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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현충사의 봄

  오전내내 미세먼지가 안개처럼 자욱했다. 모처럼 나선 나들이였는데, 고속도로에 접어들자마자 콱 막혀버렸다. 밖에 나온 것을 후회하며 되돌리려 했지만 그럴 수도 없어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현충사에 갔더니, 아뿔사 이곳도 상춘객으로 주차장부터 만원이었다. 날씨가 풀리고 봄기운이 완연하니 어린 아이들 손을 잡고 봄나들이 나선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다.  잘 가꿔진 사적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하루를 즐기다 돌아가니 보기좋은 참정경이었다. 봄향기 가득한 현충사 경내를 돌아다니며, 구국을 위해 한 몸 불사르신 충무공 장군을 기리니 이 이상 어찌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오후 들어서야 미세먼지가 조금 가시고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경내엔 목련과 산수유 개나리 벚꽃, 진달래 들이 만개했다. 그리고 그 안에 끼리끼리 모여든 사람들의 정담들이 봄기운처럼 모락모락 오르고 있었다.


  2017년 4월 8일 오후 현충사 경내


  일본식 연못을 전통식 정원으로 바꿨나 보다. 옅은 소견이지만 천원지방(天圓地方) 방식으로 새로 만들었다. 그 동안 마음 한구석이 언짢았었는데, 관리자가 고마워졌다. 이순신 장군 영정을 모신 현충사 앞 일본 금송도 없애버리고 연못의 탁한 물을 깨끗하게 정수했으면 더 좋았겠다.  왜적소탕에 목숨을 바친 충무공께서 왜왕실에나 심는 왜금송을 매일같이 바라본다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니실텐데... 또, 탁한 물에 갇혀 사는 물고기들 환경도 개선해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 


  여학생 세명이 충무공 기념관 앞에서 셀카를 찍고 있었다. 무슨 동작인지 궁금해서 지나치며 셔터를 눌렀다.


  현충사 경내의 봄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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