찬바람이 일면서 몸도 마음도 움츠려드는데, 섬 가장자리에 무성한 갈대들이 바람에 흐느적거리며 눈부시게 하얀 꽃잎들을 나부낀다. 떠오르는 햇살이나 섬 뒤로 떨어지는 낙조에, 때로는 물고기 비늘처럼, 또는 부서져 반짝이는 파도처럼 갈대꽃잎들이 물결져 출렁인다. 섬 동쪽으로 낚시를 나갔다. 서거차도와 상죽도 사이의 좁은 해협으로 나갔는데, 물이 들어오고 빠져나갈 땐 물흐름이 장난이 아니었다. 홍수져서 범람하는 큰 강의 물결처럼 힘차게 동쪽으로 빠져나가기도 하고 서쪽으로 밀물져 탕탕히 몰려들기도 했다. 물때만큼 복잡한 것이 있을까? 내륙인으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