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죽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거차도 일기 2 섬 날씨는 참으로 변덕스러웠다. 햇볕이 쨍하다간 이내 구름으로 덮이고, 그러다간 또 햇빛이 나온다. 오늘은 주로 서거차도 항만 주변을 거닐며 소일했다. 항만으로 뻗은 야산 두 개를 반반씩 쪼개어 연안을 메우고 부두와 방파제를 쌓았다. 그 덕에 작은 섬마을에 걸맞지 않은 대규모의 항만을 갖추었다. 항만은 인근의 어선들이 모두 집결해도 넉넉하게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매일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연락선은 팽목항발 9시 50분 배인데, 짝수날은 같은 시간대에 두 척이 출발한단다. 아침부터 항만을 지켜보고 있자니, 수시로 연락선들이 들어왔다 나가곤 했다. 이른 아침 물고기 상자들을 싣고 가는 연락선부터 쾌속으로 다니는 행정지도선까지 호수같이 잔잔한 항만의 물살들을 드믄드믄 가르고 있었다. 오히려 어선의 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