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mage

어치의 자식 사랑

 산길을 걷다가 길을 잃고 쩔쩔매는 새끼어치를 만났다. 가까이 다가가서 카메라를 들이밀자 어쩔 줄 몰라 당황하다가 날지도 못하고 산 위로 허둥지둥 뒤뚱대며 올라갔다. 새끼 뒤를 따라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어디선가 갑자기 어미 아비새가 날아와 내 머리 위를 스치듯 위협하며 날아다녔다. 그들의 새끼사랑이 놀랍기도 했으나, 한편으로 머리 위에서 공격하듯 위협하는 모양이 가소롭기도 했다. 카메라를 들이대며 추적했으나 워낙 빠르게 나무 위를 날아다녀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없었다.

 

 공격할 듯, 머리 가까이 요란하게 날아다니는 새들의 움직임이 처음 겪는 일이라 웃기면서도 머리칼이 쭈삣 서기도 했었다. 그래봐야 미물인 새가 어쩌랴 싶어 그들을 찾아 카메라를 휘둘렀으나, 장애물 사이에 숨어서 날아다니는 새들을 카메라 파인더로 찾기 어려웠다.  새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마음 약한 가슴을 새가슴이라 하는데, 자식을 잃을 걱정에 어미새 가슴은 얼마나 콩닥거렸을까 싶어 슬며시 그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 나왔다.

 

 

 

 

 

 

 

'ima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 산책  (0) 2016.05.28
항공사진 촬영대회 전시전  (0) 2016.05.28
블랙 이글 에어 쇼  (0) 2016.05.11
청명산  (0) 2016.05.05
봄꽃  (0) 2016.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