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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여주 황포 돛배

  산속이 아닌 강변에 위치한 사찰로 우리나라에서는 신륵사가 유일하지 않을까. 강천섬에서 신륵사로 이동해서 부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사람들이 많아 한참을 지체했다. 신륵사에 들어 가려다 강변에 있는 황포돛배 나루를 보곤 그리로 가서 황포돛배를 탔다. 선착장에서 매표하는데 한 사람당 6000원이라 운항시간과 주변경관에 비해 싼값은 아니었다. 황포돛배는 외양만 돛배일 뿐 발동선으로 신륵사 쪽 나루에서 운행하는 배는 황포 외돛이고, 맞은편 강변 나루에서 운행하는 것은 황포 쌍돛배로 각각 두 척씩 운행하고 있었다. 신륵사에서 가까운 여주대교 부근까지 내려갔다가 신륵사 부근 상류에서 회항해서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약 25분 정도 소요되었다. 색다른 풍경을 기대했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대 강 사업으로 쌓은 뚝이 부자연스럽고 강가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위락시설들이 눈에 거슬렸다. 키를 잡고 운항하는 사공은 이 모든 혜택이 이명박 대통령 덕이라고 입 마르게 칭송하고 있었다. 누구나 세상을 보는 관점은 자기중심적이니까 굳이 토를 달 생각은 없다.  

 

 

  황포돛배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이 덤덤해서 배안에서 이물과 고물을 오가며 신륵사 주변을 주로 바라보았다. 사실 내 보기에는 신륵사 절집들의 구조나 배치가 다른 절집들보다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신륵사 앞 강변 커다란 암석 위에 우뚝 선 육각정의 풍취였다. 돌의 높낮이에 맞춰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육각 지붕을 올린 정자 위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흐름을 바라보면, 시인 가객이 아니라도 시 한 수가 저절로 나올 듯하다. 은 절 안에서 보는 것보다 뛰어나진 않았다. 내가 황포돛배를 탄 것은 강변과 어울린 정자의 운치를 여강의 푸른 물결 위에서 느껴보자는 것이었는데, 신륵사 안에서 강변 육각정을 바라보는 경치가 훨씬 나았다. 

 

 

  가을의 햇살은 무서운 속도로 기울었다. 오후 4시로 접어들었는데, 벌써 햇살이 서산으로 한참이나 기울었다. 시간 때문에 신륵사를 생략하고 인근 박물관에 들려, 전시물들을 보고 나오니, 가을 나무들의 그림자가 길게 눕고 있었다. 영릉에 가볼 생각으로 바삐 움직여 세종대왕릉에 도착했으나, 유감스럽게도 세종대왕릉 앞엔 시설물들을 보완하는 작업 중이란다. 효종대왕릉으로 우회해서나 돌아볼 수 있다는 안내문이 떠억하니 앞을 가로막았다. 소요시간이 왕복 100여분이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부터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찾아온 여주여행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사선으로 누워 저물어가는 가을 햇살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바쁘게 집으로 첫머리를 돌리고 말았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자마자 역시 엄청난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캄캄한 어둠이 깊어져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여주대교 건너편 언덕 위의 월영루(月迎樓), 이른바 달맞이 누각이다.

 

  우리가 배를 탄 황포돛배 나루 선착장

 

  황포 쌍돛배

 

황포나루에 인접한 신륵사

 

  여주 박물관 카페 창밖으로 바라보는 월영루 풍경, 카페 앞에 사각 연못을 만들어 인공적으로 여강 분위기를 연출하여 보기에 좋았다.

 

  여주 박물관 바깥 풍경

신륵사  http://fallsfog.tistory.com/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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