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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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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남 주상절리와 감포 세월이 유수와 같단 말이 더더욱 실감이 났다. 과거 걷거나 말 타고 다니던 시절에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거늘 오늘날 디지털 시대엔 오죽 빠르랴 싶다. 정확히 6년 전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항에서 읍천항까지 이른바 양남 파도소리길 1km를 왕복해서 걸으며 완상한 적이 있었다. 해안을 따라 걸으며 바닷가의 오묘한 주상절리 암석들을 감상하는 묘미가 있었는데, 이번 방문에는 내비게이션이 아예 이곳의 압권인 부채꼴 주상절리로 안내해서 그만큼 걷지도 않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과거 군부대와 철조망이 있었는데, 이젠 말끔히 걷어내고 부채꼴 주상절리가 바로 보이는 언덕 위에 지상 4층의 전망대가 우뚝 서있었다. 좁은 해안가 도로 탓에 주차가 문제여서 국도인 2차선 좁은 길엔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도로 주..
경주 불국사 날씨가 흐렸다. 지난번 이곳에 왔을 때는 석가탑을 보수하는 중이어서 다보탑과 쌍을 이루는 아름다움을 볼 수 없었다. 보호 유리집을 떼어낸 석가탑을 보기 위해 불국사에 갔는데,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연휴를 맞아 경주를 여행하시는 분들은 모두 이곳에 모인 것 같았다. 환한 웃음꽃을 피우며 담소하는 남녀노소 탐방객들, 외국 사람들도 많아서 세계문화유산다운 국제적 명소다웠다. 하기야 장대하고 크지만 우중충하고 음산한 일본의 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아담한 모습으로 부드러우며 온화한 우리나라 사찰의 모범이 될 성싶다. 동남아시아의 금박 물린 화려함은 천박스럽고, 하늘로 치솟는 추녀 끝의 곡선도 가식적으로 보이는데, 불국사는 온화하고 중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우리만의 절집이었다. 그뿐 이니라 우아한 아치의 청운교 ..
경주 박물관과 안압지, 계림과 교촌마을 경주 여행 마지막 날, 날씨가 맑고 상쾌했다. 맥없이 늘어지던 흐린 날보다 쨍하게 맑은 청명한 날이 너무 좋아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침 일찍 조반을 먹고 박물관 투어에 나섰으나, 개장시간이 10시란다. 안압지를 먼저 들를 것을... 순서를 잘못 정했다. 되돌릴 수도 없고 박물관 뜰을 거닐며 고운 햇살을 안고 야외전시물들을 완상하며 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박물관 안에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들어온 젊은 가족들을 비롯해서 3대가 다정히 입장하는 손님들도 많았다. 우리 역사의 견문을 넓히며 여행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스트레스 날리는 놀이공원도 좋겠지만 우리 옛것을 안고 살아가는 온고지신이 값진 일이라 생각한다. 개장 시간에 맞춰 박물관에 입장하여 관람을 마치고..
경주 첨성대 1970년 경부 고속도로가 개통되자, 그 해 가을 버스를 타고 경주로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갔었다. 해인사 ->경주-> 통도사를 경유하는 2박 3일간의 여정이었는데, 시외버스를 대절해서 일렬로 떼를 지어 고속도로를 달리던 그 상쾌함을 아직 잊을 수 없다. 특히 추풍령 휴게소와 낙동강 대교를 건너면서 도로가에 주렁주렁 빨갛게 매달린 사과들을 잊을 수 없다. 학교에서 얌전한 줄 알았던 친구가 선생님 몰래 맥주병을 들고 병나발 불면서 주사를 부리던 모습도 잔웃음으로 뇌리에 남아있다. 남루한 경주여관에서 한 방에 10명이 넘게 웅크리고 칼잠을 자며, 10명 또는 15명이 둘러앉아 여관밥을 허둥지둥 욱여넣던 모습들이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그 시절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면, 첨성대 부근엔 철조망이 엉성하게 둘려져 ..
제암리 순국지 1919년 4월 15일 일제가 화성시 제암리 교회에 마을 주민 23 명을 가두고 학살하고, 제암리 민가 30여 가구에 방화하여 마을을 폐허로 만들었다. 3월 31일 발안 장터 독립만세 운동 이후 이 지역에 번지는 만세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자행한 일제 헌병들의 만행이었고, 인근 인근 마을 팔탄면 고주리에서도 남자 6명을 학살했다. 사건 후에도 일본헌병의 심한 감시로 희생자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으며, 4월 17일 의료선교사 스코필드가 유골들을 향남면 도이리 공동묘지 입구에 안장했다. 언더우드는 참사현장을 돌아보고 보고서를 작성해 미국으로 보냈으며, 스코필드는 일본헌병 몰래 현장사진을 찍어 미국으로 보내 일제의 야만행위를 국제사회에 여론화시켜 비판하였다. 이후 1980년대 초 도이리에 매장한 순국열사들의 유..
화성시 우리꽃식물원 처음 방문한 화성시 우리꽃식물원이었다. 식물원 안에는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백두산 등에서 자생하는 우리나라 꽃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간절기라 꽃들이 만발하는 시기가 아니어서, 꽃들의 향연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아름다운 우리 꽃들을 즐기기 위해선 꽃들이 만발하는 5월쯤이 좋을 듯했다. 아쉬움으로 식물원 내부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화원 밖도 조경이 뛰어나고,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편안하게 반나절은 즐길 수 있었다. 원두막 같은 정자들과 평상들이 곳곳에 있어서 돗자리를 가져가면 쾌적한 힐링이 절로 될 듯했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모기장까지 가져와 원두막에 두르고 한낯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었다. 꽃들의 종류가 많고 처음 보는 것들이 많아서 동선을 따라 지나가며..
수원 화성의 네 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