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소돌항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겨울바다 소돌해변 하필이면 따뜻하고 포근했던 날들을 두고 여행길에 나섰을까. 영동으로 가는 길에 문막 부근에서부터 눈이 날리더니 대관령을 넘을 때까지 눈발이 계속되었다. 간간이 염화칼슘을 뿌리는 트럭을 만나 모래처럼 부딪히는 소금세례를 통째로 받기도 했다. 비상등을 켜며 눈길 속을 조심스레 달리는 차량들과 어울려 대관령을 넘자, 날씨는 변덕스럽게도 쾌청한 하늘을 보여주었다. 이 작은 나라에서 고개 하나 차이에 그토록 다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푸른 하늘이어서 상쾌하긴 했으나, 매서운 바람이 매몰차게 불어 해변가에 서있을 수 없을 정도였다. 바다엔 산맥 서편에서 불어대는 강풍에 맞서 동해로부터 사나운 백두파가 성난 독사처럼 하얀 머리를 빳빳이 들고 해안으로 몰려들었다. 파도의 흰 머리카락이 바람에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