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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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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흔(傷痕) 목포에서 진도로 가는 도중 옆으로 누윈 세월호의 모습이 먼 시야에 들어 왔다. 친구가 "목포 신항만으로 예인한 세월호"라고 일러 주었다. TV 화면에서 익히 보아온 모습임에도 순간 모골이 송연해졌다. 에전에 맹골수로 세월호 침몰해역을 지나며, 가슴 아파했었는데, 이젠 저렇게 처참하게 누은 모습으로 밝은 세상에 나타났다니 답답한 마음에 가슴이 메이는 것 같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목포신항만으로 갔다. 항만 안이 통제구역이라 들어갈 수 없어서 노란 리본이 꽃처럼 휘날리는 철망 밖에서 조심스럽게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래봐야 보이는 것도 별로 없었지만, 세월호는 수많은 사람들을 물 속에 수장하고, 사람들에게 슬픔과 울분을 자아나게 했던 통한의 선박이라 가슴이 찡하게 다가왔다.
진도 팽목항 예전엔 진도인근 도서주민들과 섬을 찾는 관강객들을 발이 되었던 진도팽목항이 지금은 온 국민들의 슬픔과 한이 서린 곳이 되어버렸다. 세월호 참사는 탐욕과 비리로 수많은 인명들을 바다에 빠트린 것도 모자라 아직까지도 속 시원한 해결책 하나 없다. 오늘도 갈등만 부추긴 채, 진도 앞 작은 포구에서 노란 깃발들과 추모의 띠들만 세찬 바닷바람에 펄럭거리고 있었다. 무엇하나 확실하게 규명된 것도 없고, 속 시원한 대책 하나 공포된 것 없다. 영문도 모르고 침몰하는 배속에서 숨져간 그 많은 사람들의 한과 졸지에 가족을 잃고, 사랑하는 자식들을 잃은 사람들의 한은 아직도 이곳 팽목항 주변에서 맴돌고 있다. '잘 살아보자'는 노랫말로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한 결과, 어느 정도의 물질들은 얻을 수 있었겠으나, 잃은 게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