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격포잡경 격포항 이웃에 있는 부안 영상테마파크는 한 마디로 을씨년스러웠다. 잔뜩 흐린 날씨에다 색 바래 너덜너덜한 단청무늬 벽지를, 쌀쌀한 바람들이 들추어 바람난 처자의 치맛자락처럼 펄럭이고 있었다. 풍상에 나부끼는 단청벽지들과 부서져나간 세트장 모서리들의 상처들이 오늘날 우리나라 어지러운 정치판 모양 같았다. 이곳은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듯, 색 바랜 호기심도 새로운 볼거리도 없이 그저 쇠락해 빛이 바래가는 세트장일 뿐이었다. 이곳에서 촬영했다는 영화 속의 몇몇 장면들을 상상하며 들어섰는데, 한 때의 부귀영화도 일장춘몽인 듯... 망국의 왕조처럼 서서히 망가져가는 세트장의 겨울풍경을 그저 말없이 휑하니 둘러보곤 멋쩍게 나왔다. 글쎄 요즘에도 이곳에서 영화촬영을 하는지 모르겠다. 격포항에 숙소를 정하고 인근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