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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주 양남 주상절리와 감포

  세월이 유수와 같단 말이 더더욱 실감이 났다. 과거 걷거나 말 타고 다니던 시절에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거늘 오늘날 디지털 시대엔 오죽 빠르랴 싶다. 정확히 6년 전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항에서 읍천항까지 이른바 양남 파도소리길 1km를 왕복해서 걸으며 완상한 적이 있었다. 해안을 따라 걸으며 바닷가의 오묘한 주상절리 암석들을 감상하는 묘미가 있었는데, 이번 방문에는 내비게이션이 아예 이곳의 압권인 부채꼴 주상절리로 안내해서 그만큼 걷지도 않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과거 군부대와 철조망이 있었는데, 이젠 말끔히 걷어내고 부채꼴 주상절리가 바로 보이는 언덕 위에 지상 4층의 전망대가 우뚝 서있었다. 

 

  좁은 해안가 도로 탓에 주차가 문제여서 국도인 2차선 좁은 길엔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도로 주변 카페 주차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연휴덕에 몰려드는 인파도 대단해서 차량과 사람들이 꼬리를 잇고 있었다. 전망대 덕으로 멀리 하서리항부터 읍천항까지 1km 정도의 주상절리길을 한눈에 조망하고는 훌훌 털고 떠나 왔다. 예전에 걸었던 그 노고와 그에 상응하는 아름다움을 쉽게 망각하곤, 눈앞의 아름다움만 취하고는 훌쩍 떠나는 것이 자연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문득 뒤통수가 간지러웠다.

 

  전망대 아래부터 하서리까지 주상절리 해안길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부채꼴 주상절리

 

  해안에서 바라보는 부채꼴 주상절리

 

  주상절리 전망대

 

  읍천항 해안

 

양남 파도소리길 http://fallsfog.tistory.com/66

 

감포  문무왕 해중릉과 감은사지

 

  문무왕 수증릉이 보이는 해안에 섰다. 대왕께서 남기신 뜻이 참으로 거룩하시다.  후손을 위해 동해 용왕이 되어 왜구들을 물리치시겠다는 그 뜻을 받들어 용이 되신 대왕이 바다를 지키시다 휴식하실 수 있도록 모신 곳이 감은사였다.  동해 파도를 한 몸으로 받으며 잠겨있는 문무왕 해중릉, 많은 사람들이 문무대왕을 기리며 해중릉을 바라보고 있었고, 자리를 펴고 제물을 앞에 모시고 독경하시는 스님도 볼 수 있었다. 한국인이라면 옛날부터 지속된 바다 건너 왜구들의 만행을 잊을 수 없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중기 임진왜란과 구한말 경술국치, 오늘날까지 득세하여 민심을 왜곡하는 친일파들을 보면 바닷속에 영면하신 대왕의 혼은 원통해서 피눈물을 흘릴 일이겠다. 일본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만행과 패악질, 사죄하나 변변하게 하지 않는 오늘의 현실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날씨가 맑았으면 월출까지도 이곳에서 감상하리라 작정했었는데, 흐린 날씨에 실망감도 커서 쓸쓸하게 경주로 돌아오고 말았다.  감은사지에 들려 경주로 돌아오는 길은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 덕에 40여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고속도로의 기인 터널을 통과하자, 경주의 하늘은 동해와 달리 맑고 깨끗했다.

 

  감포항

 

  감은사지 3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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