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양반촌을 대표하는 하회마을은 그 동안 여러 번 가봤고, 마을 안에서 모기에 띁겨가며 하룻밤 한옥체험도 했었던 터라, 하회마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풍천면사무소 삼거리를 지나 하회마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부용대로 갔다. 낙동강 다리를 건너 광덕 사서리에서 좌회전해서 조금 들어가자 농가민박집을 끝으로 소형차 하나 겨우 들어갈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마주오는 차라도 나타나면 낭패일 성 싶어 조심스럽게 숲길 400m 정도를 지나자, 의외로 넓은 황토바닥 주차장이 나타났다. 한 편에 화장실도 갖추고 있는 너른 주차장이었다. 주차장 오른쪽으로 화천서원이 있었으나 잠겨있어서, 이정표를 따라 산길을 10여분 걸어 부용대로 올라갔다.
부용대는 하회마을 북쪽 낙동강 구비의 벼랑위 암석으로 그곳에선 하회 마을과 주변 풍경이 한 눈아래 펼쳐져 보였다. 석양의 붉은 빛이 낙동강 구비에 떨어지고 있었고, 그 강물 위로 부용대 마을인 광덕리와 하회마을을 오가는 나룻배가 종이배처럼 건너고 있었다. 낙동강 한 구비, 강물이 휘돌아가는 마을, 그래서 하회(河回)마을, 강물이 돌아가는 머리부분에 마을이 들어선 것도 특이한 모습이었다. 부용대 위에서 하회마을을 바라보며 소요하다가 광덕마을로 내려와 민박집 문을 두드리며 주인을 찾았으나 만날 수 없었다. 아까운 풍경들을 오래 간직하며 농촌의 때묻지 않은 밤하늘을 보고 싶었지만, 전화까지 불통이라 아쉽게도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추분도 지난 철이라 가을밤이 제법 빠르게 찾아들었다. 해가 지나 싶더니 이내 어둠이 내렸다. 국도로 접어들자, 도로는 고속도로보다 더 쾌적했다. 다니는 차들도 별로 없어서 어둠 속의 고속도로같이 곧게 뻗은 국도를 가르며 수안보까지 단숨에 내달렸다.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
부용대 : 안동시 풍천면 광덕솔밭길 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