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인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산정호수 가을비가 간간히 뿌리는 유원지는 그야말로 파장무렵 시골장터와 같았다. 강원도 철원의 명성산 아래 저수지로 아름다운 산세와 어울리는 포천의 산정호수는 그야말로 흥청거리는 유원지였다. 만차로 더이상 들어갈 곳 없는 주차장, 이곳저곳 어지럽게 주차한 차들을 헤집고 간신히 한 자리 차지했으나 호수 주변의 풍경은 내리는 비때문에 을씨년스러웠다. 호숫가 조각공원에 들어서자, 위락시설에서 뿜어내는 요란한 노랫소리가 빗방울에 산란되어 낙엽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고즈넉한 풍광을 감상하겠다던 생각은 엄청난 오산이었다. 그저 떼로 몰려와 어울려 먹고 취하고 떠들고 고성방가하며 일상의 무게를 방출하는 일탈의 공간같아서 내 기분은 스산하게 뿌리는 가을비처럼 구겨져 내렸다. 왕건의 쿠테타때문에 궁예가 이 산으로 내쫓겨 태봉국의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