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차도 동북 능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거차도 가을 2 오전 10시쯤 서거차 동북 끝, 산능선을 걸었다. 지난 봄에 날씨가 좋지 않아서 다시 올랐는데, 이번 역시 해무가 살짝 끼어 시계는 쾌청하지 않았다. 더구나 역광이라 부담은 있었지만 이만한 날씨도 보장받기 힘들 것 같았다. 다행히 가을철이라 무성했던 풀들이 말라붙어 길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인적도 없는 길을 씽씽 불어오는 해풍을 벗 삼아 가파른 비탈길과 수십 길 벼랑길을 걷노라니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라 곳곳에 거미줄이 무성했다. 잡목가지들과 거미줄들을 헤치며, 동북 끝단까지 나아가 동북쪽 바다와 다도해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면소재지인 조도와 관매도, 세월호의 슬픔을 안은 병풍도와 서쪽 끝의 맹골도까지 두루 바라보이는 풍경이 참으로 서글프면서도 고왔다. 서거차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