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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예전에 그렇게도 많이 볼 수 있었던 코스모스가 귀하신 몸이 되었는지, 요즘엔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금년 들어 처음 보는 코스모스라 너무 반가워 그 앞으로 다가갔다. 벌써 많은 꽃들은 시들었거나, 열매를 맺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을은 성큼 지나고 있었나 보다. 하기사 추분도 지났고 태양의 고도도 많이 기울어 햇빛이 거실 깊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가을은 이미 깊숙이 들어선 게 틀림없겠다. 모처럼 맑은 날 드넓은 들녘에서 코스모스 덕에 가을을 느껴 보았다. 가녀린 코스모스들이 피어있는 길을 거닐며, 어릴 때 불렀던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을 나직이 소리 내여 불러 보기도 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길게 목을 빼고 하늘거리는 꽃잎에서 아마도 옛사랑쯤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는 조금은 쓸쓸한 노래였다.  주렁주렁 매달린 조롱박과 수세미들이 그들의 마지막 향연인 꽃들을 피워내는 걸 바라보면서 가을 한낮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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