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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붕어섬

  전주에서 임실로 들어서면서 도로는 강원도 산길처럼 좁고 구불구불해졌다.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 근처에서도 붕어섬이 보이지 않아 휴게소까지 조금 더 전진하자, 그 유명한, 유명해서 보고 싶었던 붕어섬이 나타났다. 특히 옥정호 붕어섬은 ISLAND님의 블러그에서 익히 보아왔기에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설리라는 식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붕어섬을 바라보다가, 차를 되돌려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으로 되돌아갔다. 전망대까지 나무계단을 설치해서 오르기가 수월했다. 중턱의 이동통신 중계소가 있는 모퉁이에서의 전망도 좋았다. 전망대에 오르니 붕어섬과 그 주변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전망대 난간을 의지하고 한참을 바라보다 전망대 뒤쪽 국사봉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좀더 걸으면서 붕어섬을 보았으나 전망대 데크보다 좋아 보이진 않았다.   

 

  여행사진을 찍다보면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붕어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라도 떠있으면 금상첨화일텐데, 희뿌연 연무때문에 시야가 맑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으로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음 행선지인 고창으로 가려는데 진행방향을 몰라 주변사람들에게 물으니 그들도 초행이란다. 왔던 길로 되내려가다가 가보지 못한 길로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 차를 돌려 전망대 주차장에서 설리 휴게소 방향으로 전진해 나갔다. 길가 주변에 예쁘게 꾸민 꽃밭들과 정자...   호남의 발달한 정자문화에 감탄하며 아름다운 호수가를 구비구비 돌아 옥정호를 벗어나 정읍으로 향했다. 

 

 

 

설리 주차장에서

 

전망대로 가는 중턱의 이동통신 중계소 옆에서 

 

전망대에서

 

 

전망대 뒤 국사봉 가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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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터보트로 호수밖과 소통하며 농사짓는 섬주민의 생활을 TV에서 본 적이 있었다.  내 기억으로 아마 한 가구가 붕어섬안에 살며 농사 짓는 것으로 본 것 같은데,  호수로 단절된 환경 속의 삶에, 저절로 외로움이 묻어난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부대끼고 사는 것이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삶일진대, 로빈손 쿠르소처럼 닫힌 공간에서의 삶이 쓸쓸해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 지방자치제마다 행사 차원에서 벌이는 축제에 사람들이 몰려 법석대는 것을 보면, 다시는 축제에 가지 않겠노라고 결심하기도 한다. 그래서 문명과 뚝 떨어져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마주하는데, 사람들과 뚝 떨어져 자신의 삶만을 돌아보며 사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필요이상의 문명과 뚝 떨어져 사는 원시적 삶의 공간이 더 싱싱하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해 보았다.  섬속에 사는 분의 심경은 헤아리지도 못하면서 내멋대로 상상하는 것이 망녕된 생각은 아닐런지...  

 

 

TIP - 운행 중 길가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했었는데, 호남의 시골길가에는 수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당 하나 나타나지 않았다. 그 덕에 쫄쫄이 굶으면서 정읍까지 그저 달리기만 했다.  호남을 여행할 때에는 간식거리를 넉넉히 준비하고 다녀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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