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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궁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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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궁궐 부여 궁남지 철 지난 연밭에 비가 내려 늦게 핀 연꽃마저 대부분 일그러져 있었다. 비 때문에 덥지 않아 다행스러웠으나, 카메라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막바지 피어오른 연꽃들을 보기 위해 방문한 손님들 이제법 많았다. 궁남지 넓은 연밭을 이리저리 거닐며, 한여름 오전시간을 보냈다. 백제시대 사비성 남쪽에 인공적으로 만들었다는 궁남지는 연밭의 명소로 이름나있다. 궁남지 호수 안에 들어선 포룡정에 잠시 올라 정자 마루에 누워서 시원한 한 때를 보냈다. 포룡정은 백제 무왕의 모친이 용과 인연을 맺어 서동을 낳았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고 적었다. 서동 탄생지가 익산에 있다고 들었는데, 이곳의 포룡정에서 용과 연을 맺었다니 다소 혼란스러웠다. 아무튼 아름다운 연밭 한가운데 연못 정자 안에서 보낸 한 때 휴식은..
부여 궁남지 날씨가 흐려 덥지는 않았지만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백제왕조의 마지막 도읍지 부여. 사회 초년병 시절 나홀로 배낭 하나 메고, 고속버스를 타고 부여를 찾은 적이 있었다. 어둠이 내린 밤, 백마강을 건너던 버스에서 '추억의 백마강'이 흘러 나왔다. 학교 다닐 때 막걸리잔에 젓가락 장단으로 즐겨 부르던 '추억의 백마강'이었는데, 그 노래가 구성지게 들려왔다. 차창밖에는 어둠밖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음에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 내렸다. 당나라 군대에게 쫓긴 삼천 궁녀들이 두려움에 치마를 뒤집어 쓰고 낙화암에서 꽃잎처럼 떨어져서도 아니었고, 한양에서부터 공주로 부여 사비로 밀려나 망해버린 오백 년 백제 역사 때문도 결코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그저 울컥 솟았던 슬픈 감정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