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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남원 광한루

  남원의 새로운 풍물들을 접해보려고 춘향테마파크에 들렸다가 바람이 너무 차가워 돌아서고 말았다. 안내소에 들렸더니 점심시간이라 직원도 없었고...  시장하던 차라 그 유명한 남원 추어탕을 먹으려고 인근의 광한루 추어탕골목으로 갔다. 추어탕 맛집을 찾아 원조할매집에 들어 갔다가, 집안이 너무 허름해서 되돌아 나오고 말았다. 마침 큰 길가 깨끗하게 단장한 현대식 식당에 들어갔다. 깨끗한 겉모습에 걸맞게 정갈한 반찬들과 곱게 갈아 맛을 낸 추어탕이었다. 그 덕에 따뜻한 창가에서 햇살을 받으며 맜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추어탕촌 추어탕 값은 대략 8000원이다.

 

  점심 후, 찾은 곳이 광한루. 몇 번을 보아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통식 정원이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끌어들여 자연스럽게 연못을 만들고 그 연못을 가로질러 천상의 오작교를 물 위에 살포시 내려 놓고, 너른 연못이 허전할까봐 그 안에 삼신산을 상징하는 인공섬을 만들고, 그 앞에 달 속의 누대라는 광한루를 세워 풍류와 연회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하였다. 선인들의 풍류가 참으로 멋지다. 이몽룡이 바로 이 광한루 누대 위에서 오작교 너머 멀리에서 그네뛰는 춘향이를 발견하면서 그들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70년대 중반에 친구들과 처음 들려 경내에 있던 월매집에서 월매주를 한 잔하고 광한루에서 세 명이기념사진을 찍었었다. 그리고 춘향사당에 가서 춘향초상을 바라보며 신기로워 했었는데, 그 친구들 중 하나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 지난 세월을 어찌 돌릴 수 있을까마는 젊고 순진했던 그 시절들이 나도 모르게 그리워지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보다. 세월이 흘러 이제, 그 당시 내 나이보다 더 많은 아들과 함께 광한루를 찾은 것 또한 감개무량한 일이었다.

 

 

  완월정, 달을 즐기는 정자. 이름도 아름답거니와 참 예쁘게도 지었다. 옛날엔 없던 정자였다.

 

  옛날보다 길어진 오작교, 7월 7석날에 견우와 직녀를 만나게 하는 다리를 이곳에 내려서, 춘향이와 몽룡이의 사랑을 재창조해 내었다. 

 

  광한루, 본디 광한전은 달 속에 있다는 상상 속의 궁전으로, 선녀 항아(姮娥)가 산다고 하는데, 이곳에 달 속의 궁전대신 연회를 할 수 있는 누대를 세웠다. 옛날엔 광한루 앞 돌거북 부근에 송강 정철의 비석이 있었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아 그 소재가 궁금하다. 

  광한루!  이름 만큼이나 아름다운 누대이다. 엊그제부터 KBS에서 새로 시작한 드라마  "징비록"을 보니, 송강 정철이 서인의 영수로 동인들을 숙청하는데 앞장서는 모사꾼으로 나오던데, 조선조 가사문학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송강은 자신의 입신출세를 위해 문학을 이용한 모리배였다.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관동별곡" 역시 그러하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엔 삼신산이 있다는데, 이른바 방장산(지리산), 영주산(한라산), 봉래산(금강산)이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고 서불을 영주산에 보냈다는데, 서불은 한라산에 왔다가 중국으로 가지않고 왜나라로 건너가 주저 앉고 말았단다. 섬위의 작은 정자가 지리산을 상징하는 방장정이다.

 

  삼신산 중 한라산을 상징하는 영주각이다. 그런데, 봉래산(금강산)을 상징하는 정자는 왜 없는 것일까. 몹시 궁금스럽다.

 

  열녀 춘향의 사당

 

  춘향의 초상, 친일화가 김은호가 그린 영정이다. 김은호는 이외에도 많은 영정을 남겼었다. 촉석루 논개 사당의 영정도 그렸는데, 그곳에선 벌써 퇴출당하고 말았다.  

 

 월매집으로 들어가는 행랑채, 옛날엔 월매집에서 술도 팔았었다... 춘향주, 사또주, 월매주...  이젠 당연히 술은 팔지 않는다. 그 때 춘향주는 맥주,사또주는 소주, 월매주가 막걸리였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옛날과 다른 모습인 것도 같다.  월매집 담 너머엔 커다란 그네가 있다.

 

  월매집 안채.

 

  월매집 행랑채 안, 식사하는 방자.

 

  월매집 안채, 안방의 월매. 둘 중 누가 월매일지...  아랫목에 앉은 사람이 자세를 더 낮추었다. 위치가 잘못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예로부터 윗사람이 아랫목에 앉는 법이다.

 

  안채 부엌 안에서 불을 때고 있는 향단이

 

  별채인 부용당 안의 춘향과 이몽룡

 

Photo by Sony a6000, ILCE-6000L/B. E PZ 16-5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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