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구례 화엄사 2월의 날씨는 변덕스러웠다. 눈이 오다가 비가 내리기도 하고, 봄날씨처럼 따뜻했다가 금새 돌변해서 강풍을 몰고 영하의 날씨로 바뀌곤 했다. 구름이 많은 날이었지만 햇빛은 참 따뜻했다. 햇빛 덕분에 차 안은 한여름이었는데, 창밖엔 차가운 강풍 때문에 귀와 뺨이 시렸다. 더구나 지리산 자락엔 골짜기 바람이 더욱 매몰차게 불어왔다. 지리산 노고단 올라가는 산자락 아래 초입에 있는 화엄사, 이곳은 그 동안 네 다섯 차례 방문한 곳이었다. 80년대 초 지리산 등산길에 처음 보았던 감동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었다. 그로부터 삼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제 다시 찾은 화엄사는 성벽처럼 쌓은 돌담 안에 새로 지은 거대한 절집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우리나라 절집들은 산세와 눈높이를 맞추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