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경기수원항공과학전 참관 중 백미는 블랙이글 곡예비행이었다. 평소에 굉음을 내며 높은 하늘을 가르는 초음속 전투기들을 바라보다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초음속 비행기들의 곡예비행은 보는 동안 내내 그저 황홀케 했다. 나도 모르게 철부지 아이처럼 들떠올라 맨 앞줄에 앉아 바라보았다. 국산 초음속 훈련기라는 T-50 8대로 구성된 블랙이글은 편대비행을 하며 묘기를 보였는데, 그야말로 신의 기술이었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로 보는 곡예비행으로, 비행 레퍼토리는 예전과 동일했으나 목전에 펼쳐지는 묘기는 몇 번을 반복해서 보아도 물리지 않을 성싶었다.
목숨을 걸고 하는 비행이라 그야말로 비장미를 보는 듯했다. 블랙이글 8대가 한 몸처럼 가까이 붙어서 일사불란하게 초음속으로 비행하며 보여주는 수직 상승과 강하, 급회전과 교차 비행... 귀를 찢는듯한 비행음과 화려한 곡예비행,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순간순간이지만, 조종사가 사활을 건 비행술을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보여주는 블랙이글 조종사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