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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고군산군도

  몇 년 전, 새만금방조제로 육지가 된 신시도 대각산에 올라 지척의 고군산군도를 바라본 적이 있었다.  확성기로 유행가를 틀며 선유도를 맴도는 유람선들을 보면서, 그곳에 가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다. 신선이 놀다갔다는 선유도. 그 때, 대각산에서 바라본 선유도 불쑥 솟은 바위산봉우리 두 개가 햇빛에 반짝거리고 섬사이를 잇는 다리들이 아지랑이처럼 가물거리고 있어서, 동화 속 세계처럼 너무 아름다워 보였었다.   



  선유도를 가기 위해 군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렸으나, 버스 시간을 알 수 없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모두 모른단다. 어쩔 수없어 막 정차한 시내버스 기사분에게 물었다.  한참을 장고한 끝에 그 기사님이 환승지까지 데려다 준다며 타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 번에 갈 수 있는 7번 버스를 타겠다고 했었다.  그 기사님은 약간 빈정 상한듯이 배차간격이 한 시간인 7번 버스는 조금전에 지나갔으니 마음대로 하라며, 버스를 출발시키려 했다.  그 서슬에 깜짝 놀라 얼른 차에 올랐다. 한시간을 기다리려면 큰일이다 싶었다.  한 번 늦는데 끝나는 게 아니라 연쇄적으로 일정이 늦어지면 그야말로 낭패다 싶었다.  그 버스로 한참을 이동하다가, 기사님의 친절한 안내로 여객선 터미널을 경유한다는 85번으로 환승할 수 있었다. 85번 버스도 배차간격이 한시간이란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연안 여객선 터미널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하였다. 승용차로 갔다면 20여분이면 될 것을...  골목골목을 구불구불 지나며 운행하는 시내버스 덕에 군산시내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긴했지만 너무 지루해서 차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 참으로 어렵고 힘들었다. 스마트폰 덕으로 타는 위치와 교통편을 검색할 수는 있지만, 행선지 버스 번호가 바뀐 것도 있고, 배차간격이 30분~60분이 대부분이어서, 차를 한 번 놓치면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무료하게 기다려야 했다. 시골버스 경우 이용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고령 노인들이기때문에, 운행하는 기사들도 신경 쓰이는 게 보통은 아닐 성 싶었다.



  여객선 터미널은 군산 산업단지 중간쯤에 있었다. 터미날 안에 들어가서 여객선 운항시간표를 보니 붙박이 판이 아니라 LCD판넬에 정보가 수시로 바뀌어서 보기가 헛갈렸다. 선유도 가는 배는 쾌속선과 페리 두 종류가 있는데, 쾌속선의 운항횟수가 더 많았다. 선유도 까지는 약 50분 정도란다. 신시도에서 출항하면 선유도가 지척이라 10분이면 될 것 같은데, 구태여 이곳에서 출항하는 이유가 무언지 이해되지 않았다.



  출항 후 군산항 방파제를 벗어나는데만 20분여, 쾌속선이라지만 별로 빠르지도 않은 낡은 여객선은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남서쪽으로 항진해 나갔다. 넓은 바다에 들어서니 제법 큰 파도가 밀려와 약간의 롤링이 있었으나, 멀미할 상태까지는 아니었다. 잠시 후 남쪽에 몇 년 전에 올랐던 신시도 대각산과 전망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바다로 뻗어나간 신시도 끝부분에 다리 공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고 보면, 선유도도 저 다리가 2014년에 준공이 되면 육지가 될 터이다. 군산터미널에서 힘들게 여객선을 타고 가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 이번 여행에 후회감이 살짝 들기도 했었다. 정보를 알았더라면 연륙된 다음 방문했었을 것을...          

 

 

 

 연안여객 터미널, 아래엔 국제여객터미널이라는데, 일본이나 중국도 가는지...

 

여객선에 승선한 후,  2층 갑판에서 바라본 북쪽연안

 

출항...

 

신시도와 대각산, 그리고 전망대. 우측으로 다리공사를 하고 있었다.

 

신시도와 무녀도, 선유도를 잇는 교량공사

 

 선유도의 트레이드 마크격인 흰 돌산 두 개의 망주봉

 

무녀도와 선유도를 잇는 다리, 그 옆에 새로 다리를 놓는 중이었다.

 

선유도 망주봉을 지나며...

 

  드디어 선유도 도착, 승객들이 내리자, 기다리고 있던 호객꾼들이 승합차를 가지고 와서 민박이나, 팬션손님들을 모으기 위해 야단이었다. 섬이란 특수성 때문인지 부르는게 값... 곳곳에 자전거 대여하는 곳이 많았는데, 이것도 부르는 게 값이었다. 선유도에 내리자마자 5분여만에 그 많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관광안내도를 보고, 안내 팜프렛을 하나 얻어들고 걸어 다녔다.

 

철 지난 선유도 해수욕장, 오른쪽 돌산이 망주봉. 오염되지 않은 물이라 물이 맑고 백사장이 넓어 좋아보였다.

 

선유도에서 장자도로 가는 다리와 삼각산 모양의 대장도.장자도와 대장도도 작은 다리로 이어져 있다.

 

장자도 건너는 다리 위에서 바라본 선유도 해수욕장

 

장자도에서 바라본 대장도, 낚시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이 여럿 있었다.

 

장자마을 해안

 

대장도 주변 풍경

 

장자도 뒷산에서 돌아본 대장도와 선유도. 이곳까지 연륙교가 놓이게 된다.

 

장자마을과 대장도, 이런 곳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장자도 전망대 부근에서의 서쪽 풍경

 

장자도와 선유도를 잇는 교량 공사, 오른쪽 바위산이 선유봉인데, 공사 때문에 등산로가 폐쇄되어 오르지 못했다.

 

장자도에서 선유도로 되돌아와 초분공원에 들렸다. 풍장과 다른 옛날 이곳 사람들의 무덤양식이란다.

 

 

선유도를 서쪽으로 우회하면 만날 수 있는 옥돌해수욕장, 안내도를 보면서 공사현장을 넘어 폐쇄된 옛길의 흔적을 따라 갔었다. 길을 폐쇄했으면 안내도에도 알릴 일이지...  결국 대형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옥돌해수욕장 앞의 산책로, 선유도 원점으로 가는 길인줄 알고 끝까지 나갔는데, 도중에 끊겨버려서, 눈물을 삼키며 되돌아오고 말았다.

 

바라만 볼 수 있는 선유봉

 

산책로 끝지점에서 바라본 무녀도. 선유도에서 저 다리를 건너면 무녀도이다.

 

옥돌해수욕장과 해변 마을, 인적도 없는 공사중인 큰길을 먼지를 폴싹이며 나홀로 걸으면서...  큰길로 나가다가 길가의 사석들이 무너지며 낙석에 왼쪽다리를 맞았다.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으나, 낙석의 파편에 무릎과 정강이를 심하게 까이고 말았다.

 

선유도에서 무녀도로 건너는 다리 위에서 선유도 망주봉 방향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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