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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국립공원 소금강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무려 사십사 년 만에 소금강 계곡을 찾았다. 예전엔 아랫마을 연곡천가에 입구가 있어서 계곡이 깊고 그윽했었는데, 이젠 청학동 윗마을까지 길이 뚫렸다. 친구들과 공사 중인 주차장을 지나 소금강 표지석이 있는 오대산 국립공원 입구까지 차를 타고 올라갔다. 그때, 하룻밤 머물렀던 청학동 산장의 추억은 아득한 세월 속에 사라져 버렸나 보았다. 사십 년도 더 지난 그 시절 산장 앞에 모닥불을 피우고 놀았는데, 밤이 깊어지자 산짐승 울음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와 으스스하게 소름까지 돋아서 산장 안으로 들어가 문을 꼭꼭 잠그고 잠을 잤었다. 팔팔하던 그 시절 청춘은 어디 가고 흰 머리칼과 쭈글쭈글한 주름만 남았다. '조여청사(朝如靑絲) 모성설(暮成雪)'이란 말이 새삼 실감이 났다. 

  소금강 입구부터 계곡 옆구리의 산책로를 올라가며 십자소 연화담, 구룡폭포까지 완상하고, 만물상으로 올라가는데, 아뿔싸 구룡폭 계곡 바로 위 길목이 막혔다. 산불예방차원에서 3월부터 오월 15일까지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떠억하니 걸려 있었다. 아쉬움은 컸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 되돌아 내려왔다. 진달래꽃과 생강나무 꽃들이 안타까운 심정을 위로하려는 듯, 골짜기 곳곳에서 지천으로 흐드러졌다. 이따금 골짜기 사이에 나타나는 기암 기봉들이 금강산 한 부분을 이곳에 옮겨 놓은 것처럼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오르며 내리며 세월을 함께 한 친구들과의 정담은 옛 시절 그때로 돌아간 듯, 골짜기 구비마다 불어오는 봄바람만큼이나 정겨웠다. 

  다음 기회에 이곳 야영장에라도 다시 들려 캠핑하며 오늘 못 본 만물상까지 완상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오대산 국립공원 소금강 계곡 입구

 

  십자소

 

  계곡 바위에 새긴 옛사람들의 이름들, 아마도 계모임 차 이곳에서 풍류를 즐기며 제각기 이름을 새겼나 보다.

 

  연화담

 

  지나가는 행락객들을 위한 약수대

 

  예전에 본 적 없던 커다란 절집이 연화담 구비 윗녘에 남향받이로 떠억 버티고 앉았다. 이름하여 '금강사'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이름들...  옛날 사십여 년 전쯤, 저 바위 위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었다. 세월은 지났으나, 바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시 올라가려니, 오금이 펴지지 않아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른바 '식당암'   이름이 좀 잡스러웠다.  그냥 너럭바위라고 할 것이지, 식당암이라니...  장터 식당집 스무 집 정도는 들어설 정도로 넓은 너럭바위다.

 

  식당암 바로 위 구비를 돌면 무지개 같은  아치형 다리가 나타나고 그 앞에 금강산을 빼닮은 삼선암이 버티고 섰다.

 

  낙석으로부터 등산객을 보호하는 계단을 지나면 구룡폭포가 나타난다.

 

  구룡폭포를 지키고 있는 두꺼비 바위.

 

  구룡폭포 상단

 

  구룡폭포 하단

 

  구룡폭포 상하단

 

  구룡폭포에서 만물상 가는 다리, 다리 건너 집은 산불감시 초소. 아쉽게도 초소 앞에서 길이 막혀 버렸다.

 

  길목을 막은 입산 금지 푯말

 

  골짜기 벼랑에 붙은 괴물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아마도 갈라진 틈을 재는 계측기가 아닐까 나름 추측해 보았다.

 

  내려오는 길 삼선암

 

  식당암 골짜기

 
  십자소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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