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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영동 월류정

  모처럼 겨울 햇살이 따가웠다. 며칠 동안 극성부리던 미세먼지가 걷히자 드러난 맑고 파란 하늘이 몹시 고왔다. 하늘빛 따라 찾아간 곳이 충북 영동군 황간에 있는 월류정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던가. 아름다워 보이는 정자에 오르려 했으나 정자 앞을 쇠사슬 금줄과 철책이 막고 있어서 되돌아 내려왔다.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으로 만족할 수밖에...  지자체에서 월류정 앞에 나무 데크를 깔고 조형물을 세우는 등 정성을 들였으나 정작 보고 싶은 정자는 낡아서 올라갈 수 없으니, 주객이 바뀐 격이었다. 이쯤 되면 빛 좋은 개살구란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이겠다. 자고로 한옥은 사람의 손때가 타야 오래가는 법이다. 세트장처럼 낡은 정자에 단청만 곱게 입혀 멀리서만 바라보라니 고장 난 벽시계를 바라보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고장 난 벽시계는 고쳐야 기능을 다하듯, 멀리서 찾아온 방문객들이 올라가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정자이다. 달만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라 일부러 찾아온 풍류객들도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지자체 당국자는 하루빨리 노후된 정자를 보수하기 바란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월류정 맞은편 데크 광장으로 갔다. 이정표를 보고 개울을 따라 반야사까지 갈까 고심하다 너무 멀어 일단 월류정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월류정 앞 광장

 

 월류정 앞 냇물 초강천을 건너는 징검다리

 

 징검다리를 건너 월류정 가까이 갔다. 월류정에 오르려 했으나 정자가 낡아 출입을 금한다며 철책으로 막아 놓았다. 우연히 유튜브를 보니, 마루 바닥이 일부 꺼져 있었다.  

 

  하릴없이 되돌아 나와 오른편 상류에 있는 우암 송시열 유허비가 있는 곳으로 갔다. 

 

  비각 앞의 월류정, 정자가 북향으로 앉은 탓에 남쪽에서 쏟아지는 햇빛이 너무 강했다. 겨울철에 사진을 찍으려면 한낮은 피해야 할 듯...

 

 월류정 맞은편에 있는 전망대를 발견하고 길을 물어 그곳으로 갔다. 주차장에서 산 뒤로 돌아 북쪽 비탈의 눈 쌓인 계단으로 20여 분여 걸어 올랐으나 잡목이 많아 시야가 좋지 않았다.  월류정 맞은편 왕산에 있는 전망대인 기룡대.

 

  전망대인 기룡대 앞의 월류정

 

  월류정과 월류봉

 

  이름도 모르는 동네 황구가 낯도 가리지 않고 앞서서 기룡대 오르내리는 길을 안내했다. 

 

  월류봉 둘레길 안내도. 월류정 광장에서 반야사까지 대략 8.4km, 걸어서 왕복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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